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혜성처럼 나타난 아역 배우의 근황

사진제공=SBS

배우 박보영은 아역 출신이다. 그는 2007년 SBS 드라마 '왕과 나'에서 구혜선의 아역을 맡으며 본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성인이 된 후 영화 '과속스캔들'을 통해 대세 배우가 됐고, 영화 '늑대소년' '피끓는 청춘'과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힘쎈여자 도봉순' 등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톱스타 반열에 올랐다.

높은 스타성에 연기력까지 갖춘 배우 박보영이 최근 부산국제영화제에 참석해 관객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다.

[BIFF] 부산에서 박보영이 밝힌 '지난 시간'과 '앞으로 만날 시간'

"삶에서 겪은 모든 경험이 저장돼 밑거름이 됐어요."

배우 박보영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액터스 하우스'의 주인공으로 관객과 만나 2008년 '과속스캔들'을 통해 충무로의 기대주로 떠오른 직후 의도치 않게 보내야 했던 공백기를 떠올렸다. 이날 박보영은 배우로 지난 시간과 앞으로 맞고자 하는 순간들을 관객과 나눴다.

2006년 드라마 '비밀의 교정'으로 데뷔한 박보영은 영화 '늑대소년' '피끓는 청춘' '너의 결혼식' '콘크리트 유토피아'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힘쎈여자 도봉순' 등 당찬 면모와 사랑스러운 매력을 넘나들며 대중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서 간호사 정다은 역을 섬세하게 그려 배우로 저력을 보였다. 첫 휴먼 장르의 드라마에 도전한 그는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안겼고, 올해 열린 제3회 청룡시리즈 어워즈 여우주연상도 받았다. 연기력을 인정받는 단단한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박보영. 사진제공=넷플릭스

그런 박보영도 힘겨운 시간을 견뎠다. 소속사와 겪는 분쟁으로 2년 이상 연기 활동을 하지 못한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박보영은 "그 시간을 겪고 나니 모든 면에 감사했다"며 "한 작품 한 작품이 소중하다. 언젠가 내 의지가 아니라 타인의 의지로라도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한 작품을 해도 후회를 남기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변화를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어떤 고난을 마주해도 '그때만큼은 힘들지 않구나' 생각한다. 정말 단단해지는 시간이었다"고 담담하게 고백했다.

"빨리 그런 시간(활동 공백)을 겪은 게 다행인 것 같아요. 순탄하게 활동하다가 더 나이 들어서, 인생 챕터의 후반에 그런 고난을 맞닥뜨리면 더 힘들지 않았을까요. 그때 정말 많은 응원을 받았어요. 다양한 채널을 통해 보내준 여러분의 마음에 지금도 감사함을 느낍니다."

박보영은 "다음이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오랫동안 다양한 모습을 보여줘서 다음은 어떤 작품을 하는지 궁금해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어렵지만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단단한 말들에 객석에서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보다 '현실적인 목표'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 주연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촬영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촬영장에 매일, 수도 없이 이병헌 선배님 앞으로 커피차가 왔다"며 "커피가 끊이지 않아 정말 놀랐다. 저도 제작사가 사랑하는 배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