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애플, GM, 지멘스 등 글로벌 기업 출신 특급 인재들을 대거 영입하며 전방위적 인재 전쟁에 돌입했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초 임원 교육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위기에 대처해야 한다"며 강조한 메시지가 현실로 구현되고 있는 모습이다.

▶▶ "경영진보다 뛰어난 인재 모셔와라"
이재용 회장은 올해 초 임직원 교육 세미나에서 "경영진보다 뛰어난 인재를 모셔 와야 합니다"라고 발언했다. 이어 "국적·성별 불문하고 모셔와라"며 파격적인 인재 영입을 지시했다. 특히 "필요하면 인사도 수시로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존 관례를 뛰어넘는 변화를 주문했다.
▶▶ 애플부터 GM까지 글로벌 특급 인재 집결
삼성전자는 이 같은 방침에 따라 미국 조지아공대 박사 출신의 최재인 전 애플 디렉터를 MX사업부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지멘스 헬시니어스에서 연구를 이끈 문성만 상무는 기획팀에, GM 산하 자율주행 부문 출신 윤승국 상무는 로봇센터에 각각 합류했다.
디자인 부문에는 펩시코 출신의 세계적 디자이너 마우로 포르치니를 사장급 CDO로, 유통 부문에는 토미힐피거 북미 대표 출신 소피아 황 부사장을 전진 배치했다. 퀄컴 시니어 디렉터 출신 박찬홍 부사장은 시스템LSI사업부 SoC팀을 이끌고 있다.
▶▶ "삼성다운 저력 잃었다" 위기감 표출
이재용 회장은 최근 삼성 임원 2천여명을 대상으로 한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에서 "삼성다운 저력을 잃었다"고 질책했다. "우리 경제와 산업을 선도해야 할 삼성전자는 과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전 분야에서 기술 경쟁력이 훼손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위기에 강하고 역전에 능하며 승부에 독한 삼성인"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기념패를 제작해 배포하며 조직 문화 혁신 의지를 드러냈다.
▶▶ 국내 인재 유출과 역수입 전략의 딜레마
삼성의 글로벌 인재 영입 러시는 국내 인재 유출 현실과 맞물려 있다. 한국은 AI 특허 출원량 세계 1위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1,400명 이상의 석·박사급 인력이 미국으로 떠나고 있다. 미국 고급 취업비자 발급 수에서 한국은 2023년 기준 5,684명으로 세계 4위를 기록했다.
이공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의대 쏠림, 낮은 보상과 경직된 문화, 폐쇄적 조직 구조 등이 인재 유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산업기술 유출로 인한 연간 피해는 56조 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의 외국인 경력사원 채용은 2023년 도입 이래 올해까지 세 번째 확대됐으며, 현재 삼성전자, 바이오로직스, SDS 등 10개 계열사가 외국인 R&D 경력자 채용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근본적으로 국내 인재 기반 회복 없이는 지속 불가능한 전략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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