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헉..언덕배기가 등산 수준" 위치 끝판왕 '남산타운' 가성비 단지인 이유

[땅집고] 서울 중구 신당동에 있는 남산타운은 서울 한복판 5000가구 초대형 단지에 ‘남산뷰’가 뛰어난 아파트로 알려진 곳입니다. 전용 84㎡ 기준으로 약 12억원대 가격이 형성됐는데요. 입지에 비해 가격이 합리적이라는 평가로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가성비’ 아파트로도 꼽힙니다.

남산타운은 매봉산 산기슭 아래 6만6000평 규모 신당 3구역을 재개발한 단지입니다. 과거 불량가옥과 판잣집이 밀집했던 이곳이 5000가구가 넘는 매머드 단지로 탈바꿈하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당시 이 구역 세입자들이 2000가구 규모 정도 됐다고 하는데요. 현재 남산타운 임대가구 비중이 높은 이유도 이 점에서 기인합니다.

[땅집고]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분양 당시 광고물.

이 단지 최대 화두는 ‘리모델링’입니다. 강북 리모델링 최대어라고 불리는데요. 하지만 사업 추진은 쉽지 않아보입니다. 2018년부터 6년째 진행하던 사업이 멈춰섰기 때문입니다. 무슨 이유인지 앞으로 어떻게 될지 직접 살펴보러 땅집고가 <요이땅>을 통해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입지를 먼저 살펴봤는데요. 남산타운은 단지가 워낙 크다 보니까 각 동(棟)에서 가까운 역이 다릅니다. 일반분양 동은 지하철 6호선 버티고개역이, 임대아파트 동은3호선 약수역이 더 가깝습니다. 3·4동의 경우 한 눈에 남산 조망이 가능해 로얄동으로 꼽힙니다. 다른 동보다 호가도 1억원 가량 높습니다.

입주민에게 주거 만족도를 물어봤습니다. 3·6호선 더블 역세권을 통한 교통 접근성이 좋고 숲과 산을 끼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은 반면 단지 내 언덕과 주차 시설, 학교와 학원 부족을 단점으로 꼽았습니다.

언덕은 경사가 아주 가파르진 않지만 길어 노인이나 아이들이 다니기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평가였고요. 학군의 경우 학교와 학원가 모두 부족해 아이들 키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가구 수에 비해 주차 공간이 아쉽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이 아파트는 2018년부터 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용적률이 231%에 달해 재건축을 추진하기에는 사업성이 나오기 힘든 상황입니다. 리모델링의 경우 법적 연한을 채워서 서울시 1호 리모델링 시범 단지로 지정됐는데, 최근 사업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2000가구가 넘는 임대 아파트를 둘러싸고 서울시, 중구청과 갈등이 생기면서입니다.

입주민들은 리모델링 사업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이었습니다. 연령대가 높다보니 이주도, 최소 4억~5억원에 달하는 분담금도 모두 부담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리모델링 사업을 담당하는 건설사 관계자에게 문의한 결과, 리모델링을 하더라도 시공 난이도가 높고 비용도 상당할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아파트 지반이 단단한 암반층이어서 재개발을 진행하던 당시에도 주차장을 많이 만들지 못했는데, 리모델링도 마찬가지로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는 겁니다.

리모델링은 향후 수년간 추진하기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제 겨우 조합을 설립하고 인가를 기다리는 초기 단계인데다 서울시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민들마저 회의적이다보니 5000가구 규모 초대형 리모델링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땅집고TV <요이땅> 코너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글= 배민주 땅집고 기자
글= 김혜주 땅집고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