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냐?’ 제네시스 G80, BMW 530i보다 비싸진다고?

제네시스 G80과 BMW 530i 비교

미국에서 ‘가성비 끝판왕’으로 불리던 제네시스 G80이 BMW 530i보다 비싸지는 충격적인 현실이 눈앞에 다가왔다. 한국만 25% 관세 직격탄을 맞으면서 그동안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위협해온 제네시스의 핵심 무기가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25% vs 15%, 한국만 ‘나홀로 관세지옥’

9월 24일 미국 정부가 유럽산 자동차 관세를 27.5%에서 15%로 대폭 인하하면서, 한국 자동차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일본 역시 지난 16일부터 15% 관세 적용을 받는 반면, 한국만 여전히 25% 고율 관세에 발목이 잡혀있다.

현재 제네시스 G80 2.5T는 미국에서 5만845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BMW 530i(5만9900달러), 벤츠 E350(6만3900달러), 아우디 A6(5만8100달러)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하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왔다.

하지만 25% 관세가 모두 반영되면 상황은 완전히 뒤바뀐다. G80 가격이 7만3062달러로 치솟으면서 BMW 530i(6만8885달러)보다 4177달러, 아우디 A6(6만6815달러)보다 6247달러나 비싸지게 된다. 벤츠 E350(7만3485달러)과도 불과 423달러 차이만 날 정도로 가격 우위가 완전히 사라진다.

‘가성비 킬러’ 무너진 제네시스, 현지생산 카드 꺼내든다

제네시스가 특히 큰 타격을 받는 이유는 GV70을 제외한 모든 모델을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기 때문이다. 반면 BMW와 벤츠는 이미 미국에 대규모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BMW X5, X6와 벤츠 GLE, GLS 등 주력 SUV들은 모두 미국 현지에서 생산되고 있어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다.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

현대차그룹은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확대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재 앨라배마 공장에서 GV70만 생산하고 있지만, 앞으로 G80, GV80, G90 등 주요 라인업의 현지 생산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내년 출시 예정인 대형 전기 SUV ‘GV90’이 미국 현지 생산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기아, 매달 7000억원 관세폭탄

관세 파장은 제네시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현대차의 베스트셀러 투싼도 마찬가지 위기에 직면했다. 현재 2만9200달러로 폭스바겐 티구안(3만245달러), 도요타 라브4(2만9800달러)보다 저렴하지만, 25% 관세가 반영되면 3만6500달러로 뛰어 모든 경쟁차종보다 비싸진다.

전기차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아이오닉5는 현재 4만2600달러로 폭스바겐 ID.4(4만5095달러)보다 저렴하지만, 관세 반영 시 가격이 역전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분기에만 관세 영향으로 합산 1조6142억원의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현 수준 관세가 지속될 경우 매달 7000억원 가량의 관세 부담을 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상반기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2위 수익성을 달성한 현대차그룹의 입지마저 위협할 수 있는 수준이다. 현대차그룹은 상반기 영업이익 13조86억원을 기록해 폭스바겐그룹(11조467억원)을 처음 뛰어넘었지만, 관세 장기화로 이 성과마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한국 자동차업계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관세를 소비자 가격에 전가해 경쟁력을 잃거나, 자체 부담으로 수익성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현지 생산을 확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거나. 그동안 ‘가성비’라는 강력한 무기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온 한국차의 새로운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