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탈리안 럭셔리 브랜드 마세라티가 자사의 순수 전기차 라인업 ‘폴고레(Folgore)’의 극심한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최대 7천만 원 상당의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브랜드 최초의 전기 스포츠카 ‘그란투리스모 폴고레’와 컨버터블 모델 ‘그란카브리오 폴고레’는 각각 5만 달러(한화 약 7천만 원) 인센티브가 붙은 상태다.
하지만 소비자 반응은 예상 외로 냉담하다. 고성능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재고가 쌓이는 상황은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운드 없는 마세라티? 전기차가 불러온 정체성 위기

그란투리스모 폴고레는 751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전기 스포츠카로, 전장 4,960mm, 휠베이스 2,929mm 등 전통적인 GT카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란카브리오 역시 거의 동일한 크기와 설계를 바탕으로 전기 컨버터블의 감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여전히 V6 트로페오 엔진의 감성적인 배기음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으며, 전기차 특유의 무음 주행이 오히려 브랜드의 매력을 약화시켰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단순 성능으로는 럭셔리 감성을 대체할 수 없다는 현실이 드러난 셈이다.
SUV도 예외는 아니다, 그레칼레 폴고레, 3,400만 원 할인

세단뿐 아니라 전기 SUV ‘그레칼레 폴고레’도 최대 2만 5천 달러(약 3,400만 원) 할인 대상으로 포함됐다.
105kWh 배터리, 549마력, 82.4kg.m 토크를 갖춘 이 모델은 국내 기준 1억 5,230만 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전장 4,865mm, 전폭 1,980mm의 넉넉한 차체를 기반으로 한다.
그러나 동일한 이름의 내연기관 모델 ‘그레칼레 모데나’는 고작 3천 달러 수준의 소폭 할인만 적용되어, 브랜드 내에서도 EV와 ICE 모델 간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할인은 해답이 아니다, 브랜드 이미지 훼손 우려

단기적인 재고 처분과 판매량 확대를 위한 전략일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감수해야 할 리스크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천만 원대 할인은 결국 브랜드 가치 희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가격을 낮춘 대신 브랜드 정체성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BMW, 벤츠 등 경쟁 럭셔리 브랜드들도 전기차 단일 노선에서 물러나 하이브리드 모델의 강화라는 현실적인 대안을 채택하는 추세다.
마세라티다움의 본질, EV 시대, 해답은 어디에?

마세라티의 파격 할인은 단순한 재고 처리 이상의 질문을 던진다. 과연 ‘마세라티다움’은 무엇이며, 전기차 시대에 그 감성과 희소성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
무색무취의 파워트레인만으로 고급 브랜드의 자리를 지킬 수는 없다. 진정한 해답은 감성, 성능, 정체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새로운 ‘폴고레’ 전략에 달려 있다.
만약 이를 풀지 못한다면, 할인은 일시적 효과에 그치고 소비자의 선택은 다시 내연기관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