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李정권 ‘사법 보복’이 부른 弱者들의 고통

사실상 4심제인 재판소원 제도 시행과 함께 예상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법원에서 형이 확정된 범죄자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며 잇따라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청구하기 시작했다. 피해자 입장에선 날벼락 같은 일이다. 3심을 통해 확정된 가해자가 갑자기 확정되지 않은 가해자로 바뀌면서 끝난 줄 알았던 고통이 되풀이 된다.
먹방 유튜버에게 수천만원을 뜯어내 징역형이 확정된 유명 유튜버가 “대법원이 위법 수집 증거로 유죄를 확정했다”며 재판소원을 청구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돈을 갈취당한 이후 대법원 판결까지 걸린 3년 동안 피해자는 고통과 불안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얼마 전 형 확정으로 이제 겨우 고통에서 벗어나는가 했더니 가해자의 무죄 주장을 헌재가 다시 검토하게 된 것이다. 한 나라의 사법 질서가 이래도 되나.
법 시행 이후 이틀 동안 헌재에 접수된 재판소원은 36건이다. 공갈, 성추행, 존속 폭행 등 파렴치 범죄가 다수 포함돼 있다. 당연한 일이다. 이런 범죄일수록 가해자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온갖 구실로 사법 심판에서 벗어나려 하기 때문이다. 재판 자체를 피해자를 괴롭히는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재판소원 제도가 이들에게 피해자를 괴롭힐 기회 하나를 더 준 셈이다.
앞으로 이런 경우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헌재는 재판소원이 연 1만~1만5000건 제기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파렴치한 가해자, 4심까지 감당할 수 있는 돈 많은 범죄자, 재판을 오래 끌어야 유리한 정치인일수록 제도를 악용하려고 할 것이다. 반대로 약한 피해자일수록 무한 재판의 굴레에서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 권리 확대’가 아니라 ‘범죄자의 권리 확대’인 것이다.
함께 시행된 법 왜곡죄는 나라를 고소·고발이 난무하는 사법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법 왜곡죄로 고발하자 한 시민단체가 고발한 변호사를 무고 혐의로 고발했다고 한다. 없어도 될 법을 만들어서 일어나는 일이다. 재판소원과 법왜곡죄 신설은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재판을 뒤집은 대법원에 대한 대통령과 민주당의 보복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그들의 싸움에 왜 약한 국민이 피해를 입어야 하나. 유튜버 사건의 가해자 측 변호인은 “재판소원과 법왜곡죄를 추진한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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