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강댐 건설 50년 만에야’ 실향민 망향비 제막

이유진 2023. 10. 2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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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배경에는 용수 공급을 담당했던 소양강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수몰로 고향을 잃은 지역 주민 18,000여 명의 가슴 아픈 사연이 있는데요.

댐 축조 50년 만에 이들을 위로하는 망향비가 세워졌습니다.

이유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강원도 춘천시 조교리에서 나고 자란 기연옥 씨.

소양강댐에 오르면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쪽배를 타고 가던 사전국민학교, 친구들과 뛰놀던 강변까지.

어린시절 추억은 생생한데,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엔 푸른 물결뿐 입니다.

[기연옥/소양강댐 수몰민 : "여기는 소양강댐이 무너져야 만날 수 있는 내 고향이잖아요. 영원히 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그런 고향인거죠..."]

소양강댐은 1973년 준공됐습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지하철 1호선과 함께 대한민국 경제 발전을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29억 톤의 물을 담는 초대형 댐이 생기면서 춘천, 양구, 인제 지역 38개 마을이 물속에 잠겼습니다.

18,000여 명의 주민이 정든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댐 준공 50년이 흘러서야 이들을 위로하는 망향비가 세워졌습니다.

내린천과 인북천이 만나 소양강을 이루는 모습을 본떴습니다.

망향비에는 조교리, 월곡리, 오항리.

사라진 마을의 이름들이 오롯이 새겨졌습니다.

뒤늦게 망향비가 세워졌지만 실향민의 슬픔을 달래기엔 아쉽습니다.

[전만식/강원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망향비가 50년이 지난 뒤에 건설됐는데 다른 댐들 가보십시오. 다 만들어져 있고. 주기적으로 애환을 달래줄 수 있는 이런 사회적 합의 또 시스템들이 좀 갖춰졌으면..."]

소양강댐 준공 50주년.

댐 주변 지역에 남은 실향민과 주민들의 슬픔과 피해를 새롭게 들여다 볼 때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KBS 뉴스 이유진입니다.

촬영기자:이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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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기자 (newjean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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