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0년대, ‘한국의 소피 마르소’라 불리며 청순한 이미지로 스크린을 사로잡은 배우 조용원. 미스 롯데 선발대회로 데뷔한 그녀는 ‘열아홉살의 가을’, ‘땡볕’, ‘여왕벌’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청춘 스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대종상과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신인상까지 휩쓴 그녀는 CF계의 블루칩이기도 했죠.

하지만, 정점에서 그녀의 인생을 뒤흔든 비극이 찾아옵니다.
1985년, 한 화장품 광고 촬영을 앞두고 조용원은 교통사고를 당해 얼굴을 무려 50바늘이나 꿰매야 하는 큰 부상을 입게 됩니다. 조수석에 앉아 있던 그녀는 트럭과 정면 충돌한 충격으로 차량 밖으로 튕겨나갔고, 전치 10주의 중상을 입었습니다.

몸 상태가 심각했던 만큼 얼굴 부상은 뒷전이 될 수밖에 없었고, 피부와 신경 치료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결국 복귀의 기회도 잃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당시를 회상하며 “팔을 못 쓸 수도, 다리를 못 쓸 수도 있다고 해서 얼굴보다 몸을 먼저 치료해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결과, 조용원의 청춘은 화면 밖으로 사라졌습니다.

2000년대 들어 영화 ‘명일천애’로 조심스레 복귀했지만, 이마저도 단역으로 끝났습니다. 2006년 ‘라디오스타’에 깜짝 출연한 것이 그녀의 마지막 공식 활동이 되었습니다.

화려했던 전성기에서 한순간,
그녀는 누구보다 빛났지만, 그 누구보다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지금도 많은 팬들이 그녀를 기억하고, 그 시절을 그리워합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 그녀의 청순한 얼굴이 아니라 누구보다도 뜨거웠던 열정과 치열했던 삶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