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잘보이려 자존심 포기…김치를 ‘파오차이’라 부르는 北유튜버

맹성규 매경닷컴 기자(sgmaeng@mkinternet.com) 2023. 4. 2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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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판 유튜브에 등장한 북한 여성 ‘연미’의 모습. [사진출처 = 비리비리 캡처]
최근 영어와 중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북한 유튜버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북한이 최근 체제 선전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유튜브를 적극 활용하면서 새로운 인물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모양새다.

북한은 지난 2003년 대외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개설해 운영하는 등 인터넷을 체제 선전에 활용해왔다.

평범한 북한 주민들은 인터넷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유튜브는 실제 북한 당국이 운영하는 대외 선전용으로 짐작된다.

CNN은 최근 전문가들이 이들 채널을, 북한의 고위층 주도로 고안된 체제 선전 캠페인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북한 유튜버 ‘연미’가 우리 고유음식인 김치를 중국식 채소 절임 ‘파오차이’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중국판 유튜브 비리비리와 중국판 틱톡 더우인의 북한 공식 계정에 ‘누나가 평양의 봄을 보여줄게’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분홍색 투피스를 입고 영상에 등장한 연미는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거나 미소를 보이며 유창한 중국어로 “나는 평양을 사랑하고, 평양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공개된 ‘북한 소녀 전통 만두 만들기, 맛있는 요리법 공유’라는 제목의 영상에는 문제의 김치를 다루는 부분이 포함됐다.

철갑상어 회를 먹은 뒤 맛을 평가하고 있는 북한 유튜버 유미. [사진출처 = 유튜브]
해당 영상에서 연미는 자신이 직접 요리하는 과정을 공유하면서 “김치는 톡특한 전통음식이다. 조선인들은 김치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며 “김치 만들기는 식은 죽 먹기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다”고 말했다.

이때 연미는 김치를 ‘파오차이’라고 언급했다. 김치의 올바른 중국식 표기는 ‘신치’다. 파오차이는 중국식 절임 채소다. 연미는 파오차이 외에도 만두를 ‘자오즈’라고 언급하는 등 중국식 단어를 사용하며 중국민들을 거스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최근 ‘동북아역사 리포트’에 실은 ‘음식도 발효를, 생각도 발효를’이라는 글에서 “중국과 한국의 절임원이 전혀 다르기에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중국이 후한 말기 채소절임 기술을 한국에 전해줬다는 주장도 입증할 근거가 없다”며 “중국의 파오차이는 채소절임 단계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한편, 북한 유튜버 ‘유미’(YuMi)는 지난 3월에 평양의 한 수산물시장에서 철갑상어를 먹는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서 유미는 옥류관에서 ‘냉면 먹방’을 선보였던 바 있다.

박성철 북한인권정보센터 연구위원은 CNN에 “유미의 영상은 북한 정권이 대본을 짠 ‘잘 준비된 연극’처럼 보인다”면서 “유튜버들이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고 희귀 사치품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이들이 모두 고학력자이며 고위 관리들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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