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승 비행 자동차 ‘에어카’ 출시 코앞…가격은 람보르기니 1대값?

하늘과 도로에서 2인승 비행 자동차를 볼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슬로바키아에 본사를 둔 클라인 비전(Klein Vision)은 2인승 비행 자동차 ‘에어카(AirCar)’를 내년부터 양산한다고 밝혔다. 이 차는 도로 주행 모드에서 최고속도 200km/h로 제한되지만, 비행 모드에서는 250km/h까지 낼 수 있다.

5.8m 길이의 쿠페 차체 뒤편에 접혀 있던 날개가 펼쳐지면 8.2m 날개폭을 갖춘 비행기로 탈바꿈한다. 에어카는 내년부터 소비자들이 잘 갖춰진 도로와 활주로 중 원하는 곳을 골라 이용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가격은 람보르기니 레부엘토 한 대 수준인 80만 달러(약 11억 1906만 원)로 책정될 전망이다.

지난 5년간 비행 자동차 업계에서는 클라인 비전의 에어카 시제품을 지켜봐 왔다. 그러나 프로토타입 제작과 실제 양산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번에 공개된 양산형 렌더링은 앞 유리창이 더 길어져 전면 오버행이 짧아 보이며, 펜더 속 헤드램프 대신 톱니 모양 통풍구가 자리 잡고 라이트가 전면으로 이동한 점이 눈에 띈다.

거대한 리어 윙과 중앙 장착 프로펠러 등 기본 형태는 시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으며, 1980년대 그룹 C 레이서와 제2차 세계대전 기록물인 록히드 P-38 라이트닝의 혼합 같은 인상을 준다.

동력계 구성에도 변화가 있다. 이전에는 BMW 1.6리터 엔진을 얹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산형 에어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업체 제품을 장착해 276마력을 발휘한다. 옵션으로는 316마력, 335마력 버전도 선택할 수 있다. 공차중량은 800kg에 불과하다.

시제품을 비행기로 전환하는 데는 날개를 펴는 데 약 2분이 소요되는데, 이는 컨버터블 차량의 지붕 개폐 속도보다 느린 것이다. 또한, 기압 조절이 되지 않는 비가압식 캐빈이기에 최대 고도는 10,000피트(약 3,050m)로 제한된다.

이는 같은 가격대의 세스나 스카이호크 경비행기가 실제로 도달할 수 있는 고도와 큰 차이가 없다. 또한, 이러한 경비행기의 경우 활주로에 착륙한 뒤에는 자동차처럼 집까지 운전해 갈 수 없다.

에어카는 틈새 시장용 비행 자동차처럼 보일 수 있지만, 클라인 비전은 항공 모빌리티 산업이 2034년까지 1,620억 달러(약 228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히 트랙용 차량에 지루해진 부자들만을 위한 완구가 아니라, 항공 택시 등 상업적 수요도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요금은 비싸겠지만, 당분간 에어카를 구입할 수 있는 소비자는 소위 ‘1퍼센트’ 계층이 될 것이며, 일종의 ‘초호화 우버(uber-Uber)’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