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시티 일대 ‘빌딩풍’ 최대 4배 "방풍펜스 설치, 효과 있지만…"

신심범 기자 2023. 2. 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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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초고층 건물 사이로 불어닥치며 각종 피해를 양산한 이른바 '빌딩풍'의 실증 분석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높이 412m의 마천루 엘시티가 들어선 지역 일대는 태풍이 불 때 내륙과 대비해 최대 4배 이상 강한 바람이 부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대 권순철(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해운대 엘시티 구역과 마린시티 구역을 대상으로 빌딩풍의 강도와 그 움직임을 파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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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일대 10곳 풍속 첫 측정…달맞이길 시작점 최대 41.97㎧

- 상인·주민 동의 없인 대안 안돼

부산 해운대구 초고층 건물 사이로 불어닥치며 각종 피해를 양산한 이른바 ‘빌딩풍’의 실증 분석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높이 412m의 마천루 엘시티가 들어선 지역 일대는 태풍이 불 때 내륙과 대비해 최대 4배 이상 강한 바람이 부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는 해운대 일대 빌딩풍을 연구한 ‘빌딩풍 위험도 분석 및 예방대응기술 개발’ 사업이 곧 마무리된다고 9일 밝혔다. 부산대 권순철(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해운대 엘시티 구역과 마린시티 구역을 대상으로 빌딩풍의 강도와 그 움직임을 파악한 것이다. 연구는 2020년 행정안전부가 ‘지역맞춤형 재난안전 문제해결 기술개발지원사업’에 선정돼 시작됐으며 지난해 12월 끝났다. 실측 데이터를 통해 빌딩풍의 발생 환경을 확인하고 그 위험도를 분석한 건 처음이다.

연구팀은 엘시티와 마린시티에 각 5곳씩 자동기상관측장비를 설치해 지난해 1~11월 풍속을 쟀다. 그 결과 엘시티 구역에선 달맞이길 시작점, 마린시티 구역에선 우신골든메르시아 앞 마린시티3로 교차로에서 가장 강한 바람이 불었다. 달맞이길 시작점은 1분 평균 최대 풍속이 초속 41.97m, 마린시티3로 교차로는 초속 25.49m로 계측됐다.

달맞이길 시작점은 엘시티의 측면부이자 해안가를 기준으로 후면부에 있다. 연구팀은 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이 엘시티와 부딪히며 생긴 박리류(건물을 비껴나간 바람)와 하강풍이 합치며 빠른 바람이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했다. 엘시티 건물 뒤쪽에는 거대한 와류풍이 형성돼 풍속이 1.5배 이상 빨라졌다. 마린시티 3로 교차로는 고층빌딩들 사이로 유입된 해풍이 빌딩 사이를 지나며 골짜기풍을 형성해 풍속이 높게 관측됐다.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와 난마돌이 상륙했을 때도 두 지역의 바람은 내륙보다 훨씬 강했다. 힌남노 때 엘시티 현대 아쿠아펠리스 앞에서는 순간 최대풍속 초속 80.44m, 난마돌 당시 마린시티 풍원장 앞에서는 초속 49.76m를 찍었다. 내륙과 비교했을 때 전자는 2.67~4.15배, 후자는 1.49~2.09배 강한 바람이 불었다. 태풍 중심부의 최대풍속이 초속 50m를 넘어서면 콘크리트 건축물이 붕괴될 수도 있다.

연구팀은 ▷방풍 펜스 설치 ▷빌딩풍 환경영향평가를 반영한 건축심의 절차 구축 등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방풍 펜스 0개, 1개, 4개 설치 결과를 비교하는 약식 시뮬레이션 결과 방풍 펜스를 통한 빌딩풍 상쇄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방풍펜스가 실질적 대안이 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술적으론 가능하지만, 재해 지역으로 선정될 때의 이미지 타격을 우려하는 상인 등을 설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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