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공감각적 분위기 양평 주택 ‘화조풍월’

거주 공간에 대한 희망사항은 사람의 성향마다 다르지만 예비 건축주라면 한번쯤 자연 속 주택을 꿈꿔본 적이 있을듯하다. 주택 ‘화조풍월花鳥風月’ 건축주는 다양한 기능의 집약체인 편리한 아파트 생활을 뒤로하고 자연과 가까운 집을 짓고자 했다. 기존에 거주하던 아파트는 40평 남짓의 규모로 가족이 요구해온 주택의 크기와 큰 차이가 없었다. 프로젝트의 시작은 200평이 넘는 대지 크기에 비해 작은 주택이 주변 자연과 어떻게 균형 있는 관계를 맺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진행 박지현 기자 | 글 자료 김미희, 고석홍(소수건축사사무소 소장) | 사진 노경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양평 옥천면
용도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906.00㎡(274.06평)
건축면적  282.33㎡(85.40평)
연면적     229.73㎡(69.49평)
             본채 295.34㎡(89.34평)       
              1층 165.34㎡(50.01평)
              다락 56.41㎡(17.06평)
              별채 34.49㎡(10.43평)
건폐율      31.16%
용적률      25.37%
설계기간   2020년 12월 ~ 2021년 6월
시공기간   2022년 3월 ~ 2023년 3월
설계         소수건축사사무소 02-461-2357 https://sosu2357.com
시공          NNM건축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노출콘크리트
             외벽 - 노출콘크리트
             데크 - 콘크리트 폴리싱
내부마감  천장 - 노출콘크리트, 친환경페인트
             내벽 - 친환경페인트
             바닥 - 원목마루(지복득 마루)
계단실     디딤판 - 원목마루(지복득 마루)
             난간 - 제작유리난간

단열재     지붕 - 압출법보온판 1호
             내벽 - 경질우레탄폼
창호        AL시스템창호(이건창호)
현관문     제작 단열도어
조명        제작 간접도어
주방기구  제작 주방가구(올라운드스트디오)
위생기구  플랫라운드(더존테크, 아메리칸스탠다드)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귀뚜라미)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집열판 6KW
열회수환기장치  콤프에어 Q360(젠더)

작업은 주택과 자연이 맞닿는 접점을 확장하기 위해 외부 공간 역시 방과 같은 개념으로 인식하고 전체 대지를 활용해 배치가 아닌 평면계획에 중점을 두고 진행했다. 또 빛과 그림자, 소리, 계절, 시간 등 비물리적인 요소의 물성을 이용해 자연의 변화를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했다. 주택은 넓은 땅에서 집과 자연이 최대한 닿을 수 있도록 낮게 펼쳐진 단층으로 계획했다. 가족의 상징적 공간이 될 중심부에 계획한 큰 지붕은 주변 환경과 열린 관계를 맺으며 내·외부 공간을 확장시킨다. 숲과 가장 가까운 산자락 끝에는 계절을 좀 더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반외부 성격의 별채를 계획하고 작은 마당을 통해 본채와 연계했다.

본채 주방면의 반 타원형 벽과 거실 천장이 연결되며 독특한 공간감을 자아낸다.
본채 거실에서 바라본 응접실 풍경
본채 마당은 콘크리트 벽으로 외부 풍경을 정돈하며 단정한 분위기를 보인다.

내부 영역감 조성하는 담장

대지 전면은 큰 도로변과 정리되지 않은 나대지에 인접해 있는데 이처럼 열악한 조건과 달리 높은 위치의 땅은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저 너머로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담장은 어지러운 주변 환경과 거리를 두고 풍경과 적극적인 관계 맺기를 위해 건축물과 연결된 벽으로 계획했다.

벽은 시각적 경계를 만들면서 영역화된 정원이 경계 없는 외부 마당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도록 하부가 열려 있고 떠있는 구조로 계획했다. 육중한 콘크리트를 띄우기 위해 반영한 물결 형태의 벽은 조경을 에워싸며 정원의 영역감을 조성한다.
땅과 띄워진 틈 사이의 낮은 정원 영역에는 초화류 등을 식재해 계절과 시간에 따른 정원과 외부마당의 경계가 흐려지도록 계획했다. 파동 치는 벽을 배경으로 하는 중간 정원 영역에는 잎이 무성한 여름에는 바람과 빛에 잘 반응하고, 겨울에는 벽을 배경으로 드러나는 줄기의 미감을 고려해 식재를 계획했다.

건축주의 요구로 천장과 벽의 경계에 창을 내 하늘을 끌어들였다.
마당에서 바라본 본채 침실 전경
본채 정원 풍경
본채 담장은 물결이 파동치는 듯한 디테일을 보인다

가족 간 특별한 기억 공유할 중심 공간

화조풍월은 넓은 대지 중심에 가족을 위한 공간을 배치하면서 시작됐다. 기존 집들과 달리 거실과 주방이라는 기능의 제안에 그치지 않고 세대를 연결하는 공용공간의 기억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 따라서 크게 비워진 중심 공간은 가족 간의 다양한 활동으로 채워질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구성했다. 또 한 지붕 아래 서로 맞대어 사는 가족에게 반원형의 큰 지붕을 제안했다.

이에 천장은 최소한의 구조로 지지하면서 창을 열면 안팎의 정원과 연결되는 루樓가 되고 마감은 내·외부 경계를 모호하게 하기 위해 노출콘크리트 구조를 그대로 드러냈다. 떠 있는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지붕 네 면의 벽과 만나는 경계에는 틈을 만들어 집 안에서도 하늘을 보며 시간의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했다. 노출 콘크리트의 거친 마감은 해와 달을 보며 살고 싶다는 건축주에게 달의 표면을 연상하게 하는 은유와 감각의 장치이기도 하다.

삼각형 형태의 본채와 별채 사이의 마당
별채에서 본채로 가는 외부통로 상부를 개방해 하늘 풍경이 유입된다.
별채에는 뒷산 풍경을 담은 긴 세로창과 쉼을 위한 자쿠지 공간을 마련했다.

빛과 자연의 조화 고려한 주택 외부 마감

주택을 감싸는 노출 콘크리트는 서로 다른 질감의 표면이 각 공간의 감성과 맞닿는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르게 드러난다. 땅과 직접 닿는 기단부는 연속된 느낌의 표면 쪼기(치핑) 방식을 적용했고 사람의 손이 가장 많이 닿는 중간 부분은 매끈한 합판 거푸집을 활용했다. 정원 중간부는 식재의 계절 변화와 빛의 움직임을 받아들이기 위해 다소 거친 질감이 균질하게 드러나도록 표면 갈기를 적용했다.

빛을 가장 많이 받아들이는 건축물 상부는 시간에 따라 다른 방향과 깊이의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따라서 집이 자연과 더욱 입체적으로 반응하도록 각재 심기 후, 탈거해 가장거친 세로 줄무늬의 질감을 줬다. 별채는 목재를 사용해 천연 나무에 빛이 닿으면서 노출 콘크리트와 같이 회색으로 변하는 질감을 통해 자연스러운 시간의 흔적을 보여주고자 했다.

주택 외부는 빛과 계절의 변화에 따라 얼굴색을 달리한다.
별채와 본채 지붕은 주변 산세와 중첩된 풍경을 만들어낸다
세 가지 다른 기법의 노출콘크리트 디테일을 적용해 고유한 분위기를 풍기는 주택 외부

화조풍월은 집 안팎으로 변화하는 자연을 담아내기 위한 다각적 시도의 결과물이다. 건축주의 섬세한 니즈가 반영된 주택은 상징적 지붕 아래 무색, 무취의 비워진 명상적 공간이 되고 오랫동안 가족들에게 온전한 휴식과 특별한 기억의 경험을 공유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