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재고 개교준비 막바지… 대안교육을 공교육의 품으로
단재고의 첫 학생이 될 합격자 명단이 오는 22일 발표된다. 학교 교과과정에 이어 학생이 선발되면서 사실상 학교 운영을 위한 모든 준비가 마무리되는 셈이다. 단재고는 위기의 충북 교육 더 나아가 한국 교육에 새로운 지향점을 제시해줄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처음 가는 길인 만큼 아직까지 대중에게 뚜렷한 이미지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단재고의 추진 과정과 IB교육 접목 등을 3차례에 거쳐 싣는다. <편집자 주>
단재고는 개인맞춤 미래형 공립고등학교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2019년 12월 충북도교육청은 단재고 설립과 관련한 수요조사를 시작했다.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한다고 밝히며 논의를 구체화시켰다.
당시 단재고는 학생이 배우고 싶은 것을 스스로 배우는 기숙형 학교로 밑그림이 그려졌다.
2020년 7월에는 교육부의 ‘대안학교 설립 사전공모’에 선정되며 학교 설립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개인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해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이 정규교육과정을 뛰어넘는 학생들의 잠재 능력을 최대한 발현시켜준다는 구상은 그동안 사설 교육기관 위주로 운영되던 대안교육을 공교육의 품으로 끌어들이는 새로운 시도였다.
이미숙 중등교육과장은 "학생들 중 논리정연하고 넓은 시야와 분석력, 직관력 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이상하게 시험만 보면 성적이 잘 안오르는 친구들이 있다. 일반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자신을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만큼 추진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2022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했지만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를 ‘삼수’ 끝에 통과하는 등 예산 반영을 비롯해 학교 설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개교 시기가 늦춰졌다.
2023년 7월에는 교과과정을 전면 재설정하기로 하면서 또다시 개교 시기를 미뤄야 했다.
도교육청은 기존 설정한 교과과정이 보통교과(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한국사) 단위(시수)가 부족해 학생부종합전형으로 응시할 수 있는 대학의 선택폭이 좁았다는 점을 고려해 보통교과를 늘렸다.
학생모집을 하려면 7월말까지 교육과정이 완성돼야 하고 교원과 공무직 인력규모도 결정해야 하는데 시간이 촉박한 점도 개교 연기 이유였다.
올해 4월까지 교육비전과 교육과정 초안이 마련됐고 5월부터는 개교준비팀이 활동을 개시했다.
결국 궤도수정을 마무리하고 올해 7월 교육과정과 입학전형이 ‘충청북도 대안학교 설립운영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사실상 개교를 확정할 수 있었다.
지난달에는 신입생 원서접수를 마감하고 선발과정을 진행 중이다. 평균 경쟁률은 2대1이다.
이미숙 과장은 "첫해라 다소 걱정도 있었지만 학생과 학부모님들의 관심이 많아 다행"이라며 "글쓰기 전형에서 보니 수준 높은 학생들이 눈에 띈다. 마지막까지 학교 설립 취지에 맞게 학생들을 잘 선발해 미래 인재로 기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도교육청은 1단계에서 학생부 서류평가 점수(300점 만점)와 글쓰기 점수(200점 만점)를 합산해 모집 인원의 2배수 이내에서 1단계 합격자를 뽑아 지난 8일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최종 합격자는 오는 22일 발표된다.
앞서 학교는 가덕중 건물을 리모델링해 준비했고 교원은 도교육청 내부적으로 가닥이 잡혀 정기인사 때 반영되는 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이로써 학교 운영에 필요한 학교, 교육과정, 교사, 학생이라는 4가지 요소가 모두 갖춰졌다.
도교육청은 최종 합격자를 대상으로 이달 내년 2월까지 토의·토론, 글쓰기, 발표형 수업에 학생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사전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2학년 전입생 모집은 다음달부터 진행된다.
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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