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날리고 시설 없이 문 연 학교…학부모 분통
시흥 배곧 라라초중통합학교
당초 계획보다 개교 반년 늦어
공사 미완공…일부 시설 '미비'
교육청 “임시승인 상태…개선”
시흥 배곧신도시 소재 라라초중통합학교가 내·외부 시설이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채 개교를 해 학부모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12일 인천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학교는 초·중 통합학교로 교육지원청과 시흥시가 7대 3의 비율로 예산 400여억원을 투입해 설립됐다. 학교는 초등 12개 반, 중등 12개 반, 특수학급 각각 1개 반씩 총 26개 반으로 운영 중이다. 향후 총 43개 반(특수학급 포함)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학생 수는 현재 총 587명이다.
시공사 부도 등으로 당초 계획보다 개교 시점이 6개월 가량 지연됐던 학교는 지난 3월18일 개교했다. 하지만 공사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일부 내·외부 시설이 미비한 상황이다.
실제 건물 외벽에는 아직 학교 명판이나 정·후문 등 기본적인 시설물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정문의 경우 학교 바로 옆 예술센터 설립 공사가 진행 중이라 개방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후문은 임시 가림막이 쳐져 있다.
도서관이나 시청각실, 과학실 같은 공간은 조성돼 있지만 책이나 접이식 의자, 안전장치 등이 부족해 아직까지 이용은 불가능하다.
운동장은 법정 면적(5467㎡) 보다 적은 3346㎡ 규모로 스탠드나 비구 방지 펜스 등이 설치되지 않았다. 전기차충전소, 각층별 강화유리 설치, 실내계단 배관 돌출부 보완, 체육관 천정형 농구장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성재 교장은 “초중 통합학교면 2개 학교가 법적으로 같이 사용하기에 그만큼 공간 조성이 되고 예산도 투입돼야 하는데 단순히 일반 학교 1개처럼 본 것 같다”며 “배곧 내 타 통합학교들과 비교했을 때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했다.
학교 측은 교육지원청과 시에 23가지 보완 조치를 요구한 상태다.
학부모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학교 앞에서 만난 초등 3학년생 학부모 김모씨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공간이 갖춰지지 않고 있는데 교육환경이 부실한 상태에서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겠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 정모씨는 “학교 옆에 문화예술시설을 짓는데 큰 화물차들이 오가서 걱정된다”며 “학교 주변에 신호등 없는 곳도 있는데 며칠 전 하교 때 사고가 날 뻔한 아이를 목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애초 학교 부지가 아니어서 운동장 등 일부 공간이 좁은 것인데, 교육지원청 검토를 받아 공사가 이뤄진 것”이라며 “시설 미비 부분은 각 기관끼리 협의해 진행 여부를 정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공사 중인 문화예술시설과 연계해 학교가 지어졌다. 아직 완공이 안 돼 학교는 정상 사용 승인이 아닌 임시 사용 승인만 난 상태”라며 “부족한 부분에 대해선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글·사진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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