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의원들, 정부에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 인정하라” 진상규명 촉구

배시은 기자 2025. 8. 3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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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 요청서 전달
일본 간토대지진 94주기인 2017년 9월 1일도쿄도 스미다구 요코아미초 공원 내 조선인 희생자 위령비 앞에서 열린 조선인 희생자 추도식에서 참석자들이 위령비에 헌화하고 억울하게 희생된 이들의 넋을 위로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일본 야당 국회의원들이 정부에 1923년 간토 대지진 당시 벌어졌던 조선인 학살의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검증하는 의원 모임’은 전날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요청서를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등에게 전달했다.

요청서는 간토 대지진 직후 발생한 조선인 학살과 관련된 자료를 모아 이를 검증하고 학살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모임은 “조선인 등을 학살해 유죄 판결이 나온 사건이 여러 건 있고, 그중에는 판결문이 현존하는 사건도 있다”며 “적어도 간토대지진 이후 조선인이 복수의 일본인으로부터 학살됐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고 했다.

모임 대표를 맡은 입헌민주당 히라오카 히데오 의원은 “공생 사회를 구축하려면 재해가 발생했을 때 특정 민족을 대상으로 하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가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모임은 지난 2월에 조직됐다. 일부 의원들은 2023년 간토 대지진 100년을 맞아 당시의 공문서 등을 들어 국회에 질의를 지속해왔다.

일본 정부는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없다” “내용에 관해 확정적인 것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학살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아오키 카즈히코 관방부장관은 요청서를 받은 뒤 “과거의 사실을 정리한 확실한 기록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이전과 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간토 대지진은 도쿄와 요코하마 등이 있는 일본 간토 지방에서 1923년 9월1일 발생했다. 지진으로 10만여명이 사망했다.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 “방화했다” 등의 유언비어가 유포돼 군경과 자경단 등이 조선인 약 6000명을 살해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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