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2대 진단비 보험료 3배 낮췄다…왜?

신한라이프가 2대 진단비 보험료를 낮췄다.(사진=신한라이프)

신한라이프가 2대 진단비 보험료를 낮췄다. 생보업권이 보장성보험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상품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최근 생명보험사들이 뇌·심장 등 보장을 탑재한 건강보험을 속속 출시하고 있어 제3보험 시장의 선점 의지도 엿보인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는 이달 상품 개정을 통해 종합보험인 '신한통합건강보장보험 원(ONE)' 상품에 탑재된 2대 진단비 특약 보험료를 인하했다. 2대 진단비란 허혈심장질환진단특약, 뇌혈관질환진단특약으로 최근 생명보험사들이 건강보험 상품에 탑재하는 인기 담보다.

신한라이프는 이번 상품 개정을 통해 변경 전 기준 1만~2만원에 육박하던 보험료를 크게 내렸다. 일반심사형으로 40세 성인이 20년 동안 보험료를 납입하는 조건이다. 보험가입금액을 1000만원으로 설정할 경우 남성 가입자의 허혈심장질환진단특약 보험료는 8130원으로, 종전보다 2배 가까이 적다.

뇌혈관질환진단특약 보험료는 할인폭이 더 크다. 상품 개정이 적용되기 전 2만3000원 가량 보험료를 내야 했으나, 변경 후에는 8400원을 내게됐다. 3배 가까이 보험료를 내린 것이다. 보험사가 보험료를 내리기 위해서는 상품에 적용되는 각종 위험률을 조정해야 하므로 상품에 적용되는 가정을 변경했거나, 새로운 경험생명표를 적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라이프가 심장 및 뇌혈관 관련 질환을 담보하는 특약 보험료를 낮춘 이유는 보험료를 낮춰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보장성보험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모두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이므로 생보사는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시장 공략에 나설 수밖에 없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보험산업 전망'에 따르면 전체 생명보험사가 올해 걷어들일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는 전년 대비 2% 증가한 50조4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총 수입보험료(120조원) 중 42% 수준이다.

신한라이프의 CSM(보험계약마진)은 지난해 말 기준 7조16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보장성보험 신계약 효과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한라이프의 보장성보험 APE(연납화보험료)는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한 8841억원을 나타냈다. 연납화보험료는 보험사가 월납, 분기납, 일시납 등 모든 형태의 납입방식을 1년 단위로 환산해 산출한 것이다.

보장성보험 신계약이 증가한 것은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 호조에 따른 것이었지만 올해 초까지도 단기납 종신보험이 신계약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기 때문에 1분기까지는 이를 판매해왔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이 단기납 종신보험의 과도한 환급률을 문제 삼아 판매 동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생보사들은 4월 들어 건강보험으로 시선을 돌렸다. 실제로 업계 상위 3개사 모두 보장성보험 강화를 올해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장성보험은 종신보험 신규수요 축소에도 건강 및 질병보험, 계속보험료 확대로 성장할 것이 분명하다"며 "생보사들이 건강보험 중심의 보험상품 개발과 신규 판매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CSM 확보를 위해 보장성보험 비중을 확대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