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선 “일 할 때 MBTI는 정반대, 비우고 채우는 과정 반복”(DNA러버)[EN:인터뷰③]
[뉴스엔 이하나 기자]
정인선이 배우로서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이후의 목표를 밝혔다.
지난 10월 6일 종영한 TV CHOSUN 주말미니시리즈 ‘DNA러버’(극본 정수미, 연출 성치욱)는 수많은 연애를 실패한 유전자 연구원이 유전자를 통해 자신의 짝을 찾아가는 오감 발동 로맨틱 코미디로, 정인선은 유전자 연구원 한소진으로 분해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매력을 전했다.
평소 MBTI에 과몰입한다는 정인선은 “요즘 만나면 MBTI를 물어보지 않나. 배우들끼리 만났을 때도 자연스럽게 MBTI를 물었다. 절대 내가 먼저 묻지 않았다(웃음). 그걸 들으면서 ‘그 사람의 특성이 이렇구나’,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겠구나’라고 생각한다. 사람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게 좋은가 보다. 관찰하고 분석하는 게 좋고, 사람 사이의 관계성을 보는 것도 좋다”라고 극 중 한소진과의 공통분모에 대해 말했다.
2년의 공백을 깨고 안방극장에 복귀한 정인선은 공백기 동안 배우로서 자신을 돌아보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DNA러버’를 통해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는 정인선은 “스스로 그 전과 달랐던 게 있다면, 전에는 10가지가 있으면 3개를 뺀 나머지는 끝까지 고심해서 안 하거나, 절제하려고 했다. 이번에는 10가지를 해야 한다면 13~15가지 준비해서 그냥 다 했다. 웃어야 할 때도 ‘이렇게 웃으면 너무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다 없애고 그냥 웃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건 톤이 안 맞지 않을까?’, ‘이건 내 연기 인생에 안 맞지 않을까?’ 걱정 할 때가 있지 않나. 이번에는 어디까지 웃고, 울고, 화내고, 그걸 빠르게 표현해서 스스로 납득시킬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다”라며 “감정이 많은 친구여서 갑자기 웃다가 울기도 하고, 화내다가도 웃는 친구였다. 난 빠르게 감정이 움직이는 성향은 아니어서 그 부분을 해낼 수 있다면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라고 덧붙였다.
자신의 MBTI를 INFP라고 밝힌 정인선은 “일터에서 만난 분들이 내 MBTI를 들으면 항상 놀라더라. I(내향형)인 것에 놀라고 종종 T(사고형)로 보시는 분들이 많다. 일하는 걸 기준으로 문항을 넣어 보니까 정확히 반대로 ESTJ가 나오더라”며 “나는 일상과 일을 정확히 분리한다. 일을 할 때 자신과 아닐 때의 간극 사이에 교집합을 만들어서 캐릭터를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엄청난 작품 앓이보다는 비우고 채우는 도화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워야 다시 채우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뭔가 채워져 있으면 과부하가 오더라. 이게 어렸을 때부터 해서 그런 건가 싶었는데, 어렸을 때부터 했다고 다 나 같지 않더라”고 설명했다.
1996년 SBS 드라마 ‘당신’으로 아역 데뷔한 정인선은 여전히 연기는 어려운 영역이라고 정의했다. 정인선은 “인터뷰 때마다 ‘이제 몇 년 차던데’라는 말을 하신다. 아직 햇수에 걸맞은 배우는 아닌 것 같다. 계속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야 하니까 늘 초면인 거다. 항상 비우는 과정을 거치니까 더 그런 것 같다. 늘 새롭고 짜릿하긴 한데 너무 어려워서 양쪽을 오갈 때 나름대로 잘 채워와야 한다”라며 “뭔가를 배우면서 비우거나, 여행으로 새로운 것을 담아 오거나, 그 조각들을 캐릭터에 쓰게 되더라”라고 답했다.
머지않은 데뷔 30주년 계획도 있냐는 질문에 정인선은 “30주년이라고 하기에는 중간에 쉬었던 기간도 있다. 20대 때는 ‘중간에 이 정도 쉬었고요’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계속 그걸 부정하는 것도 아닌 것 같지만, 30주년은 축하하지 않고 그냥 넘어갈 거다(웃음)”라고 말했다.
정인선은 최근 프리다이빙으로 새로운 것들을 또 채우고 있는 중이다. 정인선은 “작품 끝나고 조명 감독님께서 나와 이태환, 이수빈을 새벽 해루질에 데려가 주셨다. 거기서 게, 소라도 잡고 라면 끓여 먹는데 너무 재밌더라. 수빈이가 프리다이빙이 취미다. 해루질을 장소를 검색하는데 울릉도 스킨해루질이 있더라. 그걸 보고 바로 등록해서 배우고 있다”라며 “작품을 끝낸 후 내 것을 비우고 새롭게 쏟을 수 있는 곳으로 프리다이빙을 찾은 것 같다. 이걸로 채우면서 느끼는 게 있을테니까, 이것과 교집합을 찾을 수 있는 배역과 작품을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정인선은 “시기마다 시절인연(모든 현상은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처럼 작품을 만난다고 생각한다. 물론 선택을 받는 직업이고, 터닝포인트가 주어졌던 거지만, 그것도 나한테 시절인연이었던 거다. 다음의 시절인연도 내가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너무 좋아’로 될 수 있다. 그런 작품과 역할을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기대했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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