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만 전문가 "위고비, 잘못 쓰면 말짱 도루묵"
비만도 질병인데…비급여 항목, 가격 천차만별
중단하면 원상태로…생활 습관도 개선해야
엄연한 '치료'…정상 체중은 부작용 발생 위험
식욕 억제로 탈수→콩팥 손상 위험 부작용도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경곤 (아시아 오세아니아 비만학회 회장)
꿈의 비만약이라는 별명이 붙은 비만 치료제 위고비. 여러분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덴마크에서 만든 약인데요. 한 달에 한 번씩 약 68주간 투약을 했을 경우에 약 15%의 몸무게가 감량된다라고 하면서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켜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가 된 치료제입니다. 이게 우리나라에도 상륙을 했습니다. 그런데 비만은 질병입니다. 그리고 이건 비만 치료제입니다. 마치 미용 목적의 보조제처럼 일반에 인식이 되면서 이게 불법 판매도 횡행하고 있다고 하죠. 걱정이 좀 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좋은 약은 잘 알고 적절히 쓸 때 빛을 보는 거니까요. 전문가의 설명 들어보죠. 아시아 오세아니아 비만학회의 김경곤 회장 연결이 돼 있습니다. 회장님 나와 계십니까?
◆ 김경곤>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위고비. 이게 체중 감량 원리가 어떻게 되는 건가요?
◆ 김경곤> 이 약은 실제로 물론 공장에서 약물로 만들어지긴 하지만 우리 몸 안에서 자연적으로 분비되는 장 호르몬을 약간 변형시켜서 약물로 만든 거거든요. 그래서 이 호르몬이 음식을 먹으면 뇌에 작용을 해서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데 직접적으로 뇌에 있는 식욕 중추에서 음식을 더 이상 먹고 싶지 않게 만드는 그런 원리로 해서 체중이 빠지게 되죠.
◇ 김현정> 그게 GLP1이라는 호르몬인가요?
◆ 김경곤> 맞습니다.
◇ 김현정> 원래는 몸에서 뭘 먹으면 이게 나와가지고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건데 이 위고비 안에는 그 호르몬과 유사한 것이 들어가서 몸에 머물면서 포만감을 계속 그득하게 느끼게 해 준다, 그런 거군요.
◆ 김경곤> 맞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 투약합니까?
◆ 김경곤> 일주일에 한 번 피하 주사로 투여하게 되고요. 아직까지는 당뇨약으로만 승인된 경구용, 먹는 약으로 나온 것도 있습니다.
◇ 김현정> 일단은 투약을 하는데 이게 병원에서 맞는 그런 주사 방식은 아니고 펜 타입이라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펜 타입으로 맞아서 얼마나 지속이 돼요? 한 번 맞으면.
◆ 김경곤> 한 번 맞으면 약효는 1주 이상 충분히 지속이 되거든요. 그래서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일주일에 한 번 투약하면 충분히 약효가 잘 유지가 됩니다.
◇ 김현정> 일주일에 한 번, 그럼 한 달이면 4번 정도를 맞는다는 이야기인데 비용은 어떻게 책정이 됐을까요?
◆ 김경곤> 그게 조금 문제인데요. 이게 현재는 전혀 건강보험에 아예 적용이 안 되는 상태기 때문에 이런 약재들은 쉽게 그냥 일반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상태는 급여하고 전혀 관계가 없어서 판매자가 가격을 임의대로 마음대로 정할 수가 있어요.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럼 한 달에 한 80만 원 듭니다라고 지금 얘기가 되던데 그것도 사실은 딱 정해진 건 아니군요.
◆ 김경곤> 그렇죠. 판매하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더 비싸게 받는 데도 있고 조금 저렴하게 판매하는 데도 있고 병원이나 약국에서 모두 다 판매를 하고 있기 때문에 판매하는 병원, 약국, 모두 다 가격이 서로 다른 상태입니다.
◇ 김현정> 이게 덴마크에서 만든 약인데 삭센다라는 약 만든 곳하고 같은 곳이라면서요.
◆ 김경곤> 네, 삭센다를 만든 회사에서 이것을 만들었고 그 약재의 분자 구조도 굉장히 비슷한데 그거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그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 김현정> 원리가 비슷해요? 삭센다하고.
◆ 김경곤> 원리는 아예 같은 거죠. 기본 원리는.
◇ 김현정> 아예 같은 거예요. 그럼 다른 점은 뭡니까? 삭센다하고 다른 점은.
◆ 김경곤> 삭센다는 매일 1회 투여를 하고 그다음에 이 호르몬이 우리 몸에서 분비가 되지만 식욕이 잘 억제되지 않는 것은 이 호르몬이 충분히 강하게 작용을 해서 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좀 잘 안 되고 다른 효소에 의해서 금방 분해되는 문제점이 있거든요. 그래서 그러한 약점을 보완을 해서 삭센다를 만든 건데 그거를 이게 분해가 더 잘 안 되게 하고 그다음에 이것이 오랫동안 지속이 되면서 뇌 안에서도 더 강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이렇게 그걸 살짝 이렇게 여러 가지 테스트를 통해서 변형을 해서 효과를 강화시킨 거죠.
◇ 김현정> 매일 맞는 삭센다에 비해서 이건 한 번 맞으면 일주일을 간다는 점, 그리고 포만감의 효과도 더 강하다는 점. 여러 가지로 강화가 됐다는 이야기고 가격은 보니까 한 6배 비싸더라고요. 비싸요. 비싼 가격의 약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전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어서 이게 물량 충족이 안 될 정도인데 왜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됐나 보니까 미국의 연예인들, 유명인들, 이런 사람들이 효과를 봤다고 사진 올리고 그러면서 그랬다면서요. 일론 머스크 같은 사람들.
◆ 김경곤> 그렇죠. 미국의 경우에는 사실 제약회사에서는 별로 의도하지 않았는데 그런 SNS 통한 바이럴 광고 효과가 뜻하지 않게 굉장히 컸던 것 같고요.
◇ 김현정> 얼마나 빠진 거예요? 그들은. 지금 사진도 보여드리고 있습니다만.
◆ 김경곤>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임상연구를 통해서 평균 15% 정도가 빠진다고 하면 이게 조금 자기가 더 생활습관 개선에 신경을 쓰면 20% 이상도 빼는 사람들이 많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아주 뚜렷하게 체중이 빠졌던 거죠.
◇ 김현정> 68주 임상시험한 결과를 보니까 68주면 1년하고도 한 4개월 되거든요. 1년하고 4개월 정도를 쭉 하면 한 15% 정도가 평균적으로 빠지더라. 이런 게 입소문을 타면서 전 세계가 난리가 난 건데 궁금한 점. 그러면 이걸 맞다가 끊으면 다시 돌아갑니까? 아니면 쭉 유지가 됩니까?
◆ 김경곤> 맞다가 끊으면 다시 돌아가죠. 그러니까 이 비만이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거의 같은 성격의 병이라고 이해를 하셔야 하고 혈압약을 먹다가 끊으면 혈압이 다시 확 올라가듯이 비만 치료제를 쓰다가 중단을 하면 다시 원상태로 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렇게 이해를 하셔야 하고요. 그래서 좀 비만 같은 경우에는 아직까지도 생활 습관이 중요하기 때문에 생활 습관을 바꿔야 하는데 이 식욕이라는 것이 뇌에서 식욕 중추에서 자동으로 이렇게 조절되는 거기 때문에 뇌가 조금 먹고 싶다. 그런다고 해서 의지가 잘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대다수거든요. 그래서 약의 도움을 좀 받는다, 이 정도를 생각하시면서 생활습관을 바꾸는 데 초점을 맞추셔야지 그냥 약만 가지고 빼겠다 하면 끊으면 다시 원래대로 바로 돌아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 김현정> 그냥 포만감을 주는 약이기 때문에 여러분 이걸 끊고 나면 그냥 다시 찌는 거예요. 또 먹으면 또 찌는 거예요. 이렇다는 거지 이게 영원히 쭉 유지된다. 이런 게 아니라는 걸 일단 말씀을 해 주셨고 더 중요한 건 선생님 비만은 질병이죠?
◆ 김경곤> 네, 비만은 질병이죠. 그 자체가 삶의 질과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하고 그것 때문에 의학적인 측면에서도 개인에게 굉장히 큰 문제를 주지만 비용적인 면에서도 사회에 큰 보건비용을 부담시키기 때문에 이거는 굉장히 현대에서 아주 문제가 되는 질병입니다.
◇ 김현정> 비만이라는 질병을 가지고 있어서 치료를 해야 되는 사람. 막 심혈관계도 걱정되고 당뇨병도 걱정되고 이런 사람들한테만 복용하게 하는 치료제인데 문제는 지금 그게 아니라 정상 체중이고 심지어 마른 사람들이 더 마르고 싶어서 이걸 불법적으로 구입한다는 거예요. 이 실태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 김경곤> 이제 더 이게 정상 체중인 분들이 자기의 체중이 더 늘지 않고 좀 더 빼려고 노력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좋은 점도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아직까지는 그래도 비만율이 낮은, 특히 여성 비만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주된 원인이 그런 정상 체중인 사람들이 진행을 막고 예방을 위해서 열심히 이렇게 관리를 하시는 건 좋은 측면이 있는데 그거를 약물까지 써가면서 할 필요가 있느냐. 약물은 굉장한 부작용 발생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것은 권고를 하지 않는 거고 더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비만이라는 게 꼭 체중만 가지고 보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심혈관 질환이라든지 아니면 체중이 너무 많이 나와서 무릎 관절이 굉장히 안 좋아서 걷기도 힘들다든지 여러 가지 복잡한 합병증들이 굉장히 많은데 그런 분들이 더욱더 적극적으로 이런 의학적인 도움을 받아서 체중을 감량할 필요성이 더 우선시되는 거죠.
◇ 김현정> 그렇죠. 그러면 우리가 알아야 될 것이 그럼 어떤 사람들 처방받을 수 있어요? 어느 정도 비만부터 복용하면 됩니까? 이 기준 하나가 궁금하고 아까 부작용도 이게 있다는 걸 알아야 된다. 그러니까 비만이 심각해서 이걸 꼭 복용해야 하는 사람 아니면 이걸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 부작용 때문이지 않습니까? 그 부분도 짚어야 될 것 같아요. 먼저 이것을 복용해라라고 권할 수 있는 비만의 기준은 어느 정도입니까?
◆ 김경곤> 그래서 체질량 지수라고 해서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을 보통 편리하게 기준으로 삼는데 체질량 지수가 30을 넘어가거나 아니면 27이 넘어가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의 비만 합병증을 함께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사용이 되도록 지금 식약처 승인을 받은 상태죠.
◇ 김현정> 그게 BMI 지수라고 하는 건데 이 계산하는 방법은…
◆ 김경곤>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눕니다.
◇ 김현정> 그렇게 나눈 것이 BMI 지수. 이게 27 넘어가는데 다른 병이 있다 하면 복용 가능. 아니면 BMI 지수 자체가 30 넘어가면 복용 가능 이렇게 지금 말씀하셨어요. 부작용은 어떤 게 있을까요?
◆ 김경곤> 부작용은 자잘한 것까지 따지면 굉장히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이렇게 좀 아셔야 할 몇 가지 중요한 부작용은 일단은 갑작스럽게 식욕이 확 떨어지면 이렇게 물도 잘 안 드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래서 탈수가 굉장히 심하게 올 수가 있는데 심한 탈수는 콩팥에 손상을 줍니다. 그래서 급성 콩팥병이 생겨서 콩팥 기능이 떨어져버리는 그런 문제점이 있을 수 있고요. 그다음에 꼭 위고비뿐이 아니라 강력한 체중 감량을 하면 담석이 잘 생겨요. 그리고 담석에 의해서 담낭염도 잘 생기는데 이거 자체도 문제지만 특히 요즘같이 해외여행을 많이 가시는 경우에 외국에서 여행을 갔다가 이런 것이 생기면 급하게 외국에서 응급실 가서 수술도 받으셔야 하고 아주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어요. 그리고 혈당이 잘 조절이 되지 않는 2형 당뇨병 환자들에서 위고비를 잘못 쓰면 오히려 당뇨병의 합병증인 망막증이 원래 혈당 조절이 잘 되면 좋아져야 하는데 반대로 혈당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확 나빠져서 시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 김현정> 그렇군요.
◆ 김경곤> 그래서 아주 큰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는 않기 때문에 부작용을 꼭 감안을 하셔서 이런 것들에 대해서 주의사항을 잘 설명을 듣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의 효과가 훨씬 더 이익이 굉장히 크다. 이럴 때 쓰시는 게 좋죠.
◇ 김현정>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라는 게 사실 있잖아요.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했을 때 얻는 이득이 더 큰 경우에 항상 쓰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 경우도 역시 고도비만, 초고도 비만 환자들만 권한다, 이런 말씀을 좀 정확하게 하셨고요. 선생님 그런 생각은 드네요. 진짜 고도비만, 초고도 비만 환자들은 심각해요. 이거 심각한 질병입니다. 그런데 그 환자들이 덥석 이 치료제를 복용하기에는 너무 비싼데 그런 환자들한테는 건강보험 적용이 좀 돼야 되는 건 아닌가요?
◆ 김경곤> 그 말씀이 지금 비만학계의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이거를 지금 아예 그냥 건강보험 외에 영역으로 놔둔다는 것은 사실은 정부가 비만을 질병으로 바라보지 않고 미용의 측면으로 바라본다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약재 약가에 전혀 조정이 안 되는 거죠. 정말 판매자가 수요 공급의 원칙에 따라서 임의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 가격을 정해버리는 그런 시스템이 돼버리는데 이게 비만을, 현재 정책은 그냥 미용처럼 놔두면서 이렇게 환자들이 이런 거를 임의로 하지 말고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해라, 이렇게 말하는 것도 조금 이렇게 어폐가 있는 부분이 있죠.
◇ 김현정> 그러네요.
◆ 김경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이렇게 약 가격이 물론 공급가, 제약사에서 실제로 도매에 공급하는 가격은 삭센다와 비교해서 그렇게 큰 차이는 안 나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런데 왜 이렇게 비싸요? 그러면 시중에서는.
◆ 김경곤> 그러니까 소매 단계에서 이익을 많이 붙이는 거죠.
◇ 김현정> 마진이 많이 붙는군요. 유통 과정에서. 지금 찾는 사람은 많고 물량은 달리고 하니까.
◆ 김경곤> 네, 그게 지금 문제인데 그러니까 그렇지 않아도 싼 가격은 아닌데 거기에다가 필요 없는 마진까지 더 붙어버리니까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이게 가격이 너무 비싸서 쓰기 힘든 그런 상황이 되는 것이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어떤 분들은 그러세요. 아니, 살찌는 거 의지의 문제 아니에요? 무슨 보험을 적용시킵니까? 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서 말하는 건 그냥 살 좀 쪘네가 아니라 초고도 비만 환자, 그러니까 의지의 차원이 아니라 정말 치료를 요하는 그 정도 환자를 말하는 거고 그런 경우에는 보험 혜택까지도 좀 있어야 되지 않나. 특히 저소득층은 접근할 수 없는 가격이기 때문에 그런 이슈들이 있다는 거 좀 말씀을 드리고요. 오늘 여기까지 설명 들어야겠습니다. 회장님 고맙습니다.
◆ 김경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화제의 인터뷰, 그야말로 화제의 약물 위고비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아시아 오세아니아 비만학회 김경곤 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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