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산물 중에서도 유독 '버릴 게 없다'고 불리는 식재료들이 있다. 갑오징어가 그 대표 주자다. 겉보기엔 오징어나 낙지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 속성과 구성은 전혀 다르다. 갑오징어는 내장, 껍질, 뼈까지 모두 건강에 유익한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기력 회복’과 ‘만성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최근 갑오징어의 특정 성분이 암세포 성장 억제에 관여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단백질, 아미노산, 무기질이 풍부할 뿐 아니라, 식품으로 드물게 ‘기능성 껍질과 뼈’를 함께 갖고 있다는 점에서 식의학적 가치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오늘은 갑오징어가 단순한 반찬을 넘어 ‘기능성 식품’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짚어보자.

첫 번째 – 갑오징어 먹물, 암세포 성장 억제에 작용하는 생리활성 성분
갑오징어의 먹물은 단순한 색소가 아니다. 오히려 그 안에는 놀라운 생리활성 성분들이 들어 있다. 특히 멜라닌 유도체, 타이로시나아제 억제물질, 폴리페놀 등은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특정 암세포의 성장 신호를 차단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과 중국 일부 연구에서는 갑오징어 먹물이 위암, 간암, 폐암 세포주에 대해 증식 억제 효과를 보였다는 실험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물론 이 효과가 직접적인 치료로 연결되진 않지만, 꾸준히 섭취할 경우 체내 염증 수치를 조절하고, 면역 반응의 과활성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먹물 특유의 감칠맛은 일반 오징어나 낙지와는 또 다른 풍미를 제공하며, 조리 시에도 영양 성분이 비교적 잘 보존된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 – 내장과 살코기, 기력 회복과 간 기능 개선에 효과적
갑오징어의 살코기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소화 흡수가 잘 되는 필수 아미노산이 균형 있게 들어 있다. 특히 메티오닌, 트레오닌 같은 간 기능 보호에 관여하는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피로가 잦은 사람이나 간 기능 저하가 있는 이들에게 추천되는 식재료다.
또한 내장 부분은 미네랄과 지용성 비타민이 풍부하게 농축되어 있어, 예로부터 ‘기력 회복식’으로 쓰여왔다. 특히 갑오징어 내장에 포함된 오르니틴, 타우린 성분은 간세포의 해독 작용을 도와 숙취 해소, 피로 회복, 간염 예방 등에 간접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내장을 고추장에 졸이거나, 된장찌개에 소량 넣어 조리하면 특유의 향과 맛은 줄이면서 영양은 그대로 보존할 수 있다.

세 번째 – 껍질 속 콜라겐과 키틴 성분, 피부와 관절 건강에 유익
갑오징어의 껍질은 대부분 벗겨내고 조리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이 부분에 콜라겐과 키틴이 다량 포함되어 있다. 키틴은 갑각류에서 주로 발견되는 섬유질 단백질로, 장내 유익균 증식을 도우며 항염 작용도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껍질을 볶거나 구울 경우 이 성분이 더욱 농축되며, 일부 조리법에서는 껍질을 육수 내기용으로 따로 활용하기도 한다.
콜라겐 역시 조리 시 분해되어 젤라틴으로 전환되며, 이는 피부 보습, 관절 윤활, 위점막 보호 등의 작용을 한다. 실질적으로 갑오징어 껍질을 꾸준히 섭취한 중년 여성들이 피부 탄력 회복, 관절 통증 완화에 도움을 받았다는 임상 보고도 있다. 단순히 외형상 거칠다고 버릴 것이 아니라,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기능성 식품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네 번째 – 갑오징어 뼈, 위산 완충 작용과 칼슘 보충에 탁월
흔히 '갑오징어 뼈'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석회질이 농축된 내부 부유 골격이다. 표면은 단단하지만, 미세한 다공성 구조로 되어 있어 소화기 내에서 흡수가 가능하다. 이 뼈를 갈아서 만든 것이 바로 ‘오징어 먹이용 뼈’ 또는 일부 지역에서는 ‘쌈장용 갑오징어 분말’로도 사용된다.
이 갑오징어 뼈에는 칼슘, 마그네슘, 인 등의 미네랄이 균형 있게 포함되어 있으며, 위산을 중화시키는 작용도 한다. 위염이나 속쓰림이 잦은 사람, 골다공증이 우려되는 중년층, 성장기 청소년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인산염 기반 칼슘제와 달리, 천연 칼슘 공급원으로 부작용이 적은 편이다. 단, 시판 분말 제품을 선택할 때는 방사능 검사와 중금속 안전성이 확보된지 확인해야 하며, 하루 섭취량도 소량(1~2g)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

갑오징어는 단순한 어패류가 아니라, 식약동원에 가까운 음식이다
갑오징어는 단순히 식재료 하나가 아니라, 내장부터 뼈까지 다채로운 생리활성 성분을 가진 ‘통합 기능 식품’에 가깝다. 특히 그 안에 포함된 성분들이 암세포 성장 억제, 간 기능 보호, 장 건강, 피부 재생 등 전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범위가 넓다.
중요한 건 조리 방식이다. 강한 열로 장시간 익히면 일부 유효 성분은 손실되므로, 찜, 초회, 국물 요리 등으로 부드럽게 조리하는 방식이 추천된다. 내장과 껍질, 뼈까지 버리지 않고 활용한다면, 갑오징어 한 마리가 곧 보약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