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배터리 빠졌다?” EV5 배터리 변경에 쏟아지는 반응

“LG인 줄 알고 샀는데…” 기아 EV5, 중국산 배터리 논란에 소비자 혼란

기아가 국내 출시를 앞둔 전기 SUV EV5에 중국산 CATL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하면서, 일부 소비자들이 사전계약 취소를 고민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브랜드 측은 가격 경쟁력 확보 차원이라는 입장이지만, 배터리 변경 과정에서의 소통 부족이 논란을 키운 모양새다.

기아 EV5는 전기차 대중화를 위한 핵심 모델로 주목받아 왔다. 합리적인 가격과 EV9을 연상시키는 디자인, 준중형 SUV라는 실용적 포지셔닝 덕분에 사전 계약 초기부터 높은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최근 알려진 배터리 공급처 변경 소식이 이 같은 분위기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출시되는 EV5는 기존 예상과 달리 중국 CATL의 81.4kWh NCM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초기에는 국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략적 판단 끝에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CATL 제품이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 변경 배경에는 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글로벌적으로 EV 수요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아는 EV5를 실구매가 4천만 원 초중반대로 유지하기 위해 단가 절감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CATL의 배터리는 국산 동급 제품 대비 약 30~40%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기아는 시장별 이원화 전략도 함께 구사하고 있다. 북미형 EV5에는 LG 배터리를 적용하고, 국내·일부 아시아 시장에는 CATL 제품을 적용하는 멀티 트랙 공급체계를 통해 공급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것이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다수가 채택 중인 방식이며, 기술적 차이보다는 가격과 생산 최적화 측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일부 소비자에게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커뮤니티에서는 “배터리 브랜드를 믿고 계약했는데, 출고 직전에 바뀌었다”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으며, 계약 철회 의사를 밝히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에게 있어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보수적이며, 정서적 거부감도 작지 않다.

CATL은 글로벌 1위 배터리 제조사로 꼽히지만,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는 국내 브랜드보다 낮게 평가된다. 기아 측은 해당 배터리의 성능과 내구성은 이미 다양한 차량을 통해 검증됐으며, 효율과 안정성에서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가 ‘전기차 신뢰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소비자와의 사전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EV5 배터리 변경은 단순한 부품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기아는 가격 경쟁력 확보라는 실리적 판단을 택했지만, 그 과정에서 국산 부품 사용에 대한 소비자 기대를 간과했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사례가 국내 배터리 산업 생태계에도 중장기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향후 기아가 EV5의 실제 주행 성능, 충전 효율, 품질 평가 결과를 얼마나 투명하게 공개하고 소비자와 소통할지가 향후 판매 흐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V5는 기아의 전기차 전환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만큼, 이번 논란의 수습 과정이 향후 브랜드 이미지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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