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 보이는 양시장, 하루만에 분위기가 바뀐 이유는? f. IBK투자증권 박근형 부장

#시장 동향

코스피는 26.27pt 하락한 2643.54pt로 출발했습니다. 외국인은 현선물 매도, 기관은 선물 매수로 출발했습니다. 갭 하락 출발한 시장은 외국인 선물 매도 규모가 확대되며 추가 하락했습니다. 반도체, 2차전지 등 IT 섹터가 부진한 가운데 한미약품 그룹주의 강세가 특징이었습니다. 그 외에 비만 치료제 관련 제약주, 광고, 웹툰, 미용기기, 화장품, 전력설비 등이 강세였습니다. 반도체는 대체로 조정세를 보였지만 제주반도체, 퀄리타스반도체, 케이씨텍, 네패스 등 기존 소부장 대장주의 강세는 이어졌습니다.

10시 기준 외국인은 선물을 1조 넘게 매도하며 시장 하방 압력을 높였습니다. 다만 10시 30분을 지나며 장중 반등을 시도했습니다. 중국 인민은행이 정책은행에 500억 달러를 투입하며 건설시장 지원을 위한 중국판 QE를 가동했다는 분석에 중국 상해종합이 상승 출발했기 때문입니다.

코스피는 반도체를 포함한 대형주가 지수 하방을 견인하며 낙폭을 확대했습니다. 전날 ASML이 대중 반도체 수출 금지 조치 여파로 급락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하락했습니다. 개인 매매 비중 높은 코스닥은 코스피 대비 소폭 하락했고 헬스케어, 토스 신규 상장 기대감에 관련주가 강세였습니다.

과매수권에 위치했던 외국인 선물 매매는 이날 1.6조원대 순매도를 기록했습니다. 연말 나타났던 배당 연계 차익거래의 되돌림으로 금융투자 중심의 기관 현물 매물이 출회되어 수급의 후폭풍에 증시가 흔들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외국인은 코스피 운수장비, 금융, 의약품, 통신을 매수했고 코스닥에서는 제약, 엔터 일부를 매수했습니다. 기관은 코스피 의료정밀, 전기가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을 매도했습니다. 코스닥에서는 일부 통신 관련주를 제외하고 매도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밤 사이 달러 반등과 더불어 위안화 약세,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자금 유출에 상승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유동성 여유를 확보한 한국전력이 강세를 보이며 전기가스업이 상승했습니다. 건설업은 최근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장중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외 업종들은 전반적으로 약세였습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어 전기전자가 하락했습니다. 2차전지 밸류체인 약세에 철강 금속, 화학이 하락한 반면 4분기 호실적 기대에 한국항공우주, 한화시스템 등 방산주의 강세는 뚜렷했습니다.

코스닥도 외국인, 기관 자금 유출에 하락했습니다. 업종별로는 셀트리온제약이 급등하면서 제약 업종이 상승세를 지속했습니다. 통신장비는 우주항공 테마가 부각되며 AP위성, 인텔리안테크가 급등한 반면 일반전기전자, 반도체는 약세였습니다.

오늘 밤 미국 경제지표 일정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12월 ISM제조업지수는 47.1로 11월(46.7)을 상회하고 11월 구인건수도 885만건으로 10월(873.3만건)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컨센서스대로 전월 수준을 상회하는 지표 호조가 나오면 금리인하 기대감을 추가적으로 후퇴시킬 수 있습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더 강해질 수 없는 상황에서 반대로 예상보다 부진한 결과가 나온다면 이는 오히려 경기 불안심리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현재로서는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후 12월 FOMC 의사록도 공개됩니다. 이를 통해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와 연준의 스탠스 간의 괴리가 축소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가능성 높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하락 트리거는 금리입니다. 지금 미국 금리는 연내 7회 인하 가능성까지 반영한 수준입니다. 12월 FOMC 연준 점도표인 연내 3회 인하에 비해 앞선 기대가 반영됐습니다. 전날 미국채 10년 금리가 전일대비 5bp 상승한 3.93% 기록해 28일 저점대비 14bp 상승했습니다. 연준보다 앞서가던 인하 기대를 좁히기 시작해 단기 조정 국면의 시작이 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업종 동향

1. 글로벌 변압기/전선 시장 호황 지속 기대... HD현대일렉트릭, 양호한 올해 매출 전망

전날 언론에 따르면 미국 내 노후 설비 교체 수요와 신재생 발전용 신규 투자가 맞물리면서 일진전기의 주력 제품인 변압기와 전선이 호황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최대 시장인 미국 내 대형 변압기 70%는 설치된지 25년이 넘었으며 평균 수명 30년을 고려하면 앞으로 최소 5년 이상 교체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충남 홍성에 있는 일진전기 변압기 공장은 지난해 내내 100% ‘완전가동’을 이어갔으며 황수 일진전기 대표는 "초고압 변압기 및 전선 시장이 호황기에 들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 장기 공급 계약 요청이 잇따르고 있어 증설 투자를 단행할 때"라며 "증자로 마련한 자금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해 수주 규모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 2024년 사업연도 연결 기준 매출액 3조3000억원 및 수주액 37억4300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을 공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HD현대일렉트릭, 일진전기, 제룡전기, 효성중공업 등 전력설비와 전선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2. 네이버 치지직 열풍에 따른 수혜 기대... 광고, 웹툰 상승

네이버의 새로운 게임 스트리밍(개인 방송) 플랫폼 '치지직' 열풍이 지속되며 '치지직' 흥행에 따른 광고 관련주들의 수혜 기대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네이버 치지직 앱 일간활성이용자(DAU)는 베타서비스 첫날인 지난달 19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평균 37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또 치지직은 일부 트위치 스트리머와 이용자들을 흡수하면서 지난달 20일 베타서비스 시작 하루 만에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에서 모두 인기 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 트위치와 아프리카TV MAU(월간활성이용자수)가 20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치지직도 베타 서비스 기간 적어도 MAU를 100만명 넘게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국내 시장에서는 엔비티, 모비데이즈, 지어소프트, 이엠넷, 와이즈버즈 등 광고 테마가 상승했습니다.

밸류파인더는 산업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웹툰 시장이 2021년 37억달러(한화 약 4.6조원)에서 2030년 561억달러(한화 약 7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 36.8%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전 세계 만화 시장규모는 2021년 기준 약 19.7조원으로 일본(1위), 미국(2위), 유럽(3위), 동남아(4위), 한국 순입니다. 각각 3.4조원, 3.3조원, 2.9조원, 2.4조원, 1.5조원 규모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만화시장 대비 디지털 만화앱 침투율은 일본 48.8%, 미국 16.8%, 동남아 21.4%, 한국 73.4%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국내 웹툰산업은 2017년 3799억원에서 2021년 1조5560억원으로 310% 성장해 연평균 성장률 42%를 기록했습니다. 2020년 디지털 만화시장 1위는 일본 4.5조원, 미국 1.8조원이빈다. 2021년 기준 유럽 만화시장은 2.9조원이고 유럽 시장 내 가장 큰 시장은 현재 프랑스 시장으로 약 4000억원 규모이며 디지털만화 침투율운 29.4%입니다.

웹툰, 엔터, 미디어 모두 코로나19로 인한 수혜를 받은 산업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웹툰산업은 미디어 제작사와 엔터산업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먼저 웹툰 산업 밸류체인별 R/S(Revenue Share)비율은 계약조건 및 스타성에 따라 비율이 다릅니다. 대략 스토어 30%, 플랫폼 35%, 작가 17.5%, CP사 17.5% 비율로 수익이 분배됩니다. 엔터산업도 회사와 아티스트 5:5로 나누되 스타성에 따라 R/S 비율이 달라지는 점이 비슷합니다. 또 B2C이기 때문에 세계관(SM광야 등)처럼 웹툰 만화 업계에도 세계관이 존재해 기존 팬덤을 가지고 확장하는 전략이 가능합니다.

반면 둘의 차이점은 작품당 소요 비용입니다. 상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작품당 2~3억원)과 영상화(회차당 10~20억원)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는 웹툰산업의 강점입니다. 12개월 포워드 PER은 엔터사 15~40배, 미디어 산업 14~27배 수준으로 리스크(제작 비용 등) 대비 수익성이 높고 IP를 직접 보유한 엔터사가 높은 Valuation을 부여받고 있습니다. 웹툰의 12개월 포워드 PER은 15.3배 ~ 27.4배 수준으로 아직은 미디어 제작산업과 비슷한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3. 美 테슬라·리비안 등 전기차 업체 주가 부진

지난밤 미국 증시는 국채금리가 반등하고 애플이 급락하며 대체로 약세를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기차 업체들의 주가도 약세였습니다. 테슬라(-0.02%)는 지난해 4분기 차량 인도량(48만4507대)이 시장 예상치(48만0483대)를 웃돌았지만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에 사상 처음으로 분기별 판매 1위 자리를 내줬다는 소식에 소폭 하락했고 리비안(-10.06%)은 4분기 차량 인도량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급락했습니다.

테슬라의 지난 4분기 인도량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같은 기간 52만6409대를 판매한 BYD에 비해서는 못 미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2023년 연간 전기차 판매량은 테슬라가 여전히 1위를 유지했지만 4분기에는 1위 자리를 내줬습니다. BYD는 테슬라보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모델을 갖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대상이 대폭 축소됐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IRA에 따른 세액공제(보조금) 혜택을 받는 전기차 차종은 19종으로 작년 43종에서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브랜드별 수혜 차종은 셰보레 2종, 크라이슬러 1종, 포드 3종, 지프 2종, 링컨 1종, 리비안 5종, 테슬라 5종으로 한국 브랜드는 없었습니다.

하나증권은 전기차 시장에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개별 전기차 모델들에 대한 보조금이 달라지는 것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부담을 낮추면서 선택할 수 있는 전기차 모델수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전기차 전체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보조금 대상에서 탈락한 모델들 위주로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고 잔류한 모델들은 가격 경쟁력을 통해 점유율이 상승하는 계기가 되면서 해당 업체들로 상대적인 수혜가 예상된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11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이 급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11월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역성장했습니다. 유럽 내 전기차 판매의 20~25%를 차지하는 독일의 성장률이 전년대비 40%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지난 9월 기업 대상 전기차 구매 인센티브를 중단한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습니다. 지난 12월 17일에는 개인 대상 보조금도 조기 중단됐습니다. 당초 2024년 말까지 지급할 예정이었습니다. 유럽 내 2~3위를 차지하는 프랑스에서도 역내 생산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하며 보조금 지급 대상 모델을 축소했습니다. 당분간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반면 미국의 수요는 견조합니다. 미국은 2024년을 기다리는 이연 수요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미국 구매자들은 2024년부터 전기차 구매 즉시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한화투자증권은 2차전지 업종 주가는 당분간 조정기를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주가 상승세는 금리 하락, 리튬 선물 가격 반등, IRA 세부사항 발표 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지만 전기차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리튬 가격은 바닥을 다지고 있지만 이는 이미 양극재 업종 주가에 선반영 됐다고 판단한다면서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2024년 우려보다 견조한 전기차 수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날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우신시스템 등 2차전지와 전기차 테마가 하락했습니다.


4. 애플, 아이폰16 판매 부진 전망... 관련주 하락

지난밤 뉴욕증시에서 애플이 투자의견 하향 조정 소식에 약 3.58% 하락했습니다. 바클레이즈는 애플에 대해 투자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매도에 해당하는 '비중축소(underweight)'로 하향 조정했고 목표주가도 기존 161달러에서 160달러로 낮췄습니다. 이는 지난 금요일 종가 대비 17% 가량 낮은 수준입니다. 바클레이즈는 “현재 아이폰15의 판매부진, 특히 중국에서의 부진은 올해 새로 나올 아이폰16의 판매 부진을 예고하고 있다”면서 “이는 애플의 하드웨어 판매에 전반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비에이치, LG이노텍, 아이티엠반도체, 덕우전자, 덕산네오룩스 등 아이폰과 휴대폰부품 테마가 하락했습니다.


5. 中 게임산업 책임 관리 사임... 게임 규제안 완화 기대

이날 언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새로운 온라인 게임 규제안을 발표한 직후 게임 업계 주가가 폭락하자 게임 산업을 감독하는 책임 관리가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의 직속 기구인 중앙선전부의 판권국 국장 펑스신이 사임했으며 이번 사임은 중국 당국이 일부 규제안을 철회할 수 있다는 신호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출판국 국장을 이렇게 해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규제 초안 발표로 인한 과도한 우려와 중국 게임사 주가 폭락이 해임의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과거 3년간 중국 정부의 게임 산업 탄압으로 가지치기는 충분히 이루어졌습니다. 많은 중국 개발사들이 경영난을 겪을 정도로 힘들어진 상황에서 정부는 이제 성장에 집중하고 판호발급을 통해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2월 말에 발표된 규제 내용들도 미성년자들을 단속하는 내용이 강력한 것이지 이는 이미 3년 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던 것들을 명문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가운데 과도한 BM과 시스템(거래소 및 아이템 거래 행위)이 타겟이 된 모바일 MMORPG는 영향을 피해가긴 어렵겠으나 한국산 게임들의 스킨 아이템 BM이나 캐주얼, 수집형RPG 장르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미 중국 모바일 게임 매출순위만 살펴봐도 주류는 모바일 MMORPG가 아닙니다.

따라서 우려로 인한 과한 주가 하락이 나타났지만 이번 상반기 성장 스토리를 기대할 수 있는 기업들에 대해 적극 매수를 추천한다고 밝혔습니다. 크래프톤과 조이시티 두 기업은 중국에서 서비스 중인 게임들의 BM이 스킨 아이템 판매 방식이다보니 규제의 영향권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두 회사 모두 오랜만에 유의미한 작품들이 출시될 예정이어서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 속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데브시스터즈는 초기 중국 성과가 긍정적으로 현재 매출순위 10위권대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쿠키런> IP가 지역색 가리지 않는 대중성을 가졌다는 투자포인트가 작동한 만큼 1월 19일 글로벌 테스트 예정인 <모험의탑>, <마녀의성>, <오븐스매시> 등 다양한 장르로 글로벌 확장을 진행하는 신작들이 좋은 성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날 국내 시장에서는 더블유게임즈, 조이시티, 네오위즈홀딩스, 룽투코리아 등이 상승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