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부산 중소 조선업체, BNK 등 시중은행 RG 발급 유인에 정부 노력 촉구
RG 발급에 시중은행 역할 확대 한목소리로 촉구
한국야나세 “시중은행 RG 발급이 곧 지역 공헌”

경남·부산 등에 밀집한 중형·중소 조선소 대표들이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에 시중은행 역할 확대를 촉구했다. 이를 촉진할 산업통상부와 무역보험공사, 국책은행들의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도 요구했다.
중소 조선소 RG 지원 확대 이후 현장을 묻다 토론회가 3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허성무(창원 성산)·김원이(전남 목포)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가 공동 주관했다. 토론회에서는 경남·부산·전남 중소 조선업체 대표들이 직접 참석해 지난해 정부 RG 지원 예산 확대 이후 실제 효과가 있었는지, 미미하거나 거의 없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등 현장 목소리를 산업부와 무역보험공사, 금융당국, 국책은행, 시중은행 등에 전달하고자 마련됐다.
국회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허성무 의원 주도로 예산 심사 과정에서 RG 지난해 5월 추경 500억 원, 12월 본예산 400억 원을 증액했다. 하지만 중소 조선소 대표들은 이 효과를 아직 체감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특히 시중은행 역할을 강조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와 통영시에 사업장이 있는 우영준 한국야나세 회장은 "바다 건너 외국 선주는 우리 조선소를 믿는데 우리나라 은행은 코앞에 있는 조선소를 믿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야나세는 지난해 베트남 선주로부터 선박 12척, 5000억 원 규모 수주를 받았지만 처음으로 받아 본 무역보험공사 보증금액은 341억 원 규모에 불과했다. 필리핀 선주는 자기 돈으로 발주하면서도 "RG가 없어도 괜찮다"며 국내 조선소 기술력을 믿는데, 이달 받은 두 번째 RG는 150억 원 규모 현금담보 조건이 붙었다.

창원시 진해구에 사업장을 둔 김찬 케이조선 대표도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같은 정책금융기관을 제외하면 시중은행은 RG 발급을 하지 않고 있다. 배 담보 말고 다른 것도 내놓으라고 한다"며 "은행들은 위험 부담과 전용 등을 우려하지만 현재 RG를 받으려면 까다로운 수주 가이드라인을 통과해야하고, 활용한 선수금은 산업은행 에스크로 계좌를 통해 건조에만 쓸 수 있어 그럴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BNK부산은행이 HJ중공업에 한 것처럼 시중은행에서도 100% RG 보증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당국의 독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영도에 사업장이 있는 유상철 HJ중공업 대표도 "선수금은 가이드라인은 물론 외국 전문기관 등의 철저한 검증 등을 거쳐 지급되기에 다른 곳에 쓸 수 없다"며 "중소 조선소들이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음에도 금융기관이 RG 확대에 보수적인 관점을 지속적으로 견지하면 중소형 선종은 국외 조선사에 다 내주게 된다"고 호소했다.
올해 RG 발급은 수출입은행은 대한조선과 케이조선, 산업은행은 HJ중공업 외 업체 맡는 등 정책금융기관별 분담 체계로 이뤄진다. 산업은행이 위험 부담을 이유로 HJ중공업 RG 발급을 하지 않아 업체가 수출입은행을 찾으면, 수출입은행은 전담 업체가 아니라며 퇴짜를 놓는다. 유 대표는 이 같은 체계를 두려면 시중은행 역할을 더욱 늘려야 한다는 게 유 대표 견해다. 유 대표는 "이런 칸막이 탓에 시중은행을 돌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며 "그렇다해도 상당 물량은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이라 시중은행을 움직일 정책적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제언에 이디도 산업통상자원부 조선해양플랜트과장은 "국외 수주 활성화로 중소 조선업도 사이클 산업을 벗어날 기회가 열렸다"며 "중소형 조선소 성공 사례가 쌓이면 시중은행 인식 전환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이 중소 조선소들의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어 시중은행 RG 발급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산업부 차원에서도 지혜를 모으겠다"고 말했다.
/김두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