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생산적금융]⑤ KB증권, 기업금융으로 향하는 자본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 사옥. /사진 제공=KB증권

KB증권이 기업금융을 중심으로 한 자본 운용을 확대하면서 증권사의 생산적 금융 역할을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은행 계열 금융그룹의 투자은행(IB)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 자금 조달과 투자금융을 확대하고 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위험 투자 부담도 동시에 안고 있어 향후 자본 배분 전략이 생산적 금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IB 사업을 핵심 축으로 기업금융 경쟁력을 강화해 온 증권사로 평가된다. 회사채 발행 주관과 기업공개(IPO),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 전반에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하며 국내 증권사 가운데 상위권 IB 역량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회사채 발행 주관 시장에서 상위권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주식 발행 주관 부문에서도 꾸준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업금융 경쟁력은 발행어음 사업과도 연결된다. KB증권은 초대형 IB로 지정된 이후 발행어음 사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IB 사업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발행어음 잔고는 약 10조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를 통해 기업여신과 투자금융 등 기업금융 투자 규모를 확대해 온 것으로 분석된다.

발행어음 조달 자금은 기업여신과 인수금융 등 기업금융 영역으로 상당 부분 활용되고 있다. KB증권의 기업여신 규모는 약 3조7000억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기업여신은 기업 인수합병 금융이나 투자금융 등 기업 활동과 직접 연결되는 자금 공급이라는 점에서 증권사의 생산적 금융 역할과도 맞닿아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KB증권의 사업 구조가 은행 계열 금융그룹의 강점을 활용한 기업금융 모델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의 고객 기반과 기업금융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대형 기업금융 딜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은행과 증권을 결합한 금융 구조를 통해 기업 대출과 채권 발행, 인수금융 등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는 증권사가 수행할 수 있는 생산적 금융 역할과도 연결된다. 생산적 금융은 기업금융과 모험자본 투자 등 실물경제 성장과 직접 연결되는 자본 공급을 의미한다. 기업 자금 조달과 투자 활동을 지원하는 IB 사업은 대표적인 생산적 금융 영역으로 평가된다.

다만 KB증권의 자본 운용이 기업금융 중심으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의 부동산PF 관련 신용공여 규모는 약 2조8000억원 수준으로 자기자본 대비 약 40% 수준의 익스포저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PF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익스포저는 자산 건전성 측면에서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증권사들은 부동산PF와 대체투자 확대 과정에서 자산 건전성 부담이 커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과 정책 당국은 증권사 자본이 기업금융과 혁신기업 투자 등 생산적 금융 영역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KB증권 역시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기업금융과 IB 사업을 중심으로 자본 운용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 기업금융 기반을 활용해 인수금융과 투자금융을 확대하고 기업 자금 조달 시장에서 역할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이 실제로 기업 성장 자금 공급으로 이어질 경우 증권사의 생산적 금융 기능도 강화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결국 KB증권의 생산적 금융 역할은 향후 자본이 어떤 분야로 배분되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금융 투자 확대가 지속될 경우 증권사의 자본이 실물경제 성장과 연결되는 구조를 강화할 수 있지만 부동산PF 등 위험 투자 비중이 높아질 경우 자산 건전성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KB증권은 IB 경쟁력을 기반으로 기업금융에서 강점을 가진 증권사"라며 "은행 계열 금융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기업금융 확대가 이어질 경우 증권사의 생산적 금융 역할도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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