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카드가 여신금융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박창훈 신임 사장이 이 같은 특명을 달성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총력을 쏟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2024년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삼성카드에 뒤처지는 성적표를 받았다. 신한카드가 1분기 순이익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7% 감소한 1357억원을 올렸다.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2024년 1분기 대비 3.7% 오른 1844억원을 거뒀다.
두 곳의 순이익 차이를 비교하면 487억원이다. 2024년 한 해 동안의 신한·삼성카드의 순이익 차이가 925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차이가 더욱 벌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성적이 갈린 주된 이유는 연체율 증가에 따른 대손충당금 규모 확대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신한·삼성카드의 연체율은 각각 1.61%, 1.12%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신한카드가 0.10%p, 삼성카드는 0.04%p 올랐다. 신한카드의 연체율(1.61%)는 2015년 3분기(1.68%) 이래 제일 높다.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대손충당금 또한 255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3.8% 증가했다. 반면 삼성카드의 대손충당금은 같은 기간 1753억원에서 1740억원으로 감소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더욱이 신한카드는 신한금융그룹 '비은행 계열 1위' 타이틀마저 신한라이프에 내주게 됐다. 신한라이프는 올 1분기 1652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신한카드의 빈자리를 메꿨다.
박 사장은 업계 1위 탈환에 더해 그룹 내 비은행 효자라는 자존심을 회복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의 인적 쇄신, 사장단 교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인물인 것을 고려하면 실적 반등이 절실한 셈이다.
박 사장은 연체율 증가에 따른 어려운 업황 속에서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기업정보조회업 등 데이터를 활용한 신사업 발굴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박 사장이 빅데이터 마케팅팀 부장과 신성장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신한카드의 데이터 기반 사업을 이끌어 왔다는 장점을 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는 올해 3월2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정관상 사업목적에 기업정보조회업을 추가했다. 기업정보조회업은 수집한 기업이나 법인의 신용정보를 분석 및 가공해 제공하는 사업을 뜻한다.
신한카드의 고객수가 업계 1위인 만큼 이미 확보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기업정보조회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25년 3월 기준으로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회원 수는 1436만5000명이다.
올해 신한카드는 2013년 출범했던 빅데이터연구소를 'A&D연구소'로 개편하며 인공지능(AI)과 데이터 사업을 통합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4월에는 국내 최초의 민간데이터댐 사업인 그랜데이터(GranData)의 회원사 협업을 확대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이마트가 그랜데이터에 합류하게 되면서 모빌리티·유통 품목의 이중 데이터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신한카드가 2019년 이후 6년 만에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엄 전략에 나선 것도 박 사장 취임으로 나타난 변화다.
신한카드는 올해 2월 이용 금액에 따라 고객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카드 '더베스트엑스(The BEST-X)'를 출시했다. 연회비 수익 확대를 위해 우량 고객 확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는 중고차 금융 시장 참여도 확대했다. 신한카드는 최근 롯데렌탈이 운영하는 플랫폼 '마이카 세이브'에 중고차 금융 전용 상품을 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롯데렌탈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을 뼈대로 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중고차 금융 시장은 경기 악화에 따라 신차 판매가 주춤하게 되는 상황 속에서 점점 활성화하고 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24년 10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드·캐피털 회사의 중고차 금융 규모는 지난해 6월 기준으로 16조원이다. 중고차 금융 시장 규모는 중고차 할부, 리스, 구매 자금 대출을 모두 합해 산출했다.
박 사장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방침은 신한카드의 비카드 분야 실적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신한카드의 올 1분기 영업수익 1조4754억원 가운데 신용카드를 제외한 분야의 비중은 46%(6794억원)에 이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할부금융 675억원, 리스 1964억원, 기타 4156억원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는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 환경 속에서도 자본 효율적 성장에 기반한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며 "수익성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최적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직 개편 등 내부 정비를 지속하고 시장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며 양적·질적 혁신으로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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