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초등학교에서 현장체험학습을 취소하고 있을까?에 대한 현직교사의 이야기

몇 달 전 학교 회의에서 중요한 안건이 올랐다.

"현장체험학습을 계속 진행해야 하는가?"

수많은 갑론을박이 오갔지만, 결국 우리 학교도 현장체험학습을 가지 않는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현장체험학습을 가지 않으려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사고 발생 시 교사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는 현재의 구조' 때문이다.

최근 버스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학생의 사례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해당 사고에 대해 교사의 지도 소홀 책임을 물어 금고 6개월(형이 확정되면 교사 자격을 잃게 된다)이 선고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아이들을 키우거나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아이들이 항상 어른의 말을 주의 깊게 따르는 것은 아니다. 즉, 교사가 사전에 충분한 안전 교육을 했더라도 모든 사고를 완벽히 막을 수 있다는 보장은 없는 것이다.

이전에 다른 글에 댓글로 하소연한 적이 있는데, 교사는 신이 아니다. 한 명의 사람으로서 당연히 실수할 수 있다. 사전 답사도 물론 간다. 동선을 점검하고 위험 요소도 꼼꼼히 확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는 예측하지 못한 순간에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다. 예상치 못했던 위험 요소의 등장, 상식을 벗어나는 학생의 돌발 행동, 혹은 그저 안타까운 불운 등 그 원인은 복합적이다.

그런 모든 사고의 원인과 책임을 교사 개인에게만 지운다면, 과연 누가 그 엄청난 무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이러니 많은 교사가 현장체험학습을 주저하고, 대신 교실이라는 통제 가능한 공간에서의 수업을 택하는 것이다. 학교 밖은 변수가 많아 통제가 어렵기에, 그나마 자신이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물론 학교 안 역시 완벽한 통제는 어렵지만) 교실에서 안전하고 위험 부담 없는 수업을 하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현장체험학습은 교육 과정 운영의 '의무' 사항이 아니라는 점도 이러한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사실, 현장체험학습은 아이들에게 필요하다. "주말에 부모님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니 괜찮다"거나 "가족과 해외여행도 가는데 굳이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환경의 아이들도 정말 많다. 특히 비교적 체험 기회가 적은 지역의 아이들은 주말이나 방학에도 집에서 스마트폰만 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아이들에게 공적인 지원을 통해 다양한 경험의 장을 열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현장체험학습이 가진 중요한 교육적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공원 소풍 후 "아이 다리가 아파 학교에 못 가게 되었다"며 항의하는 학부모, 동네 분식집 체험 후 "왜 우리 아이에게 밀가루를 먹였냐"고 따지는 학부모, 심지어 "현장체험학습 가면 뒷돈이라도 받느냐"며 20년 전의 낡은 이야기를 꺼내는 사람들까지 있다. 여기에 더해, 사고 발생 시 교사를 보호하기보다는 책임을 전가하여 사건을 무마하려는 듯한 교육 당국과 일부 여론의 태도 또한 현장체험학습을 점점 더 위축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러한 현실 속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아무 잘못 없는 우리 아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