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갤러리’서 만난 10대들에 수면제 주고 성관계 맺은 20대들

인천경찰, 20대 남성 3명 구속송치
피해자 4명 중 2명은 중학생…성폭행 혐의 받는 가해자도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경찰 로고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내 '우울증 갤러리'에서 알게 된 10대 여학생들과 불법적인 성관계를 맺은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3명이 검찰로 구속 송치됐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남동경찰서는 각각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 혐의를 받는 A씨 등 20대 남성 3명을 최근 검찰로 구속 송치했다.

A씨 등은 작년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인천과 서울의 오피스텔·다세대주택 등지에서 B양 등 10대 학생 4명과 성관계 혹은 유사 성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A씨 등은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내 우울증 갤러리를 통해 B양 등 피해자 4명에게 접근한 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피해자 4명 중 2명은 성행위를 맺을 경우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를 적용받는 중학생이었다. 현행 형법에 따르면, 16세 미만 미성년자와의 성행위는 당사자 간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처벌받는다.

또한 경찰은 가해자 3명 중 2명이 일부 피해자에게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을 제공하고 성폭행한 것으로 보고 강간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향정 혐의를 추가 적용했다.

경찰은 당초 가해자 중 주범으로 지목된 1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서 기각당했다. 이에 경찰은 보강수사를 벌인 후 구속영장을 재신청해 가해자 전원을 구속시켰다.

한편 우울증 갤러리는 최근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범죄 우려로 폐쇄 요구가 잇따랐던 곳이다. 해당 커뮤니티의 주제가 '우울증'인 만큼, 정신적으로 취약한 상태인 10대 이용자들이 성범죄의 표적이 되기 십상이란 지적이다. 실제로 앞서 경찰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측에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유혹에 쉽게 빠지기 쉬운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 등 성범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우울증 갤러리의 폐쇄를 요청했다.

이에 방심위는 우울증 갤러리 폐쇄 요청에 대한 통신심의소위원회를 열고 '정보통신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경고'를 지난 14일 의결했다. 다만 이는 방송법상 법정 제재인 '경고'와 달리 강제력은 없는 조치다. 또한 방심위는 "향후 미성년자 접근 제한과 우울증 환자들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별도의 코너 마련 등 개선 조치를 정기적으로 보고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