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경영진이 발목 잡은 엠벤처투자…VC 지속 가능할까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엠벤처투자(현 에스유피)가 다수의 벤처투자 관련 법규를 위반해 행정조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투자가 주요 사업인 벤처캐피털(VC)에는 치명적이다. 엠벤처투자는 2023년 수앤파트너스로 손바뀜된 후 경영정상화에 노력해왔지만 전 경영진의 투자 실패와 경영부실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17일 벤처투자회사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엠벤처투자는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의 정기감사에서 △자금중개 행위(벤처투자회사의 명의로 제3자를 위해 주식을 취득하거나 자금을 중개하는 행위) △상호출자 제한 위반(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속한 회사에 투자한 행위) △기타 위반 사항 등 벤처투자촉진법 위반으로 경고 조치를 받았다. 또 임직원 대출과 관련해서는 시정명령도 부과됐다. 이 같은 행정처분을 받을 경우 중기부가 정한 기한 내에 위반 사유를 해소해야 한다.

엠벤처투자는 1999년 설립된 1세대 VC로 컴투스, 웹젠 등에 투자해 800%에 가까운 수익률을 올리며 이름을 알렸다. 지금도 9개 펀드를 통해 3165억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중견 VC다. 하지만 2010년 800억원을 투자한 핵심 포트폴리오 'GCT세미컨덕터'의 평가이익 산정 문제가 불거지면서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 통보를 받은 후 경영이 악화됐다.

이후 사모펀드(PE) 운용사인 수앤파트너스가 벤처투자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목표로 2023년 12월 엠벤처투자의 새 주인이 됐다.  하지만 수앤파트너스와 홍성혁 전 엠벤처투자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다. 당시 수앤파트너스가 엠벤처투자의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문제 삼아 홍 전 대표를 해임하면서 갈등이 이어졌다. 그러다 지난해 말 수앤파트너스가 홍 전 대표의 보유지분 전량을 인수하면서 분쟁은 일단락됐다.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됐지만 전 경영진의 GCT세미컨덕터 투자 실패에 따른 후유증은 여전하다.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엠벤처투자는 △사명 변경 △무상감자 △이사 교체 등 다양한 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지난달 한국거래소에서 상폐를 의결했다. 이에 엠벤처투자가 상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해 현재 주식 거래는 정지된 상태다.

가처분 신청 결과와 별개로 전 경영진의 법규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으로 VC 재도약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처분을 받은 VC는 모태펀드 출자사업의 위탁운용사(GP) 선정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한국벤처투자의 출자사업 공고문에 따르면 시정명령을 받고 미이행 중이거나 업무정지 상태인 경우, 그리고 제안서 접수 마감일 기준 최근 3년간 경고·시정명령·업무정지 처분을 3회 이상 받은 경우는 GP 선정에서 배제된다.

VC의 주요 수익원은 펀드 운용으로 발생하는 관리보수와 성과보수 등이다. 최근 벤처투자 시장이 침체되면서 출자자(LP) 모집이 어려워졌고 이에 따라 모태펀드와 성장금융의 출자사업 GP 경쟁률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모펀드의 출자 없는 펀드레이징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엠벤처투자 관계자는 “행정조치를 받은 문제들은 대부분 이전 경영진 시절에 발생한 것으로 지금은 거의 정리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상폐 가처분 신청에 대해서도 홈페이지에서 "향후 법적 대응 과정에서 상폐 결정의 부당성을 밝히고 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가능한 방법을 무두 동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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