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도 '사과·배·감귤 값 천정부지'...걱정되네

전국 사과농장에서 열과 현상 발생
제주도 농장 평균 20~30%가 열과 피해
일소 피해로 인한 배 피해 커

수확을 앞둔 사과 감귤의 껍질이 터지는 '열과 피해'와 배의 '일소'(화상) 피해 때문에 과수 농가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을 겨울철 소비가 많은 사과와 배, 감귤·만감류에 열과, 일소 피해가 커져 농민 피해는 물론이고, 올 겨울에도 과일값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확산하고 있다.

발효되는 쇠똥. / 네이버 블로그 '이웃노'

지난해 겨울부터 올봄까지 이어진 '금사과·금배' 현상이 올해는 귤과 만감류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감귤 농장이 많은 제주에서 열과로 인한 피해가 대거 발생한 데 이어 이번에는 전국 사과농장에서 열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열과는 고온과 가뭄이 지속되다가 갑작스러운 비로 인해 과실이 급격히 수분을 흡수하면서 과일 껍질이 터지는 현상을 말한다. 올여름 폭염 일수가 평년 대비 3배 가량 길고, 추석 이후 강우가 잦아 사과와 감귤의 껍질이 터지는 열과 현상이 전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경상도과 충청도 지역의 사과 농가들에서 피해가 속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가 심각한 일부지역에서는 매년 열리던 사과 축제마저 취소했다. 충남 예산군과 예산능금농협은 이달 1∼2일 윤봉길체육관 일원에서 개최하려던 '제21회 예산황토사과축제'를 취소했다.

제주도의 경우 감귤과 한라봉·천예향 등 만감류의 열과피해가 극심하다. 제주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열과 피해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토양이 빨리 건조되는 제주도 서부지역의 경우 열과율이 3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배의 경우 일소피해가 전국 주요 배산지에서 발생했다. 배 주산지인 경남 진주와 충남 천안에서도 배 일소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진주의 경우 배 재배농가들이 재배면적의 평균 20∼30%에 해당하는 일소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천안 배농가 경우 절반 이상이 일소(햇볕데임)·열과로 인한 낙과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상 기후가 반복되면서 매년 과일 수확이 나빠져 농가들의 피해가 커지고 소비자들은 지나치게 비싼 값에 과일을 사먹게 된다"며 "이상기후에 강한 과일을 개발하고, 과수농가의 피해를 보전해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