어쩌면 ‘위대한 발견’···KIA 이의리는 그날 어떻게 던졌을까

최고구속은 156㎞였다.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도 직전 등판보다 2㎞ 이상 증가한 150.2㎞. 5이닝 동안 5안타를 허용했지만 볼넷 2개만을 내주고 삼진 8개를 낚아내며 무실점. 그야말로 마음껏 던졌다.
‘그날 같다면’이란 생각을 여럿이 했을 날이었다. KIA 이의리는 지난 17일 잠실 두산전 선발 등판하기에 앞서 이동걸 투수코치와 상의 끝에 ‘다른 시도’를 했다. 불펜 피칭으로 어깨를 덥힐 때부터 피치컴을 이용해 본인이 구종 사인을 내고 그 공을 던지는 데만 집중했다.
실전 마운드에 올라서도 일정 부분 피치컴을 통해 이의리가 먼저 구종을 선택하고 지체없이 피칭으로 이어갔다. 이동걸 코치에 따르면 이의리가 두산전 선발 마운드에서 투구 매커닉을 비롯한 물리적 움직임에 변화를 준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공은 더 빨라졌고, 구종마다의 탄착점 편차는 줄었다.
어쩌면 이의리의 초강력 ‘포심(Four-Seam)’을 끌어낸 건 ‘무심(無心)’이었다.
이의리가 그날 잡은 전략 하나는, 바로 직전 던진 공의 결과에 대한 잔상을 빨리 지워내는 것이었다. 생각의 쉼표를 줄이는 것이었다.
지난 1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동걸 코치는 “1구1구 던지는 공에만 집중하기 위한 변화라면 변화였다. 그날은 불펜에서 공을 던질 때부터 모습이 달랐다”며 “생각을 단순화할 때 오히려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한 것이 소득”이라고 전했다.
투수가 마운드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습성을 바꾸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타자 특성에 따라 볼카운트에 따라 투수별로 드러나는 경향이 있다. 기술적 특성뿐 아니라 심리적 성향이 반영되기도 한다.

이의리는 올시즌 KIA 선발진 가운데 3-2 풀카운트로 몰린 경우가 17차례가 가장 많았다. 풀카운트가 되면 투수는 대체로 불리해진다. 이의리는 올해 풀카운트에서 피안타율 0.375, 피OPS 1.081로 높았다. 투수 우위 볼카운트로 유인구든 결정구든 투수가 주도권을 쥘 수 있는 2-2 승부는 6차례로 KIA 선발투수 가운데 가장 적었다.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공 1~2구를 낭비하며 오히려 코너에 몰리는 경우가 잦았다.
KIA 내부에서는 이의리의 패스트볼 구속이 급증한 것 또한 마음의 힘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했다. 잡념을 버리고 공 1개에만 집중했을 때 몸의 운동 능력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일정 부분 확인한 경기였다.
이의리는 누가 봐도 매력적인 공을 던지는 좌완이다. ‘제구만 된다면’이라는 전제로 최상위 잠재력을 품고 있는 투수로 평가됐다. 지난 17일 두산전 등판 준비 과정 및 결과는, 이의리가 향후 뻗어 나가는 ‘지침서’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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