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듀얼라이프를 위한 유럽 스타일 모듈러 스몰하우스

LIVING ON OPENSPACE

토지와 건물의 거래를 통해 세상의 흐름을 분석하던 IT 기업이 모듈러 주택을 만들었다. 부동산 트렌드에서 주거의 의미를 고찰하고, 듀얼라이프라는 답을 낸 그들의 답안지다.


유럽 감성 디자인과 든든한 구조로 여는 듀얼라이프
지난 7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전시장에 조용한 숲속에서 옮겨온 듯한 주택 한 채가 자리를 잡았다. 단정한 형태에 목재로 마감한 이 주택은 유명 건축사사무소나 시공사가 아닌 부동산 분석 IT기업, 밸류맵에서 준비한 모듈러 주택이다. IT기업과 건축은 어쩌면 낯선 조합이지만, 현장에서 만난 주택은 걱정보다는 기대를 키우기에 손색이 없었다.

주택은 영국 ‘Shog Studio’의 설계로 제작되어, 평형에 따라 3가지 모델로 구성되며 현장에 설치된 모델은 16평형이다. 농촌체류형 쉼터는 10평 미만이라는 제약이 붙지만 해당 모델도 갖추고 있어 현장에서도 농촌체류형 쉼터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호의적인 반응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수많은 부동산 흐름을 분석하고 주거 문화에 대해 고찰하던 밸류맵이 준비한 주택은 어떤 의미와 모습을 가졌을까. 김범진 밸류맵 대표와 함께 모델하우스를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눴다.


HOUSE PLAN

건축규모 : 지상 1층
거주인원(예상) : 3명(부부 + 자녀 1)
건축면적·연면적 : 57.6㎡(17.42평)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3.7m
구조 :철골구조
지상 : 경량철골구조
단열재 : 그라스울 200~220T
외부마감재 : 외벽 - 네추럴 빈티지 고재 + 우레탄 코팅 지붕 / 지붕 - 컬러강판
내부마감재 : 벽 – 참나무 패널, 백색도장 / 바닥 –포세린 타일 / 천장 – 백색도장
욕실·주방 타일 : 도기질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 대림바스 일체형비데
주방 가구 : 아일랜드 키친(제작), 붙박이장(제작)
조명 : LED조명
계단재·난간 : 평철난간
현관문 : 모던오크 현관문
방문 : 참나무 패널 부착 슬라이딩 도어
붙박이장 : 참나무 패널
데크재 : 다크 브라운 합성데크
창호재 : LX뷰프레임, 시스템 창호
에너지원 : LPG, 도시가스, 재생에너지원 등
설비 : 에어컨(침실1개, 거실1개)
시공 : 텐일레븐
디자인 감수 : 밸류맵
설계 : Shog Studio www.shogstudio.com

‘밸류맵’이라고 하면 부동산 정보나 트렌드를 다루는 IT 기업이라는 인식이 컸다. 실제 ‘집’을 만들게 되기까지의 흐름이 궁금하다
우리로서는 오히려 이게 당연한 귀결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토지와 건물의 거래를 다루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나. 꾸준히 관찰하다 보니 개발하든, 농사를 짓든 분명 가능성은 있는데 활용되지 않는 유휴 토지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빈집 문제는 종종 언론에서 심각하게 언급되고 있지만, 유휴 토지는 사실 빈집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고 또 영향을 미침에도 관심에서 약간 빗겨나 있었다.외국의 경우는 그런 유휴 토지를 토지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자유롭게 빌려주면서 토지가 ‘죽지 않고 활용되게’하는 플랫폼이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 ‘토지판 에어비앤비’ 같은 서비스들 말이다. 지주가 토지를 호스팅하고, 게스트가 그 토지 위에 듀얼라이프 등을 위한 내 공간을 두고 이용하는 것이다. 그때 쓰이는 공간이 바로 우리가 소개하게 된 모듈러 주택이다.

설치와 철거, 원상복구가 편리하다는 점에서 유리하겠다
맞다. 그래서 우리보다 외국에서 모듈러 주택이 발달한 것도 이런 이유가 일정 부분 작용했다고 본다. 모든 건물은 토지 위에 존재할 수 있다. 그런데 일일이 그 토지를 다 구매하고 소유하려고 한다면 우리뿐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든 힘들 것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공간과 땅은 그렇게 클 필요가 없다. 작은 별장, 작업실 정도지, 으리으리한 대저택을 원하는 게 아니니까. 약간의 땅만 빌릴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땅 위에 어려운 건축 인허가가 요구되는 건축물이 아닌 만들어진 것을 금방 설치하고 또 일정 기간 사용한 다음 철거도 쉽게 하는 방식인 모듈러 건축이라면 유휴토지의 사용과 관리가 훨씬 유리해질 것이다.

오는 12월에 구체적인 발표와 시행을 예고하고 있는 농촌체류형 쉼터와는 어떻게 연계를 생각하고 있나우리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다. 우리나라에서 듀얼라이프를 위한 공간, 즉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니즈는 다주택 중과세 등의 현실적인 문제로 실현이 어려웠을 뿐이지, 그간 충분히 무르익고 있었다. 그런 수요가 그간에는 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농막이란 형태로 많이 소비되어왔다.

농막은 합법과 비합법 사이에서 지적받아 왔다
우리는 농막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농막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수요를 받아줄 그릇이었고, 그 그릇이 부족해 넘쳤을 뿐이다. 품질이나 공간의 크기나 전기, 수도, 가스 등. 지자체에 따라 상황이 다르긴 하지만, 정화조도 넣지 못하는 농막은 일시적 쉼터로서도 무척 불편한 게 사실이었다.

농촌체류형 쉼터가 숨통을 틔워준 것일까
이번에 이슈가 된 체류형 쉼터 덕분이 이제는 10평까지 숙박이 가능한 집을 건축 인허가가 아닌 가설 건축물 신고만으로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작은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수요를 담을 수 있는 제대로 된 그릇이 생긴 것이다. 농촌체류형 쉼터가 많은 기대를 품고 발전해서 기존 농막에서는 제공되지 못했던 좋은 품질의 작은 집이 많이 개발되고 시장에 선보이리라 생각한다.

시장 수요나 업계 반응은 어떻게 보고 있나
체류형 쉼터는 이동식, 모듈러 주택 업계에서는 근래 어떤 키워드보다 강력한 이슈다. 서로가 모니터링을 열심히 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 같은 IT 기술 기반 기업도 토지 유통이라는 접점을 통해 진입한 케이스고, 그 외에도 다양한 경로로 새롭게 진출하는 기업과 제품들이 많아질 것이다. 각종 박람회에서도 관련 기업들의 활발한 참여와 활동을 보고 있다.

‘전문 건축 시공사가 아닌 IT 기업이 만드는 집을 어떻게 믿어?’라는 반응은 없었나
우리가 이번에 선보이는 제품은 골조, 바닥, 단열, 인테리어 자재, 그리고 내부에 들어가는 전자제품까지 최고 수준으로 갖춰 준비한 모델이다. 소형 모듈러 주택이 어느 정도까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지 우리 스스로도 역량을 파악해 보고 싶었다. 우리 모듈러 주택이 농막 정도의 임시 거처가 아닌, 제대로 비교해 볼 수 있는 주거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만큼의 퀄리티를 보여드리는 게 목표였고, 현장 반응도 좋은 편이었다. 이 주택은 양평에 옮겨져 설치될 예정인데 직접 만나보셔도 좋겠다.

이번 주택의 스펙에 관해서 설명해준다면
6평형(LIVING1), 9평형(LIVING3), 지금 보는 16평형(LIVING6), 32평형으로 라인업을 갖췄다. 철골구조고, 단열재는 ‘중부1지역’까지 넉넉하게 커버할 수 있도록 그라스울을 220㎜씩 넣었다. 외장재는 천연 원목으로, 내부도 참나무 루버로 마감되어있다. 모듈러 주택에 들어가는 모든 가전 및 가구는 전부 갖춰진 ‘풀퍼니시’로 제공된다. 이번 모듈러 주택 모델들은 영국에서 히트 모듈러 주택을 만든 바 있는 그룹이 디자인해 유럽 감성을 한껏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LIVING 1


설치는 어떻게 이뤄지나
현장에 기초를 한 뒤에, 모듈을 트레일러로 운반, 그 위에 얹으면 완성이다. 기존 농막보다는 무겁게 설계되어 기초가 더 중시되는 편이다. 기본적인 프로세스는 기존 이동식 주택과 비슷하다.

계약하면 집으로 만날 때까지 얼마나 걸리나
토지 인허가 상태에 따라 다른데, 제작 기간은 4주다. 90%를 공장에서 만들고 나머지를 현장 시공한다. 공장에서 주택이 제작 중일 때 기초공사가 이뤄지므로 한 달 내에 입주가 거의 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현장에서 ‘지어지는’ 주택과 비교하면 시간도, 비용도 크게 절감하는 셈이다. 나머지는 이 집에서 듀얼라이프를 누리는 것뿐이다.


LIVING 3


TECH & PROCESS
  1. 밸류맵 주택은 철골구조를 기반으로 제작되어 다양한 환경에서도 우수한 구조 내구성을 가졌다. 운반을 위해 두 유닛으로 제작되어 현장에서 합쳐지게 된다.
  2. 그라스울 220T, 시스템 창호 등 에너지 성능을 크게 높여 제작되었다. 덕분에 전국 어디를 기준으로 해도 모자람이 없는 단열 성능을 가졌다.
  3. 외부 마감이 진행되는 모습. 마감재로는 적삼목 루버를 사용해 더 아늑한 휴식 공간으로서 느낌을 더한다.
  1. 모듈이 현장으로 운반되는 모습. 밸류맵 모듈러 주택은 토지를 크게 가리지는 않지만, 트레일러가 들어갈 수 있는 진입도로 폭, 회전반경 등을 미리 살펴야 한다.
  2. 모듈러 주택이 공장에서 제작되는 동안 현장에서는 기초 공사가 이뤄진다. 모듈이 옮겨오면 그 기초 위에 주택을 얹고 조립을 시작한다.
  3. 대부분의 공정이 공장에서 이뤄지고, 현장에서는 일부 마감 및 설비 공사만이 이뤄진다.

대표 김범진 : 밸류맵 오픈스페이스

밸류맵은 국내 최대 토지·건물 정보 거래 플랫폼. 전국 약 800만 건의 토지건물 실거래 가격 및 위치 정보 매물, 중개사 데이터 등을 제공하고 있다. www.valueupmap.com

기획 신기영 | 사진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10월호 / Vol.308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