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IT/반도체 투자 전문가 이형수입니다. 제가 막 주식을 시작했을 때는 IT 시장이 매우 좋았습니다. 2016년, 17년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이었고, 수익이 굉장히 많이 났습니다. 제 실력보다 너무 잘 돼서 좀 거만해졌었죠.

그런데 2018년에 IT장이 고꾸라지고 바이오장이 올라왔습니다. 제가 매년 2~3배 수익을 냈는데, 유일하게 마이너스 났던 때가 2018년도였어요. 결국 그 전에 벌어놨던 상당수의 수익을 다 까먹었고, 몇 개월은 주식에서 손을 뗐습니다.
제 주변에도 이런 사례가 많았습니다. 2020년 삼성전자 매수를 시작으로 주식을 시작한 30대 직장인 A씨, 그해 4월에 4만 원대 초반이던 주가가 21년 1월에는 9만 원대까지 올랐습니다. ‘10만 원은 넘긴다니까 더 사자’는 마음으로 추가 매수를 합니다(평균 단가 6만 원대). 운 좋게 상승장에 들어와 가만히 있어도 수익률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러우전쟁과 인플레이션이 터지면서 주가는 5만 원대까지 떨어졌고, 수익률은 마이너스 10%대를 훌쩍 넘어갔습니다.

만약 A씨가 삼성전자를 21년 1월에 매도했다면 120%가 넘는 수익이 났을 겁니다. 같은 삼성전자 주식이지만 언제 매매하느냐에 따라 수익률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지난 2년 동안의 호황이 사그라지기 무섭게 반도체 주식에 대한 실망감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속되는 하락장을 버티지 못하고 시장을 떠나시는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반도체 투자는 꾸준히 하셔야 합니다.”

곧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다시 올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주식은 적금 들 듯이 축적해 나간다는 생각으로 하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1~2억으로는 강남 아파트를 살 수 없습니다. 하지만 1, 2억의 삼성전자 주식을 가지고 강남 아파트만큼의 수익을 낼 수는 있습니다.
과거에는 완제품(자동차, TV 등)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원가의 비율이 1~2%밖에 안 됐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점점 더 스마트해지고 있습니다. 로봇청소기, 자율주행차 등 모두 반도체 덩어리가 되는 세상입니다.

전체에서 원가 비중이 10%까지 올라갈 겁니다. 그러면 반도체가 앞으로 얼마나 많이 쓰여야 할까요.
삼성전자는 강남 아파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삼성전자는 사서 파는 주식이 아니라, 배당을 받는 주식입니다. 단기간에 보면 매우 느리게 상승한다고 볼 수 있는데요, 2000년대 초반 삼성전자의 차트를 장기 시계열로 한번 봐보세요. 강남 아파트보다 훨씬 많이 올랐습니다.

삼성전자는 강남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 모아 가세요. 자기 자산의 20, 30%를 가지고 계시면 좋습니다. 10, 20년 후에는 굉장히 큰 부가 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도체 투자, 유망한 건 알겠는데 많이들 어렵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삼성전자 한 종목만 제대로 분석해도 우리나라 IT 산업의 구도를 알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매출만 쪼개봐도 국내 IT 산업 대부분의 지형을 그릴 수 있어요. 매출 규모가 큰 사업부를 중심으로 협력사 서플라이 체인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IT 종목을 선정할 때 어떤 섹터가 유망한지 알고 싶다면, 삼성전자 사업 중 이익 증가율이 높은 쪽을 주목해야 합니다. 지금은 반도체 사업, 특히 파운드리 사업의 흐름을 봐야 할 시점입니다.

당장 수익이 잘 나오는 사업은 메모리지만, 앞으로 삼성전자가 핵심 사업으로 키울 분야가 바로 파운드리입니다. TSMC를 빠르게 추격한다면 파운드리 사업에서 상당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4~5나노미터 기술 경쟁에서 TSMC에 밀려 퀄컴, 엔비디아 등 많은 고객을 잃었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 3나노미터 반도체 조기 생산이라는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현재 스마트폰 사업에서 폴더블폰 분야는 새로 뜨는 신산업입니다. 이 사업과 연결된 부품이 바로 디스플레이인데, 핵심 기술은 디스플레이를 잘 구부리는 것입니다. 현재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가진 회사가 바로 삼성디스플레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만 독점적으로 패널을 납품해왔지만, 2022년부터 중국에도 적극 공급하고 있고, 향후 애플까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다면 산업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입니다.
서플라이 체인을 꼼꼼히 분석한다면 10배 이상 오를
‘텐배거’ 종목 발굴도 가능합니다.
사고를 조금만 더 확장하면 더 큰 그림을 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경쟁하고 있는 기업들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경쟁자는 애플,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등입니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 경쟁자로는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 등이 있습니다.

카메라 이미지센서 경쟁사는 소니, 옴니비전, 앱티나 등이며,TV 사업 경쟁자는 LG전자, 소니 등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 경쟁사는 LG디스플레이, 중국의 BOE 정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동향을 살피는 것 외에도 시장의 큰 흐름을 읽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순위 변동을 살피는 것인데요. 2022년 1월. LG에너지솔루션은 상장하자마자 SK하이닉스를 밀어내고 시총 2등을 차지했습니다. 물론 여러 잡음이 있었지만, 전기차, 2차전지 시대가 본격화되지 못했다면 이런 사건이 발생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메모리 반도체가 하락 사이클에 돌입하면서 SK하이닉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3위 자리도 내주고 말았죠.

주식 투자를 할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가총액 톱 5 혹은 톱 10 내에서 순위가 어떻게 바뀌는지 눈여겨봐야 합니다. 전통적인 굴뚝 산업이 밀려나고 플랫폼, 2차전지,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모습을 아무 생각 없이 바라만 봐서는 안 됩니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말의 뜻을 정확히 전하려면 다음과 같이 바꿔야 합니다. “벌레를 찾아다니는 새만이 벌레를 잡을 수 있다.” 사업도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현대 산업의 쌀' 반도체 시장을 올바로 평가하는 안목을 키우고
잠재력 있는 투자처를 찾아야만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