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달러 먹튀' 유리몸의 배신.. 삼성 우승은 가능할까?!

[민상현의 풀카운트] “0경기 100만 달러” 삼성 외인 투수 잔혹사, 시작도 못하고 끝난 매닝

삼성 외국인 투수로 영입된 맷 매닝. /사진=삼성 라이온즈(이하 출처 동일)

- 0.2이닝 던지고 팔꿈치 수술대 오른 맷 매닝… 원태인 부상·후라도 차출 겹친 '우승 후보' 삼성의 잔혹한 봄

- 교체 카드 낭비에 연봉 100만 달러 보장까지… 이승현·양창섭 등 '잇몸'들의 각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간

-디아즈·최형우-강민호 다 모아놨더니 마운드가 와르르… 박진만의 삼성, 이대로 괜찮나?


박진만 감독과 이종열 단장

야구공은 둥글지만, 때로는 그 둥근 궤적 속에서 누군가의 한 해 농사가 허망하게 부서지기도 한다.

2026년 봄, 삼성 라이온즈가 마주한 현실이 딱 그렇다.

정규시즌 개막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 사자 군단의 원대했던 '우승 플랜'이 100만 달러짜리 청구서와 함께 허공으로 흩어지고 있다.

37개의 공, 100만 달러, 그리고 수술대

작년 겨울, 삼성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1라운드 지명 출신이자 빅리그 통산 50경기 선발 등판 기록을 가진 맷 매닝을 총액 100만 달러에 품었다.

팬들은 그가 아리엘 후라도와 함께 최강의 외인 원투펀치를 구축할 것이라 굳게 믿었다.

계약 전 메디컬 테스트 통과는 그 믿음에 찍힌 보증수표 같았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출처: 이하 동일)

하지만 그 보증수표가 부도 처리되는 데는 단 37개의 공이면 충분했다.

지난 2월 24일 한화와의 오키나와 연습경기.

0.2이닝 4실점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보다 뼈아픈 것은 최고 148km에 그친 패스트볼 구속과, 등판 직후 찾아온 팔꿈치 통증이었다.

한국으로 급거 귀국해 정밀 검진을 받은 매닝에게 떨어진 진단은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인한 수술 불가피'.


공식 경기 등판 '0회'.

삼성은 단 한 번의 실전 피칭도 보지 못한 채 100만 달러의 보장 금액을 고스란히 쥐여주고 매닝을 떠나보내야 하는 잔혹한 희극의 주인공이 됐다.

3월로 접어들며 이종열 단장이 급거 귀국해 헤이수스, 벤자민 등 KBO 경력이 있는 여러 후보를 하마평에 올리며 리스트업을 서두르고 있지만,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스프링캠프 막바지 시장에서 제대뢰 된 '대체 선발감'을 구하기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다.

출처: 2026 KBO 야매카툰 중 최형우 컷

엎친 데 덮친 마운드, 도미노처럼 무너진 로테이션

비극은 결코 혼자 오지 않는다. 매닝의 빈자리를 채워야 할 남은 기둥들마저 삐걱거리고 있다.

든든한 '이닝이터 에이스' 후라도는 파나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WBC에 차출됐다.

푸에르토리코, 쿠바 등이 속한 '죽음의 A조'에서 매 경기 혈투를 벌여야 하는 그가, 과연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온전한 컨디션으로 복귀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토종 에이스' 원태인마저 스프링캠프 도중 굴곡근 부상으로 WBC 엔트리에서 낙마해 재활에 매달리고 있다.

당장 4월 정상 로테이션 합류를 장담할 수 없는 살얼음판이다. 선발진의 상수(常數)여야 할 투수들이 일제히 변수(變數)로 전락해버렸다.

시즌 아웃이 유력한 이호성

70억의 증명, 그리고 '미완의 대기'들이 짊어진 십자가

결국 시선은 벼랑 끝에 남은 자들에게 향한다.

지난해 4년 70억 원이라는 거액의 FA 계약을 맺고도 정규리그 8승에 그쳤던 최원태.

가을야구에서 보여준 각성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그가 짊어진 몸값의 무게가 거품이 아니었음을 올해는 정규시즌 내내 스스로 증명해내야 한다.

또한 이승현, 양창섭, 이승민 등 '선발 잇몸'들에게 매닝의 불행은 곧 생존을 위한 시험대다.

특히 아직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1차 지명 출신 이승현이 알을 깨고 나와주지 못한다면, 우완 일색인 삼성 마운드는 끝없는 추락을 면치 못할 것이다.

지난 겨울, 50홈런 거포 르윈 디아즈와 재계약하고 최고령 타자 최형우를 품으며 '디펜딩 챔피언' LG의 강력한 대항마로 꼽혔던 삼성이다.

하지만 야구는 결국 투수 놀음이며, 마운드가 무너진 강타선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100만 달러짜리 선발 투수의 허무한 증발이 불러온 이 거대한 나비효과를, 박진만 감독은 과연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

잔인한 3월, 대구의 벚꽃은 아직 피지도 않았는데 사자들의 마운드에는 벌써부터 매서운 칼바람만 몰아치고 있다.

글/구성: 민상현 전문기자, 김PD

Copyright © 구독, 좋아요, 댓글로 컨텐츠 제작을 응원해주세요!

#2026 삼성라이온즈 전력 분석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