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당 ‘우리도 소수당 되면 주요 상임위 다 포기’ 선언해야

조선일보 2026. 6. 1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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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16일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과 관련해 “법사위원장은 민주당이 맡겠다”며 “국민의힘이 맡았던 경제 관련 상임위 회수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힘은 거여 견제와 여야 균형을 이유로 법사위원장 자리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를 수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현재 야당이 맡고 있는 7개 상임위마저 도로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일 하는 국회’를 이유로 든다. 법사위를 야당에 내주면 법안 통과에 발목을 잡아 민생과 국정이 불안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법사위 등 주요 상임위원장을 다 차지하겠다는 것은 자신들에게 정치적으로 필요한 법안들을 일방 처리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검찰청 폐지, 법 왜곡죄, ‘4심제’, 대법관 증원법 등 사법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법들을 일방 처리했다. 이제는 대통령이 피고인으로 재판받는 사건마저 없던 일로 만들 수 있는 특검법을 처리하려고 한다. 이 중에 민주당 말처럼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와 직접 관련된 것은 하나도 없다시피 하다.

민주당이 앞으로 2년간 법사위를 내놓지 않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 특검’ 때문일 것이다. 이 법안을 소관하는 상임위가 법사위다. 법사위는 법안의 체계·형식·자구 심사권도 갖고 있다. 법사위에서 이 문제를 따지면 법안 통과는 어려워진다. 그러니 민주당은 야당에 법사위를 넘길 수 없는 것이다.

민주화 이후 국회는 야당이 법사위를 맡는 관행을 통해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을 추구해왔다. 다른 상임위원장도 의석수 비율을 따라 여야에 배분됐다. 민주당은 이 관례를 이용해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핵심 법안을 법사위에서 지연시키거나 막았다. 그래 놓고 자신들이 정부와 국회를 장악하자 관례를 깨고 법사위 등 국회 상임위원장 전부를 독식했다. 야당을 아예 없는 존재 취급한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도 이렇게 한 적은 없었다.

민주당이 또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면 ‘우리가 다음에 선거에 져 소수당이 되면 어떤 상임위도 맡지 않겠다’고 국민 앞에 선언해야 한다. 그렇다면 ‘일 하는 국회’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최소한의 진정성을 인정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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