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지각변동]② 현대, 톱3 굳히기…'데이터' 방정식 해답 보니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사옥 /사진 제공=현대카드

현대카드가 사상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기준의 '톱3'에 오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단순한 순위 변동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는 분석에서다. 각종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영업 방식에서 탈피해 차별화된 전략이 필수조건으로 제시된 셈이다.

현대카드가 승부수를 던진 것은 데이터에 기반한 '초개인화 서비스'다. 수익성이 높은 프리미엄 카드와 맞춤형 혜택의 조화로 경쟁력을 높이고,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애플페이 등의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서는 금융테크 기업으로 전환 중인 현대카드의 메기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20일 현대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503억원으로 삼성카드(6459억원)와 신한카드(4767억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4위인 KB국민카드(3302억원)와의 격차는 200억원까지 벌렸다. 최근 3년간 주요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이 등락하는 사이 현대카드만 성장세를 유지한 결과다.

현대카드의 이번 실적은 오랜 기간 굳건했던 3강(삼성·신한·국민) 구도에 균열을 일으켰다. 특히 금융그룹계 카드사처럼 은행과의 영업망 공유가 없는 기업계 카드사가 약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최근 결제 시장과 이익 창출의 공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수수료 인하와 조달금리 상승 등의 위기감을 직시했다. 본업인 신용판매(일시불+할부)를 키워나가는 과정에서 회사의 강점인 프리미엄을 주력으로 삼은 것이 주효했다. 단순히 혜택의 범위만을 늘리기보다는 고객의 소비 습관에 최적화된 맞춤형 혜택을 제공한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기준 현대카드 프리미엄 카드의 1인당 이용액은 340만원으로 전년(327만원) 대비 4% 증가했다. 이는 회사의 신용판매 실적을 제고할 뿐 아니라 더 많은 연회비 수익을 거둬들이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의미다. 지난해 현대카드의 카드수익은 1조8936억원으로 전년(1조7354억원) 대비 2.3% 증가했다.

/자료 정리=유한일 기자

현대카드는 고객이 소비하는 패턴을 파악한 뒤 생활과 재테크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이 과정에서 활약한 것은 '데이터 사이언스'다. 프리미엄 고객을 유치하는 것을 넘어 리스크가 뒤따르는 고객을 선별해 건전성을 관리하는 효과도 불러왔다. 지난해 현대카드가 카드업계 중 유일하게 0%대(0.79%) 연체율을 유지하는 성과를 거둔 배경이기도 하다.

또 적극적인 제휴 사업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도 극대화했다. 현재 현대카드는 PLCC 시장의 점유율이 약 70%에 달한다. 이는 제휴하고 있는 브랜드의 충성 고객을 결제 시장까지 이끌어내는 성과로 이어졌다. 또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애플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며 해외 신용판매 실적을 높인 점도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현대카드의 중장기 성장성을 뒷받침하는 것은 수익성 지표다.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3%로 전년(7.9%) 대비 0.4%p 상승했다. 톱3에 해당하는 삼성카드(7.4%), 신한카드(5.8%)와 비교해 우위를 보인다. 이는 현대카드가 수익성 측면에서 양적 중심의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현대카드는 올해도 내실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단순히 결제 인프라만을 제공하는 기능을 넘어 금융 상품의 차별성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고객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현대카드가 지향하는 테크금융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라이프 스타일에 밀착한 상품 경쟁력 강화가 전 영역에 걸친 고른 성장은 물론 지난 3년간 흐트러짐 없는 양적, 질적인 성장의 배경이 됐다"며 "올해도 사업 전반의 경쟁력을 한층 더 고도화하고 구조적인 성장 기반을 강화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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