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 96일만에 최장 지각 개원식

5월30일 임기 시작 후
여야 장기대치 속 지연
尹대통령, 개원식 불참
우원식 국회의장, 尹 직격
“국회 목소리 귀 기울여야”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개원식 겸 제418회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선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집권 3년 차 22대 국회가 96일 만인 2일 개원식을 열었다.

 지난 5월30일 임기 시작 후 여야의 장기 대치 속에 정기국회 개회식을 겸한 이날 개원식은 윤석열 대통령이 불참한 가운데 열렸다. 특히 현직 대통령이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6공화국 들어 처음이다. 또 1987년 개헌으로 1988년 2월 제6공화국 체제가 들어선 이후 ‘최장 지각’ 기록을 세웠다.

 국민의힘 박성민(울산 중구)·김상욱(울산 남구갑)·김기현(울산 남구을)·서범수(울산 울주군)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태선(울산 동구)·진보당 윤종호(울산 북구) 의원 등 여야 의원들은 이날부터 정기국회 활동에 돌입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여야 의원들의 선서를 마친 뒤 개원사를 통해 “뒤늦은 개원식을 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 국회법상 의무인 국회의원 선서도 이제야 했다. 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헌법이 정부와 법원에 앞서 국회를 먼저 명시한 것은 국회의 특별한 권한과 책임 때문일 것”이라며 입법·사법·행정의 삼권은 어느 하나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면 분립이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를 존중하지 않고 국정운영 성과를 낼 수 없다. 국회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개원식에 불참하고 야당 강행 처리 법안들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우 의장은 의대 증원 갈등에 따른 의료 현장 혼란을 두고 “정부와 여야 정당, 의료 관계인, 환자·피해자가 한자리에 모여 작심하고 해법을 찾아보자”고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을 거듭 제안했다.

 우 의장은 또 “개헌의 폭과 적용 시기는 열어놓되 개헌 국민투표는 늦어도 내후년 지방선거까지는 하자. 대통령에게도 다시 한번 ‘개헌 대화’를 제안한다”고 했다.

 그는 “정치개혁, 특히 선거제도 개혁도 지금 해야 한다”면서 “다원적 정당 체제로 양극 정치에서 벗어나는 길을 찾자”고 호소했다. 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특히 우 의장은 연금 개혁과 관련, “21대 국회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 여야는 보험료율 인상 폭에 사실상 합의했다. 어렵게 만든 결과를 원점으로 돌리지 말고 기왕에 합의된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논의를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22대 국회를 ‘기후 국회’로 만들자”면서 조속히 국회 기후특위를 설치하고, 관련 법안 심사권과 예·결산 심의권을 특위에 부여해 실질적 변화를 이끌 위원회로 만들자고 밝혔다.

 한편, 우 의장은 개원식에 앞서 5부 요인 및 여야 대표와 환담하며 전날 여야 대표 회담에 대해 “11년 만에 여야 교섭단체 대표가 만나는 소중한 자리였다. 국민들에게 매우 안심을 주는 회동이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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