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못 찾는’ 與 최고위 보선…29~30일 등록 앞두고 후보군 ‘잠잠’

김기현(오른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표가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다음 달 9일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자진 사퇴로 공석이 된 최고위원 한 석에 대한 보궐선거를 하는 가운데, 후보 등록을 앞두고도 도전 의사를 밝히는 당내 인사가 없어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오는 29~30일 최고위원 보궐선거 후보 등록을 받고, 다음 달 9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선거를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태 전 최고위원은 각종 ‘설화’로 당 중앙윤리위 징계 논의 대상이 된 이후 징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지난 10일 최고위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바 있다.

26일 여권 다수 관계자에 따르면, 태 전 최고위원 후임으로는 당내 유일한 호남권 재선의원인 이용호 의원과 경북 지역 재선인 김석기·이만희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후보 등록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현역 의원들 대부분이 공식적으로는 "출마 의사가 없다"며 손사래를 치는 상황이다.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 입성이 내년 총선 공천에 득일지 실일지를 계산하는 분위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도부에 입성해 당장 인지도를 높일 수는 있지만, 실언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면 태 전 최고위원이나 김재원 최고위원의 사례처럼 정치 생명에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출마를 꺼리는 것도 문제지만, 당내 주류 사이에선 ‘사람이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때 당내 일각에서 ‘추대론’이 제기되기도 했는데, 지도부가 설화로 홍역을 치른 만큼 지도부에 쇄신 이미지를 불어넣으면서도 동시에 안정감을 줄 만한 최고위원 카드가 마땅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친윤계 의원은 "‘뉴 페이스’에서 찾아보려고 해도 어쨌든 전국위에서 경선 가능성까지 있는 만큼 선출할 만한 사람을 내세워야 하는데 마땅히 내세울 사람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주말은 지나야 교통정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은 태 전 최고위원과 달리 김 최고위원은 라디오 인터뷰 출연 등 공개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5일 김 최고위원을 겨냥해 "일종의 자숙기라는 의미고, 무소속 의원처럼 마음대로 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김 최고위원의 공개 행보는) 당에도 도움이 안 되고, 본인에게도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최고위원은 자신의 SNS에 "안철수 의원께서 제가 그간 자숙하는 의미로 아무런 반론도 제기하지 않다가, 언론 인터뷰에 응해 제 개인의 입장을 설명한 데 대해 비판하는 것은 사리에도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