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공 공연시설 가동률 전국 1위, 운영예산 비중은 전국 최하위권
공연예산 사용 비중, 민간지원-도립예술단-시설운영 순

제주도문예회관, 제주아트센터, 서귀포예술의전당,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김정문화회관.
제주지역 공공 공연시설 5곳의 가동률이 전국 1위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제주도와 양 행정시가 공공 공연시설 운영에 사용하는 예산 비중은 전국 평균에도 못 미치는 최하위권이라는 분석 결과다.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조사한 '2024 공연예술조사'가 최근 발표됐다. 공연예술조사는 2005년부터 매년 시행되는 국가승인 통계이다. 전국 공연시설, 공연단체, 공연실적, 공공지원 등의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점점 커지는 제주 공공 공연장의 역할 비중
2024년 조사 결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제주 통계는 문예회관 가동률이다.
예술경영지원센터는 이번 조사에서 '문예회관'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건립비를 지원받은 공공 공연시설'로 정의했다. 광역지방자치단체 혹은 기초지자체가 설립한 시설을 의미한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제주권 문예회관은 제주도문예회관, 제주아트센터, 서귀포예술의전당,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김정문화회관이 해당한다.
제주권 문예회관 공연프로그램 가동률과 공연장 가동률은 각각 66.7%, 71.2%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전국 평균(45.1%, 53.6%)을 모두 뛰어넘을 뿐만 아니라 전국 1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체 공연장으로 범위를 확장시킨 공연장 가동률을 보면 제주는 모두 전국 평균 이하에 최하위권을 보이고 있어, 문예회관의 위상을 새삼 체감할 수 있다. 거의 모든 공연 예술 통계에 있어 서울권은 압도적인 우위를 자랑하는데 유일하다시피 제주는 문예회관 가동률에 있어 서울을 앞지른다.
여기서 말하는 공연 프로그램 가동률은 '365일-(시설물 점검+설비일수+연간 휴관일수)'에서 '공연일수+공연준비일수'를 나눠서 백분율화한 수치다. 공연장 가동률은 '공연일수+공연준비일수'에 기타행사일수까지 더해서 계산한 수치다.

커지는 역할에도 공공 공연장 운영 예산 비중은 초라
제주 안에서 공공 공연장의 역할이 더욱 커졌음에도, 행정이 공공 공연장에 쓰는 예산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 통계로 입증됐다.
2024 공연예술조사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공연예술예산을 어떤 목적으로 사용했는지를 조사했다. 공연예술예산 항목은 ▲공공 공연시설 건립 ▲공공 공연시설 운영 ▲공공 공연단체 운영 ▲공연예술 단체활동 지원·축제지원으로 분류했다.
제주 경우는 제주도, 제주시, 서귀포시를 묶어서 통계를 집계했다. 제주도와 두 행정시가 2023년 공연예술에 사용한 예산은 504억4300만원이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공연예술 단체활동 지원·축제지원(35.9%) ▲공공 공연단체 운영(33.7%) ▲공공 공연시설 운영(17.8%) ▲기타(12.6%) 순이다. 공공 공연시설 건립 예산은 사용하지 않았다.
요약하면, 민간 활동 지원에 가장 많은 공연예술 예산을 사용하고, 못지 않게 도립예술단(공공 공연단체) 운영에 비용을 쓰는 셈이다. 공공 공연시설 운영에는 가장 적은 자원을 투입하고 있다.
특히 공공 공연시설 운영은 전국 평균으로 보면 공연예술 예산의 21.5%를 차지했는데, 제주는 평균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주(17.8%)보다 공공 공연시설 운영의 비중이 낮은 지역은 충북(15.3%), 경남(17.0%), 경기(17.5%) 뿐이다.


공공 공연시설 운영 강화돼야, 예산 대비 도립예술단 역할도 주목
이번 공연예술조사에서 제주권 공연시설 재정자립도 통계를 보면, 소규모 시설과 대형 시설만 존재하는 열악한 상황이 확인된다.
이런 시설 통계뿐만 아니라 다른 통계들까지 함께 고려했을 때, 제주는 사실상 자생적인 공연 예술 생태계가 형성돼 있다고 볼 수 없다.

인구 1000명당 객석 수 현황을 보면, 제주는 23.2석으로 전국 평균(11.2석)의 두 배가 넘는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 공연장 가운데 1000석 이상의 종합공연장은 10.2%로 전국 평균(5.7%)의 두 배에 달하고, 300석에서 1000석 미만의 일반 공연장도 45.2%로 전국 평균(33.6%)을 넘는다. 그러나 300석 미만의 소공연장은 44.6%로 전국 평균(60.8%)에 한참 모자란다.
질적인 부분을 제외하고 양적으로만 평가하면 제주 지역 공연시설은 모자라지 않는다. 여기에 2027년 말에 들어서는 클래식 전용 공연장까지 감안하면, 공공 공연시설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가치 있게 운영할 지에 앞으로 집중적인 고민과 투자가 들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장르가 뒷받침되는 빼어난 공연이 보다 많아져야 할 것이다.
다만 앞선 통계에서 나타나듯, 공공 공연시설 운영에 투입되는 예산은 활동에 비해 상당히 적은 상황이다. 기획공연 예산, 기획·전문관리 인력 등 공공 공연시설 운영에 보다 많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도립예술단의 활동이 투입되는 예산만큼 양적·질적으로 나아져야 한다는 평가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