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사장이 공개매수를 통해 독자적인 경영 기반을 강화하고 있지만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이 관장하는 사업과의 자본 관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 29.0%다. 한화솔루션은 9월 호텔 지분 일부를 유동화해 약 3000억원을 확보했지만 잔여 지분과 주가수익스왑(PRS)에 따른 재무적 이해관계는 유지하고 있다. 경영 책임은 김동선 체제로 집중되는 반면 김동관 측 주력 계열사에도 잠재적인 재무 부담이 남아 있는 셈이다.
이달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된 정정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김동선 사장은 한화M&S 공개매수 예정 물량을 기존 1606만주에서 2620만3000주로 확대했다. 형인 김동관 수석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부회장이 각각 보유 지분 8%, 4%를 공개매수에 응모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다. 예정 물량을 전량 확보할 경우 김동선 사장의 지분율은 5.81%에서 36.81%로 높아져 기존 최대주주인 한화에너지(23.94%)를 제치게 된다.
이번 공개매수는 8월 인적분할로 출범한 한화M&S의 지배력을 김동선 사장에게 집중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다만 지주회사의 주주 구성이 바뀌더라도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관장하는 계열사와의 출자관계까지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다. 한화M&S는 호텔 지분 49.8%를 보유한 최대주주지만 한화솔루션도 29.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동선 사장이 한화M&S의 개인 최대주주로 올라서더라도 김동관 수석부회장이 전략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호텔의 주요 주주로 남게 된다.
호텔 지분 3000억 유동화…재무위험은 분담
한화솔루션은 이미 호텔 지분을 활용한 자본 재배분에 나선 상태다. 9월8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보통주 254만5624주를 약 2998억원에 처분하기로 결정하면서 보유 지분율을 49.57%에서 29.0%로 낮췄다. 김동관 측 에너지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은 자산을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직접 출자 비중을 줄인 것이다.
당시 한화솔루션은 대규모 유상증자와 별도의 자구안을 병행하고 있었다. 당초 약 2조4000억원으로 계획했던 유상증자 규모가 약 1조1700억원으로 축소되면서 추가적인 재원 확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미국 태양광 사업의 시설투자 계획을 유지하는 대신 호텔 지분 등 보유자산을 유동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재무적 배경도 있었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상반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363억원으로 지난해 말 7327억원보다 1963억원 감소했다. 단기·장기차입금 합계는 같은 기간 6조2651억원에서 6조3598억원으로 증가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전년 동기 5560억원에서 1544억원으로 줄었다. 태양광과 석유화학 사업의 투자 및 차입금 관리가 동시에 필요한 상황에서 비주력 투자지분을 재무구조 개선에 활용한 셈이다.
한화솔루션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한화임팩트 지분 매각도 추진했지만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한화솔루션은 유상증자 규모 축소에 따른 추가 자금 확보 방안으로 보유 중인 한화임팩트 지분 47.93%의 일부 매각을 검토하고 한화에너지에 인수를 제안했다. 그러나 한화에너지는 6월 이사회에서 해당 지분을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한화솔루션은 한화임팩트 대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 20.57%를 약 2998억원에 유동화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한화솔루션의 호텔 지분 처분은 일반적인 매각과 달리 PRS를 수반한다. 한화솔루션은 호텔 주식을 금융기관 측 거래 상대방에 이전하고 현금을 확보했지만 계약상 정산 시점에 기초주식 가치 변동에 따른 차액을 부담하거나 돌려받을 수 있다. 주식의 법적 소유권을 이전하더라도 관련 가치 변동에 따른 경제적 위험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는 구조다.
한화솔루션은 9월 공시에서도 PRS 계약에 따라 기초자산과의 차액이 발생할 경우 최종 처분금액이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약 3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효과와 별개로 향후 정산 과정에서 추가적인 손익이나 현금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잔여 투자지분 역시 한화솔루션의 재무제표에 영향을 미치는 자산이다. 9월 지분 처분 이전인 올해 6월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투자주식의 장부금액은 5461억원으로 지난해 말 5869억원보다 약 407억원 감소했다. 지분율에는 변동이 없어도 지분법 평가에 따라 장부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잔여 지분 29% 향방 주목…지주회사 요건 해소와 맞물려
향후 주목할 부분은 한화솔루션이 보유한 호텔 지분 29.0%의 활용 방안이다. 김동선 사장의 한화M&S 지분 확대가 이뤄진 이후에는 해당 지분을 유지할지 일부를 한화M&S에 추가로 넘길지가 양측 사업군의 소유관계를 구분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문제는 지주회사 규제와도 연결된다. 한화M&S는 10월8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지주회사 기준요건을 충족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다만 공정거래법상 비상장 자회사 지분을 원칙적으로 50% 이상 보유해야 하는 행위제한 요건은 아직 충족하지 못한 상태다. 한화M&S가 보유한 호텔 지분은 49.8%로 기준에 약 0.2%p 부족하다.
한화M&S는 지주회사 전환일인 올해 8월3일부터 원칙적으로 2년 이내에 관련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해야 한다. 구체적인 거래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화솔루션의 잔여 호텔 지분이 향후 구조 개편에 활용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한화M&S가 김동선 사장 중심으로 계열분리를 추진할 경우 한화솔루션의 호텔 지분도 추가 정리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친족독립경영 인정 요건을 충족하려면 기존 그룹 측이 보유한 독립경영 친족 측 비상장회사 지분을 1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다만 한화솔루션은 9월 지분 처분 당시 남은 지분을 추가 매각하지 않고 유지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형제 간 완전한 계열분리보다 그룹 내 사업별 책임경영 체제를 유지하는 데 무게가 실려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화M&S는 한화솔루션의 호텔 지분을 추가로 0.2%를 확보해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 추가 취득 방안 실행 여부, 시기 및 방법은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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