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가 며칠째 말수가 줄었다는 분이 계셨습니다. 어디 불편한가 싶었지만 묻기가 조심스러웠다고 합니다.며칠을 두고 보다가 결국 저녁에 말을 꺼냈습니다. 그때 들은 대답이 뜻밖이었습니다.

화가 난 것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본인이 뭔가 잘못한 줄 알았다고 합니다. 며칠 동안 무슨 말을 했는지 되짚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화가 난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그저 요즘 할 말이 줄었다고 했습니다. 그 말이 더 무겁게 들렸다고 하셨습니다.

매일 같은 하루가 이어졌다
아이들이 다 나가고 나서 집이 조용해졌다고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하고 치우면 오전이 갑니다. 오후에는 텔레비전을 켜 두고 앉아 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그 시간을 한 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먼저 물어봐 준 게 처음이었다
아내는 왜 그러냐고 물어봐 준 것이 오랜만이라고 했습니다. 평소에는 밥이나 물건 이야기만 오갔기 때문입니다. 그 말에 남편은 할 말이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녁에 잠깐이라도 앉아서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다. 특별한 내용은 없어도 그 시간이 다르다고 하십니다.

말이 없어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그 이유가 늘 다툼은 아닙니다.오늘은 무슨 일 있냐고 한 번 물어보시면 좋겠습니다. 그 질문이 대화의 시작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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