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vs 소비기한' 조선호텔 과징금 소송, 내달 2심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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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전경 /사진=박선우 기자

유통기한이 지난 식재료를 보관했다는 이유로 매겨진 과징금을 두고 조선호텔과 강남구청 사이에서 불거진 행정소송의 항소심이 다음 달부터 시작된다. 1심 재판부는 이제 유통기한이 아닌 소비기한이 기준이 돼야 한다며 조선호텔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강남구청이 항소하면서 사건은 2심으로 넘어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3행정부는 조선호텔앤리조트가 강남구청을 상대로 제기한 과징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 2심의 첫 변론기일을 3월5일로 지정했다.

사건의 발단은 2023년 5월 조선팰리스 뷔페 레스토랑 콘스탄스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향신료 '백후추홀'과 '오레가노분'이 발견된 것이었다. 이듬해 7월 강남구청은 조선호텔에 영업정지 15일에 해당하는 과징금 5500만원을 부과했다.

조선호텔 측은 '향신료를 메뉴 개발 과정에서 사용했을 뿐 판매나 조리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며 강남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8월 조선호텔 승소로 판결했다. 과징금 처분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법령 위반 행위에 대해 행정상 제재 처분을 하려면 위반 행위 당시 시행되던 법령에 따라야 한다"고 짚으며, 2023년 5월22일 향신료 보관 행위가 쟁점이 된 이 사건에는 같은 해 1월부터 시행된 개정 식품위생법이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시 유통기한 제도에서 소비기한 제도로 바뀌면서, 개정법 제44조 제1항 제3호는 식품접객업자가 소비기한이 경과된 제품을 제조·가공·조리·판매의 목적으로 보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반면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위와 같은 목적으로 보관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지 않다.

재판부는 "유통기한은 제품 제조일로부터 소비자에게 판매가 허용되는 기한을 의미하는 반면, 소비기한은 식품 등에 표시된 보관 방법을 준수할 경우 섭취해도 안전에 이상이 없는 기한으로 그 의미가 서로 다르다"며 "(개정법상) '소비기한이 경과된 제품'에 '유통기한이 경과된 제품'이 포함된다고 해석하는 것은 행정처분의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에 해당해 허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개정법의 소비기한에 유통기한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할 경우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을 보관하는 행위를 제재할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섭취 시 안전에 이상이 있는지와 직접적 관련이 있는 기한은 소비기한이므로 소비기한 경과 제품 보관 행위만을 제재해도 식품으로 인한 위해 발생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개정법이 명확히 '소비기한'이라고 규정하고 있는 이상 (강남구청 측) 주장과 같이 해석하는 것은 문언의 범위를 벗어나 허용될 수 없다고 봐야 한다"며 과징금 부과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강남구청은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박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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