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잘 못 씹더니…'치매 닮은 병' 걸린 환자, 진짜 치매 왔다

박정렬 기자 2024. 10. 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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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압 수두증이면서 음식을 잘 씹지 못하는 환자는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성이 더 크다는 연구가 처음 나왔다.

이에 박용숙·이신헌 교수팀은 정상압 수두증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MRI 촬영 후 이미지의 질감을 분석하는 텍스처 분석기법을 이용해 저작근의 미세한 구조적 변화를 통해 해당 환자군에서 저작 장애 및 인지기능 저하 상관관계를 평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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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국제수두증학회에서 최초 발표
정상압 수두증에 저작근과 인지기능 간 상관관계 밝혀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정상압 수두증이면서 음식을 잘 씹지 못하는 환자는 인지기능 저하의 위험성이 더 크다는 연구가 처음 나왔다. 정상압 수두증은 뇌척수액의 불균형으로 인지기능 저하, 보행장애, 요실금 등의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신경학적 질환이다. 70세 이상 노인의 약 2%에서 발생한다.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박용숙·이신헌 교수팀은 최근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국제 수두증 학회(Hydrocephalus Meeting 2024)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서 저작근(씹기 근육)과 환자의 인지기능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최근 들어 음식을 씹는 '저작기능'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에 잠재적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저작근(씹기 근육)은 정상적인 씹기 패턴과 최적의 구강 건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저작근의 기능 장애는 영양 섭취 감소와 이에 따른 인지기능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데 학계의 의견이 모인다.

이에 박용숙·이신헌 교수팀은 정상압 수두증 환자 96명을 대상으로 MRI 촬영 후 이미지의 질감을 분석하는 텍스처 분석기법을 이용해 저작근의 미세한 구조적 변화를 통해 해당 환자군에서 저작 장애 및 인지기능 저하 상관관계를 평가 분석했다.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이신헌 교수


그 결과, 씹는 근육의 퇴행을 의미하는 이미지 이질성인 '엔트로피'(entropy)와 '픽셀 회색값'(pixel gray value)은 인지기능을 나타내는 '간이 정신상태검사 점수'(MMSE)와 치매 척도(Eide's classification)로 측정된 인지기능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지기능 장애가 있는 환자의 저작근 퇴행 척도인 엔트로피와 픽셀 회색값은 정상 인지기능을 가진 환자에 비해 모두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신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정상압 수두증 환자에서 인지기능 악화를 예측하기 위한 잠재적 도구로써 저작 근육 분석의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상압 수두증 환자의 치료에 기존의 주 치료 방법인 수술적 치료(단락술)와 함께 인지기능 장애를 고려한 재활 치료 프로그램을 병행하는 전략을 계획한다면 정상압 수두증 환자의 기능적 개선을 보다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유럽신경외과학회지'(Acta neurochirurgica) 최신 호에 게재됐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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