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 전국 서점가 즐거운 비명… 대전은 '쓴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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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장 불황을 겪던 전국 서점들이 즐거운 비명을 내지르는 가운데 대전지역 서점가는 쓴웃음을 짓는 모습이다.
지역 대표 향토서점인 계룡문고가 최근 폐업하면서 '남 일 같지 않다'는 위기감이 확산한 데다 관련 지원 예산이 전액 삭감돼 자구책 마련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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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대표 향토서점 계룡문고 지난달 말 폐업… "남 일 아냐"
市, 지역서점 활성화 조례 제정 불구 지원계획 5년째 안갯속
소설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시장 불황을 겪던 전국 서점들이 즐거운 비명을 내지르는 가운데 대전지역 서점가는 쓴웃음을 짓는 모습이다.
지역 대표 향토서점인 계룡문고가 최근 폐업하면서 '남 일 같지 않다'는 위기감이 확산한 데다 관련 지원 예산이 전액 삭감돼 자구책 마련에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대전 가오서점 등 지역서점에 따르면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된 다음날인 지난 11일 오전 한강 작가의 모든 저서가 품절됐다.
가오서점은 영업을 개시하자 마자 15권의 서적이 모두 팔렸고, 열매서점은 보유하고 있던 서적 13권이 오전 중에 전부 소진됐다.
영풍문고 유성점과 교보문고 대전점 등 대형서점도 같은 날 오전 한강 작가의 작품이 매진돼 재고 확보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급작스런 독서 열풍에 타 지역 서점들과 마찬가지로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대전 A 서점 대표는 "원체 한적했던 책방이라 노벨문학상 발표 이후 배로 많은 손님이 찾아오긴 했다. 한강 작가의 저서를 찾는 문의 전화도 빗발친다"면서도 "그런데 이 같은 발길이 얼마나 이어질까 생각하면 마음이 들뜨기보다 씁쓸해진다. 계룡문고 같은 큰 서점도 문을 닫는 마당에 우리 같은 영세 책방은 시한부와 다름없다"고 넋두리했다.
실제로 지난달 말 영업을 종료한 계룡문고의 사례는 지역 서점가에 적잖은 충격을 주는 분위기다.
대전에 남아 있는 향토서점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데다 작가 초청 문화행사를 비롯해 유·청소년 대상 견학 프로그램 제공 등 지역서점 활성화에 앞장섰는데도 결국 명맥이 끊겼기 때문이다.
김영주 대전서점연합회장은 "계룡문고는 각종 문화 프로그램과 홍보 활동에 가장 적극적이었는데 결말이 좋지 않아 다른 서점들도 내일모레 비슷한 길을 걷게 될까 겁을 내고 있다"며 "지역서점은 도서 판매처이기 전에 동네 사랑방이자 문화 거점이다. 마을주민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 사라진다고 생각하면 너무 삭막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처럼 지역 서점가가 고질적인 경영난에 폐업 위기를 겪으면서 지자체에 책임을 묻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2019년 3년마다 지역서점 지원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는 '지역서점 활성화 조례'가 제정됐음에도 5년이 지난 현재까지 어떤 결과물도 내놓지 못한 상태다.
지역서점의 시설개선과 문화행사, 컨설팅 등을 보조하는 지원금의 경우, 2022년 4억 원으로 책정됐으나 지난해 1억 3000만 원으로 줄더니 올해는 전액 삭감되기도 했다.
서점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었던 지역화폐 20% 적립 혜택 또한 시행 3년 만인 2022년 전면 중단돼 '반짝 효과'에 그친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올해 지역서점 인증을 받은 책방이 90여 곳인데 시설개선과 컨설팅 등이 필요한 곳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며 "재정 여건이 어렵다 보니까 관련 예산을 확보하는 데 있어 우순 순위에서 밀린 부분이 있다. 내년 문체부 공모사업을 통해 지역서점 지원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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