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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불암에서 이제훈으로, '수사반장 1958' 주목 할 3가지
'수사반장 1958'의 이제훈(왼쪽)과 '수사반장'의 최불이 만났다. 전설적인 수사반장 박영한 형사의 젊은 시절을 그리는 이제훈을 위해 최불암은 드라마의 1회에 특별출연 형식으로 참여한다. 사진제공=MBC

무려 35년 만의 부활이다.

한국 드라마를 상징하는 작품이자, 범죄 수사물의 대표작으로도 꼽히는 '수사반장'이 35년 만에 새로운 이야기로 돌아왔다. 19일 밤 9시50분 시작하는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극본 김영신·연출 김성훈)이 시청자를 찾아온다.

'수사반장'은 1971부터 1989년까지 MBC에서 방송한 장수 드라마다. '박영한 반장' 최불암을 중심으로 지금은 고인이 된 배우 김상순과 조경환 남성훈 등으로 이뤄진 5명이 수사관들이 실제 일어났던 범죄를 해결하는 활약상을 그려 사랑받았다. 방송 당시 최고 시청률이 70%까지 치솟은 사실에서 작품의 막강한 존재감이 확인된다.

MBC는 '수사반장'의 리부트 기획에 돌입하고 '열혈사제' 시리즈와 '빈센조' 등을 집필한 박재범 작가에게 크리에이터를 맡겨 새로운 이야기를 구축했다. 오랜 기획과 작업 끝에 '수사반장'이 '수사반장 1958'로 다시 탄생했다.

● 최불암에서 이제훈으로... 청년 박영한의 이야기 다룬 프리퀄

'수사반장 1958'은 원작보다 시간을 더 과거로 돌려 박영한 반장의 청년 시기를 다룬다. 원작이 1970년대~1980년대 중년의 박 반장을 통해 당시 사회를 그렸다면 이번 '수사반장 1958'은 배경을 1958년으로 정하고 박영한 형사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그 출발에 주목한다.

이제훈이 연기하는 청년 박영한 형사는 경기도 소도둑 검거율 1위에 빛나는 인물. 드라마는 그가 부패한 권력에 맞서 각종 범죄를 소탕하는 과정에 집중한다.

하지만 여전히 '수사반장'을 상징하는 존재는 최불암이다. 그 역할을 이어받은 이제훈은 여러 부담 속에서도 "최불암 선생님의 정신을 계승했다"고 밝혔다.

최불암은 '수사반장 1958'의 첫 회에 특별출연으로 등장한다. 이제훈은 대본 리딩을 함께 한 기억을 떠올리며 "선생님 앞에서 젊은 시절의 박영한을 연기해야 해서 굉장히 떨렸고 제대로 했는지조차 기억 나지 않을 정도로 정신이 혼미했다"고 돌이켰다.

그런 이제훈에게 최불암은 "박영한 형사의 안에는 화가 가득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들려줬다. 이에 이제훈은 "외적으로 선생님을 따라 하는 건 힘들지만 정신과 마음을 그대로 계승해 박영한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작품에 임한 각오를 밝혔다.

'수사반장 1958'의 한 장면. 부패한 권력자들에 맞선 젊은 형사들의 분투를 그린다. 사진제공=MBC

● 히어로의 탄생 어떻게 그릴까

'수사반장'은 한국 수사물의 시작을 연 대표적인 작품이다. 꼭 본 방송으로 드라마를 관람한 중장년 시청자가 아니더라도 2030세대에게도 그 명성이 이어지고 있는 레전드 작품이다.

한국영화와 드라마의 소재 확장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03년 '살인의 추억'으로 범죄 스릴러 장르를 새롭게 개척한 봉준호 감독 역시 '수사반장'을 향한 존경의 마음을 영화 안에 풀어낸 바 있다. 송강호 등 형사들이 취조실에서 짜장면을 먹으면서 '수사반장' 시그널 음악을 따라하면서 본방사수하는 장면은 '살인의 추억'의 명장면으로도 꼽힌다.

덕분에 '수사반장 1958'은 원작을 기억하는 올드팬 뿐 아니라, 레전드 수사물의 재탄생을 기대하는 시청자의 궁금증도 자극한다.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은 "어린 시절에는 박영한 반장의 수사팀이 실제로 존재하다고 믿었을 만큼 영웅이었다"며 "이런 히어로는 어떻게 탄생하게 됐을까 궁금했고, 그런 궁금증으로 수사반장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김성훈 감독은 2017년 현빈과 유해진 주연의 영화 '공조'로 781만 관객 동원에 성공하고 이듬해 159만명을 동원한 판타지 사극 '창궐'로도 주목받은 연출자다. 이번 작품을 통해 드라마 시리즈에 처음 도전해 "박영한이 영웅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펼친다.

드라마 '시그널' 등을 통해 수사물을 소화한 이제훈은 이번 '수사반장 1958'에 대해 "항상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에 초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MBC

● "범인을 잡고 싶은 집념의 인물" 이제훈의 각오

이제훈은 젊은 박영한으로 극을 이끈다. 명작을 이어가는 프리퀄의 주연으로 나선 만큼 부담감이 크지만 "박영한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각오로 작품에 임했다.

이제훈이 그리는 젊은 박영한 형사는 나쁜 이들을 응징하고, 약한 사람은 어떻게든 보호하려는 인정 많은 인물이다. 무엇보다 극의 배경인 1950년대 후반 사회 문제 중 하나인 소도둑을 기막히게 잡는 실력자라는 설정부터 흥미를 자극한다.

다만 앞서 주연한 SBS '모범택시' 시리즈와 그 보다 먼저 엘리트 경찰 역을 소화한 tvN '시그널'에서도 범죄를 추적해 응징하는 캐릭터를 소화한 만큼 이번 작품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출발한다.

이제훈은 "'수사반장'의 시그니처 사운드가 우리에게 내재돼 있지 않나"면서 "프리퀄을 만드는 시도 자체에 관심이 컸다"고 돌이켰다.

이어 "장르물이란 점에서(앞선 출연작과 겹치기에) 어떻게 하면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며 "박영한이 지닌 휴머니즘, 항상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반장 1958'은 소도둑 검거 전문인 박영한 형사와 개성 넘치는 동료 3인이 팀을 이뤄 부패한 권력에 맞서는 이야기다. 제작진은 극의 배경인 1958년을 '야만의 시대'로 정의했다. 이어 "부패한 권력의 비상식을 상식으로 깨부수는 민중 형사에 관한 이야기"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그 책임을 짊어진 이제훈은 "작품을 하면서 이번 만큼 화가 많이 난 적이 없었다"며 "정말 나쁜 놈들을 잡아야 한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얼마나 작품에 깊이 빠졌는지 엿보이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