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야구 명문 경남고 8월 2관왕 “다 계획 있었다”

임동우 기자 2025. 9. 1.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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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부터 체력·기본기 강화

- 마운드·타선 폭염에도 기량 발휘
- 전광열 감독 소통 리더십도 빛나
- 대통령배·봉황대기 제패로 결실

지난 8월 한 달에만 굵직한 전국 대회 2개를 제패한 부산 야구 명문 경남고에는 다 계획이 있었다. 단순한 우연과 행운이 아니라 치밀한 준비와 선수·코칭스태프가 하나로 뭉쳐 원팀을 이룬 결과물이었다.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경남고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한국일보 제공


경남고는 지난달 2일 제59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를 시작으로 같은 달 31일 제53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 올렸다. 경남고는 올해 영광을 수확하기 위해 지난해 가을부터 구슬땀을 흘렸다. 시작은 체력과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지는 일이었다.

경남고 전광열 감독은 올해 전국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려면 가장 먼저 넘어야 하는 상대로 ‘무더위’를 꼽았다. 폭염 속에서 상대 팀과 맞붙어 준비한 기량을 마음껏 펼치려면 강철 같은 체력 없이는 불가능했다. 선수들은 가을과 겨울 체력과 기본기 강화에 굵은 땀방울을 뚝뚝 떨어뜨렸다. 그 결과 뙤약볕 아래 열린 대회에서 온전히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경남고 야구부는 마운드와 타선 어느 것 하나도 빠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위기가 없던 건 아니다. 대통령배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좌완 조원우가 부상으로 대회에 나설 수 없었다. 조원우가 빠졌지만 신상연과 장찬희가 꿋꿋하게 마운드를 지켰다. 신상연은 이번 대회에서 직구 최고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뿌렸다. 장찬희는 결승전에서 8.2이닝 동안 1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피칭을 펼쳤다. 여기에 2학년 투수들도 합세해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운용할 수 있었다.

투수들이 편안하게 공을 던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포수 정문혁의 공이 컸다. 정문혁은 마운드에 누가 올라서든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투수들은 정문혁을 믿고 던졌고 정문혁은 안방마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짜임새 있는 타선도 강점이다. 리드오프 박재윤은 1루를 밟는 순간 상대 팀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이어 3, 4번 박보승과 이호민이 적시타로 박재윤을 홈으로 불러들이는 ‘득점 공식’을 만들었다. 이호민은 마산용마고와의 결승전 연장전에서도 결승타를 터뜨려 팀을 봉황대기 우승으로 이끌었다.

투타 조화를 이룬 팀을 꾸리는 데에는 전 감독과 코치진의 역할이 컸다. 감독과 코치진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정확히 분석했다. 동시에 선수에게 필요한 훈련을 제공해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평소 선수 기량을 객관적으로 분석 평가한 덕분에 대회에서 최선의 라인업을 꾸릴 수 있었다.

전 감독의 소통 리더십도 빛났다. 전 감독은 결승전을 앞두고 ‘결승전’ 또는 ‘우승’이라는 말을 피했다. 선수들이 막중한 책임감과 부담을 느끼고 있을 거라고 판단한 까닭이다.

전 감독은 특별한 주문을 내는 대신 결승전 당일 날짜를 물었다. 8월 31일에 열린 결승전에 선수들은 ‘12월 31일’이라고 답변했다. 전 감독은 “봉황대기 대회가 올해 마지막 대회다. 경남고 야구 달력으로는 결승전을 치렀던 날이 한 해의 마지막 날이었다”며 “선수들이 입을 모아 12월 31일이라고 답하는 모습을 보며 감독으로 낼 주문은 없었다. 오히려 선수들의 대답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전 감독은 “대통령배부터 봉황대기까지 우승을 현실로 만들어준 선수들과 함께 고생해 준 코치진 모두에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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