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성 살인사건’ 내부보고서 유출자 누군지 밝혀졌다

전남경찰청·순천시청 간부 2명
가족에 전달 후 SNS 통해 확산
전남경찰청 “사법처리 예정”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박대성 살인사건’과 관련한 경찰과 순천시의 내부 문건이 유출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유출된 문건의 일부. 연합뉴스

전남 순천에서 발생한 ‘박대성 살인사건’과 관련된 경찰과 순천시청의 내부 보고서를 외부로 처음 유출한 사람은 전남경찰청과 순천시청의 간부로 드러났다. 경찰은 조만간 이들을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4일 “‘박대성 살인사건’과 관련된 내부 보고서를 유출한 경찰 간부와 순천시청 간부를 조만간 사법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전남경찰청 소속 경감 A씨와 순천시청 소속 사무관 B씨를 공무상비밀누설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6일 순천에서 발생한 ‘박대성 살인사건’과 관련한 내부 보고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하자 수사에 착수했다.

박대성은 순천시 조례동에서 길을 걷던 C양(18)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박대성은 특별한 이유도 없이 일면식도 없던 C양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유출된 것으로 확인한 사건 관련 보고서는 두 건이다. 한 건은 경찰이 범행 당일 작성한 내부 상황보고서이며 다른 한 건은 순천시 안전총괄과에서 작성한 보고서다.

각 보고서에는 피의자 박대성뿐만 아니라 피해자 C양의 실명 나이 등 개인정보와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사건 개요 등이 담겼다. 내부 보고용으로 외부 유출이 금지된 문건이다.

A경감은 해당 사건을 직접 담당하는 관계자가 아니었다. B사무관도 순천시 안전총괄과 소속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A경감과 B사무관은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이들은 각각 사건과 관련된 해당 기관의 보고서를 가족들에게 전달했으며, 이후 가족을 통해 SNS에 확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대 여성이 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는 박대성에게 무참히 살해당한 상황에서 경찰과 시청 간부가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내부 정보를 외부에 유출한 만큼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처벌과는 별개로 A경감과 B사무관의 소속 기관에도 조만간 수사결과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