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tecture Corner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귀농한 건축주가 주택살이를 시작한 땅은 초원과 바다가 둘러싼 곳이다. 이젠 나에게 맞춰진 공간에서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있다는데 그가 이곳에 그린 집의 모습은 과연 어떤 형상일까.
진행 남두진 기자│글 자료 건축사사무소 SINTIM│사진 진효숙 작가
DATA
위치 전남 함평군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지상),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중보 구조(기단)
대지면적 610.00㎡(184.53평)
건축면적 121.50㎡(36.75평)
연면적 148.82㎡(45.02평)
1층 104.69㎡(31.66평)
2층 44.13㎡(13.35평)
건폐율 19.92%
용적률 24.40%
설계기간 2022년 9월 ~ 2023년 1월
시공기간 2023년 5월 ~ 2024년 2월
설계 건축사사무소 SINTIM
010-3258-7585 office@sintimarch.com
시공 ㈜제이에스종합건설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징크
외벽 - 외단열 STO
데크 - 콘크리트 폴리싱 위 하드너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
내벽 - 실크벽지
바닥 - 강마루, 타일
단열
지붕 - R32 그라스울 보온판
외벽 - R19 그라스울 보온판
바닥 - 경질우레탄보드
계단 디딤판 - 미송집성목
창호 이건창호
도어
현관-㈜실크로드
실내-영림도어
주방가구 삼육오디자인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건축주는 원래 도시에서 아파트 생활을 하던 분이었다. 함평에 연고를 두신 부모님 댁 근처에서 소를 키우는 사업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귀농한 경우였다. 이런 사연을 가진 건축주와 집짓기의 첫걸음을 떼면서 우선 건축주가 매입한 땅을 알아보기로 했다.
땅을 처음으로 마주한 순간 바다를 향한 푸른 초원이 인상 깊었다. 그 뒤로 펼쳐진 바다의 수평선도 보통의 바다와는 달랐다. 다도해상이 마치 바다 위에 얹어진 산처럼 바다 끝을 둘러싸고 있던 것이다. 대지와 마을은 일정 거리 이상으로 떨어져 있었지만 섬들로 위요된 바다 풍경 덕분에 홀로 동떨어진 분위기는 아니었다. 오히려 포근한 느낌을 주는 곳이었다.







각 기능에 맞춰 3채로 나눈 집
본격적인 설계에 앞서 상담을 나누는 자리에서 클라이언트는 주거의 각 기능에 따른 실의 구분을 명확히 해달라는 의사를 전했다. 거실과 주방조차도 가까이에 배치돼야 하겠지만 소리와 냄새 그리고 시각적으로는 차단됐으면 한다는 요구사항에서 오히려 주택 전체의 큰 틀을 잡을 수 있었다.
주변에 이웃한 집이 없었기에 넓게 밭으로 펼쳐진 둥근 언덕배기 대지에 도심 속 집처럼 우뚝 솟은 건물보다는 나지막하게 땅에 붙어 여러 개의 채가 자연스럽게 툭툭 놓인 모습을 그렸다. 그렇게 집은 크게 3채로 나뉘게 됐다. 현관과 손님방이 있는 거실채, 식당이 있는 주방채, 현관으로부터 가장 안쪽에 있는 안방채. 그중 아이들 방은 거실채 위로 올려 집의 중심을 잡았다. 처음에 그린 모습은 단층이었지만 건폐율의 제약과 2층 다락방을 꿈꾸는 아이들을 위해 중간 거실채는 두 개 층이 됐다.
각각의 채에서는 멀리 펼쳐진 원경의 바다와 함께 시선을 반대로 돌리면 마을과 산도 볼 수 있다. 거실채, 안방채와 관계하는 뒷마당에는 낮은 담장을 두르고 그 안에 조경을 적절하게 계획해 근경 풍경도 마련하고자 했다.






구조를 활용해 한층 풍요로워진 집
벌레가 많은 시골집 특성을 고려해 기단은 콘크리트 매트기초 지중보 구조로 하고 지붕보 길이를 조절해 땅에서 60cm 이상 띄웠다. 이 기단은 외벽에서 적게는 60cm, 많게는 2m까지 연장해 뒷마당의 툇마루가 되기도 하고 식당 앞의 외부 테라스가 되기도 한다. 기단 일부는 건물 1층 벽 높이까지 올려 현관이 있는 앞마당의 담장이 되고 일부는 뒷마당의 낮은 담장이 되기도 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 급격하게 오른 공사비로 인해 집의 구조는 비교적 저렴한 경량 목구조로 결정됐다. 기둥과 보의 시공 방식인 중목구조와 다르게 경량 목구조는 벽식 구조라 목구조체가 석고보드 벽체에 가려지므로 실내에서 이를 시각적으로 즐길 수가 없다. 이를 보완하고자 기본 구조는 벽식 경량 목구조로 채택하되 각각의 채마다 적절하게 기둥과 보를 섞어 쓰는 구조로 변형해 실내에서도 목구조체를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계획했다. 언뜻 보면 마치 중목구조와 같아 보인다.



건축주는 기존 아파트에서는 꿈꿀 수 없었던 반려견을 마당에서 키우게 됐다고 한다. 담장의 경계가 모호하고 주변이 넓게 펼쳐진 초원 같은 밭이다 보니 어느 날은 반려견이 놀다가 너무 멀리 가버려서 찾느라고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고. 또 밭 한가운데 위치하다 보니 주변에서 농작물을 많이 나눠주는 덕분에 곳간은 늘 풍부하다고 한다.
요즘에는 날이 따뜻해져서 바닷가 쪽으로 산책로를 만들거나 직접 조경까지 하고 있다는데 도심생활을 정리하고 전원생활을 시작하면서 다양한 일을 경험하는 만큼 건축주의 주택살이가 늘 재미있는 이벤트로 가득하기를 기대한다.
홍익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플래닝코리아, 건축동인, 사무소효자동에서 실무를 익혔다. 2022년에 건축사사무소 SINTIM을 개소하고 운영 중이다. 현재 주택을 비롯한 다양한 건축 설계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