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라멘은 약인듯

때는 바야흐로 작년 4월.

홋카이도의 4월 풍광이 그리 좋은건 아니지만 매번 비싸게만 갈 수 없기에 1인 14짜리 특가를 잡은 겸 3.4일로 짧게나마 3인 팟을 꾸렸다.

각각 홋카이도 아다, 2회차인 꼬추와 총대는 내가 메고 여행을 계획했다.

출발은 일요일, 인천-신치토세, 07:30 출발

원래는 아침 비행기이기에 경기도에 거주하는 아다의 집에서 하루 묵고 아다의 차로 인공에 가는 것으로 계획했으나

공교롭게도 경상도 거주 중인 내가 목, 금요일에 서울 출장이 잡혔기에,

자차로 상경 후 출장 업무를 처리하고 아다 집에서 1박 후 내 차로 인공 가는 것으로 변경했다.

출장 일정을 마치고 금 저녁 ~ 토요일 하루가 비어 다른 친구들을 만났다.

viewimage.php?id=23b2db27ebc637&no=24b0d769e1d32ca73de981fa11d02831c5c0f05347e0c24fad56a75fb85acc725bc7f5b203ff3707bcd5dbc204076c49acb135925f29b2c09bae2ab23d893f2c4d

금요일 저녁, 워커힐에서 호캉스를 즐기기로 했다.

viewimage.php?id=23b2db27ebc637&no=24b0d769e1d32ca73de981fa11d02831c5c0f05347e0c24fad56a75fb85acc725bc7f5b203ff3707bcd5dbc204076c49acb135925f72b6919ca924e73d893f2cf2

서울의 하늘은... 탁하다 ..

viewimage.php?id=23b2db27ebc637&no=24b0d769e1d32ca73de981fa11d02831c5c0f05347e0c24fad56a75fb85acc725bc7f5b203ff3707bcd5dbc204076c49acb135925f79e2c29afc70b66b893f2c4b

문제는 여기서부터 발생한다.

한우집에 가서 고기를 넉넉하게 구워먹고, 마무리로 육회를 주문했다.

사장님이 오늘 육회보다 육사시미를 추천한다고 강력 주장했고, 미용실에서도 '쉽지 않음'을 속으로 읊는 호구인 나는 그럼 육사시미로 주세요. 했다.

먹을 때는 별 이상한 느낌을 받진 못했고, 무난하게 다 먹었다.

viewimage.php?id=23b2db27ebc637&no=24b0d769e1d32ca73de981fa11d02831c5c0f05347e0c24fad56a75fb85acc725bc7f5b203ff3707bcd5dbc204076c49acb135925f79e2c1cfa871b16b893f2c03

호텔 족욕장은 밤이 되자 만원.

푹신한 침대에서 잘자고 체크아웃.

토요일은 또 다른 친구와 서울 구경.

점심 이후에 만나서 놀러 다닌 뒤 저녁 같이 먹기로 했다.

viewimage.php?id=23b2db27ebc637&no=24b0d769e1d32ca73de981fa11d02831c5c0f05347e0c24fad56a75fb85acc725bc7f5b203ff3707bcd5dbc204076c49acb135925f2de39798fb70ea69893f2ca6

내일이면 나도 저거 타고 가겠구나 ~

viewimage.php?id=23b2db27ebc637&no=24b0d769e1d32ca73de981fa11d02831c5c0f05347e0c24fad56a75fb85acc725bc7f5b203ff3707bcd5dbc204076c49acb135925f2ae4969faf2bb73b893f2cff

서서울 호수공원을 중심으로 이곳 저곳을 둘러 본 뒤, 슬슬 저녁시간이 돼갔다.

안양 쪽에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고, 이 때부터 급격하게 상태가 나빠졌다.

머리가 어지럽고 계속 속이 메스꺼웠다.

급하게 약국에서 소화제와 활명수를 먹었지만, 이건 이 둘로 될 문제가 아니었다.

식당 예약은 일단 취소했고, 나는 화장실에서 한 시간을 나올 수가 없었다.

위 아래로 싼다! 가 이거구나 시발...

친구에겐 정말 미안하다고 하고 다음에 저녁 약속을 다시 기약, 차로 우선 집에 데려다 주고 (이때도 어지러워서 운전하다 죽을 뻔)

아다의 집으로 빠르게 향했다.

병원은 응급실 밖에 카드가 남지 않은 시간이라 될대로 되라라는 심정으로 디옥타헤드랄 스멕타이트만 사서 두 포를 때려 넣었다.

물밖에 안 나오는 구역질은 계속 되고, 아다네에서도 화장실에서 나오질 못했다.

07:30 비행기니 인공에 05:30까진 도착해야 하고, 아다네에서 인공까지는 약 한 시간.

최소 04시에는 기상해 출발해야한다.

22시 쯤 되니 속은 그나마 괜찮아졌지만, 아뿔싸 이제 열이 오른다.

잠복기 8시간에서 24시간, 구토-설사-복통-발열을 동반하는 식중독 당첨이었다.

(다음날 같이 육사시미 먹은 친구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발열, 구토까지는 아니었는데 하루 종일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서 살았다고 했다.)

열이 39도에 육박했고 아다와 2회차는 상태를 보더니 여행을 취소하자고 했다.

현지에서 렌트카가 내 독박으로 되어있기에, 내가 못 가면 모두의 여행이 짬되는 상황이라

나는 "네이버가 증상은 24시간만 간다고 했음"을 시전했다.

오히려 난 그 상황에서도 내 몸 좆데면 어카지? 가 아니라

코로나의 여파가 아직은 남아있던 시기라 공항에서 발열로 격리되면 어카지? 이 지랄 하고 있었음 ㅋㅋㅋㅋ

타이레놀도 2알 때려 먹자 몸이 식다 못해 차가워졌고, 겨우 02시 쯤 잠에 들 수 있었다.

다음날,

내 차로 공항까지 이동해야 해서 03시 반쯤에 기상 간단하게 씻고 트렁크 정리를 위해 밖으로 나왔다.

속은 조금씩 메슥거리고, 살짝 어지러웠지만 어제보다는 조금 나아졌다.

그런데...

?????

viewimage.php?id=23b2db27ebc637&no=24b0d769e1d32ca73de981fa11d02831c5c0f05347e0c24fad56a75fb85acc725bc7f5b203ff3707bcd5dbc204076c49acb135925f2de5c7c9ff74b63e893f2c57

????????????????????????????????

니 얼굴이 와그라노.... ?

난 정신을 잃었다.

차를 쭉 둘러봤지만, 쪽지나 그런 건 없었다.

애초에 연락처 남겨져 있으니 쪽지 남길거면 연락을 했겠지...

아 저기 노란실선이긴 한데 저녁(정확히 시점은 생각 안남)부터 07시까지는 주차 가능한 탄력 허용 구간이다.

경찰과 보험사에 연락하고 메슥거리는 속을 달래며 블랙박스를 확인했다.

마을버스가 우회전 하면서 꽁무니로 갈아 먹고 갔다...

기사는 내려서 버스 힐끔 확인하더니 다시 가더라...

경찰은 주차 중이므로 뺑소니는 아니고 물피도주로 적용되며, 수사관 지정되면 블박영상 제출해 달라고 했다.

내일이나 모레 수사관이 전화 할 거라고 했는데 출국하는데요... 했더니 해당 부분은 전달 해 놓겠다고 했다.

보험사도 곧 출국이라고 하니 난색을 표하며 새벽이라 레카가 없어서 아침은 되야하는데...... 했고,

결국 차키를 보험사 직원에게 전달하고 근처 협력사로 입고하기로 했다.

원래대로라면 대차 뿐만 아니라 타 지역 사고발생이기에 내 지역으로 운송 후 수리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으나

찢긴 몸 + 홋카이도 무조건 가야하는 배수진이 만나 합리적 사고 회로에 오류가 생겼고

걍 다 때려치우고 근처 협력사에서 고쳐주시고, 귀국해서 찾으러 가겠음. 하고 끝냈다.

(대차 렌트비는 교통비로 갈음하여 현금보상지급)

모든 절차를 마치기까지 약 1시간여가 소요되었고, 뒤척이다 아파서 잠을 빨리 깨 망정이지 만일 기존대로 04시에 기상했다면 진짜 비행기 못탔다.

이게 럭키비키인가... 시발....

급하게 아다의 차로 짐을 옮겨 싣고 출발했다.

전날 점심부터 못먹은터라 배가 고팠지만, 뭔가를 먹으면 무조건 다시 나올 것 같아서 탈수만이라도 막기 위해 이온음료만 찔끔찔끔 마셨다.

비행기는 잘 떴고, 우린 잘 도착했다.

viewimage.php?id=23b2db27ebc637&no=24b0d769e1d32ca73de981fa11d02831c5c0f05347e0c24fad56a75fb85acc725bc7f5b203ff3707bcd5dbc204076c49acb135925f2ee29695fc2be66c893f2c19

에몽이 반갑노...

타임즈카렌탈에서 스즈끼 솔리오를 받았고, 11시 반 즈음이 됐기에 점심을 먹고 다음 코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2회차가 라멘충이라 이번 여행은 1일 1라멘으로 합의를 하고 애초에 출발한터라 첫 끼는 라멘.

기름지고 + 탄수화물이 가득한 라멘을 지금 상황에서 먹었다간 복통과 구토 후반전이 확정이었다.

나 못먹는다고 일행을 굶길 순 없기에 치토세 주변 찍어둔 라멘집을 들렀다.

2곳을 찍어놨는데 한 곳은 임시 휴무, 한 곳은 웨이팅이 너무 많아 다시 구루구루맵을 검색

(나중에 알게됐지만) 공격적인 체인 확장을 하고 있다는 라멘 야마오카야로 들어갔다.

나 역시 2회차 못지 않은 라멘충이여서 냄새를 못이기고 주문, 식중독 니가 이기냐 내가 죽냐를 시전했다.

그나마 순할 것 같은 야사이 라멘...

찬퐁처럼 살짝 볶은 갖은 채소가 듬뿍 올라간 산뜻한 라멘.

viewimage.php?id=23b2db27ebc637&no=24b0d769e1d32ca73de981fa11d02831c5c0f05347e0c24fad56a75fb85acc725bc7f5b203ff3707bcd5dbc204076c49acb135925f78e1969dfe26b766893f2cce

한 입 먹자, 머리가 맑아지고, 속이 안정 되었다.

배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았고 모든 사물과 존재가 아름답게 보였다, 역시 홋카이도는 내 제 2의 고향임을 느꼈다.

이후 계획된 일정을 잘 수행했고, 내 최애인 마루코마 온센에서 하루를 보냈다.

viewimage.php?id=23b2db27ebc637&no=24b0d769e1d32ca73de981fa11d02831c5c0f05347e0c24fad56a75fb85acc725bc7f5b203ff3707bcd5dbc204076c49acb135925f2de2c5cfa825e23e893f2c74
viewimage.php?id=23b2db27ebc637&no=24b0d769e1d32ca73de981fa11d02831c5c0f05347e0c24fad56a75fb85acc725bc7f5b203ff3707bcd5dbc204076c49acb135925f73b5c2cbae22e36b893f2c1d
viewimage.php?id=23b2db27ebc637&no=24b0d769e1d32ca73de981fa11d02831c5c0f05347e0c24fad56a75fb85acc725bc7f5b203ff3707bcd5dbc204076c49acb135925f7cb2cc9fa42ae16c893f2c70
viewimage.php?id=23b2db27ebc637&no=24b0d769e1d32ca73de981fa11d02831c5c0f05347e0c24fad56a75fb85acc725bc7f5b203ff3707bcd5dbc204076c49acb135925f29b992ccaf74e13d893f2c4a

라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