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개업 수익, 위치와 전략 따라 '천차만별'…대형병원 인근은 월 1000만원 넘어
의료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약국 창업. 최근 조제료 인상과 건강기능식품 시장 확대 등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성공 여부는 입지 선택과 운영 전략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약국 수익 구조가 과거와 달라졌다"며 체계적인 사전 분석을 강조하고 있다.

약국 수익 구조의 변화…'조제료 의존'에서 '다각화'로 전환
2025년 1월 기준 약국 조제료가 전년 대비 2.8% 인상되며 3일분 처방 기준 6,800원이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월 평균 조제 수익은 1,000~2,000만원대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으나, 지출 항목에서 재료비가 80% 이상을 차지해 실제 순이익은 10~2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서울 강남구의 한 대형병원 인근 약국은 월 4억 7,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1,000만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반면, 동네 약국들은 월 70만원 적자를 내는 등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같은 격차는 처방전 유입량 차이에서 비롯되는데, 대형병원 인근 약국은 하루 300~400건의 처방을 처리하는 데 비해 일반 동네 약국은 50건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역별 수익 격차…서울 강남 vs. 지방 소도시 '5배 차이'
약국 수익 지역차가 심화되는 추세다. 2023년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소재 약국의 최고 연매출은 810억원에 달한 반면 최저 매출은 8,700만원으로 93배 차이를 보였다. 서울·광역시 약국의 월 평균 영업이익(718만원)이 중소도시(239만원)의 3배를 웃도는 것도 주목할 점이다.
입지 선택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권리금 시장도 과열되고 있다. 2023년 현재 월 조제료 1,000만원 이상 약국의 권리금은 조제료의 18배, 순이익의 22배 수준으로 4년 전보다 20% 이상 상승했다. 서울 대형병원 인근의 경우 권리금이 2억 8,000만원까지 치솟아 신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익 극대화 전략…'고객 DB 구축'이 성패 가른다
휴베이스의 2025년 컨퍼런스에서는 "고객 특성과 구매 이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약국이 매출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사례가 소개됐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에 따라 PMS(약국 관리 시스템)를 활용한 맞춤형 마케팅이 필수 요소로 부상하고 있으며,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 확대(2025년 1월 법제화)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정비용 관리도 핵심 과제다. 월 조제료 2,000만원 약국 기준 월세는 600만원, 인건비 700만원을 넘지 않아야 영업이익이 발생한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특히 2025년 들어 카드 수수료와 보험료가 인상되면서 지출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신규 개업자 충격…'리베이트' 요구에 진퇴양난
창업 초기 투자비용이 평균 1억 4,200만원에서 5억원까지 폭이 넓은 만큼 자금 조달 계획 수립이 관건이다. 그러나 일부 병원에서 약국 개설 시 인테리어비 명목으로 3억원을 요구하는 등 불법 리베이트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며 업계의 숙제로 남아있다.
프랜차이즈 가맹도 주의가 필요하다. 2023년 기준 온누리H&C, 리드팜 등 주요 프랜차이즈의 당기순이익 성장률이 20%대를 유지했지만, 가맹비와 초기 투자비 회수 기간(평균 16개월)을 정확히 계산하지 않으면 오히려 적자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래 전망…'디지털 헬스케어'와의 연계가 관건
2025년 건강보험공단의 원격복약지도 시스템 도입이 예고되면서 온라인-오프라인 병행 운영 모델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식약처는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플랫폼 구축을 지원하며, 이와 연계한 지역 약국 네트워크 형성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고객 건강 데이터를 활용한 예방 의료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야 생존할 수 있다"며 "단순 조제에서 벗어나 종합 건강관리 센터로의 변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약국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본격화되면서 전통적 운영 방식에서 벗어난 혁신적 접근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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