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501㎞’ 기아 EV3 전기차...“시작가 3000만원대 중반” [카미경]

지난 22일 서울 성수동 기아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전시된 기아 EV3 GT 라인. 외관 색상은 프로스트블루다. /사진=조재환 기자

기아가 ‘대중형 전기자동차’인 EV3 양산형을 23일 유튜브에 공개했다.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롱레인지 17인치 휠 기준으로 501㎞며 3000만원 중반대에서 시작가가 책정된다. 기아는 EV3 양산형의 올해 월 판매물량이 국내 기준 월 2500~3000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는 EV3 양산형 공개 하루 전날인 지난 22일 오전 서울 성수동 기아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서 미디어 공개 행사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아이보리실버매트’와 ‘어벤처링그린’색 일반형 2대와 ‘프로스트블루’색 GT라인 트림 차량 1대 등 총 3대가 전시됐다.

기아 브랜드의 상징인 ‘스타맵시그니처’ 디자인이 적용된 EV3의 외관은 개성이 강한 20~30대 소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어벤처링그린과 프로스트블루 차량은 어두운 실내에서도 충분히 돋보인다. 범퍼와 C필러 부근을 꽉 채워주는 주간주행등(DRL)과 후미등의 디자인은 차량을 커보이게 한다.

방향지시등이 작동되는 기아 EV3 아이보리실버매트색 차량의 뒷모습. /사진=조재환 기자

기아에 따르면 EV3는 차체 길이 4300㎜, 너비 1850㎜, 높이(루프랙 포함) 1560㎜로 소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차량의 축거(휠베이스)는 2680㎜에 불과하다. 하지만 기아는 E-GMP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사용한 EV3의 실내공간을 최대한 크게 만드는 데 전념했다.

키 184㎝인 기자가 EV3 뒷좌석에 타보면 주먹 반 개 정도의 머리공간(헤드룸)이 남는다. 다리공간(레그룸)도 주먹 한 개 이상이 들어갈 정도로 넉넉하며 착좌감도 괜찮다. 좌석 레버를 활용하면 등받이를 젖힐 수 있다. 다만 차량 천장의 글라스루프가 뒷좌석 부근까지 오지 않아 개방감에서 아쉬운 느낌이 든다. 이는 뒷좌석 승객의 머리공간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실내 대시보드 디자인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기아의 주력 전기 SUV인 EV9처럼 12.3인치의 클러스터(계기판)와 5인치 공조 디스플레이, 12.3인치 센터페시아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이어지는 구조다. 인포테인먼트는 현대차그룹의 최신형 사양인 ccNC 플랫폼이 적용된다.

기아 EV3 일반형 실내 /사진=조재환 기자
3-스포크 타입의 스티어링휠이 적용된 기아 EV3 GT라인 실내  /사진=조재환 기자

기아는 EV3의 개성을 살리기 위해 전방으로 120㎜ 확장할 수 있는 슬라이딩 콘솔 테이블을 장착했다. 이 테이블 상단에는 오토홀드, 어라운드뷰모니터 실행 화면, 주차 센서 작동, 경사로 밀림 방지 등 4개 버튼이 있다. 아래쪽에는 스마트폰을 무선 충전할 수 있는 공간과 가방 등을 보관할 수 있는 수납함이 마련됐다. 열선시트와 통풍시트 등을 조작할 수 있는 버튼은 운전석과 조수석 문쪽에 위치했다. 기존 현대차와 기아 등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다.

기아는 EV3에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했다. 차량이용 방법이나 지식 검색 등이 특징이지만 아쉽게도 미디어 공개 행사에서는 해당 기능을 쓸 수 없었다. 전시된 차량들이 광고 등에 활용되다 보니 음성인식 등 커넥티비티 이용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기아 측 설명이다.

뒷좌석이 접힌 기아 EV3./사진=조재환 기자
기아는 EV3 도어 손잡이 부근에 열선 시트와 통풍 시트 설정 버튼을 넣었다./사진=조재환 기자
두 가지 엠비언트 라이트 색을 한꺼번에 설정할 수 있는 기아 EV3./사진=조재환 기자
전시된 EV3 차량 중 한 대의 배터리 잔량이 28%로 나타나 있다. 이 배터리로 공조장치 작동 없이 최대 124km를 주행할 수 있다./사진=조재환 기자

업계에서는 기아 EV3 롱레인지가 최소 480㎞ 이상의 주행거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산업통상자원부 인증 주행거리는 501㎞다. 배터리 용량이 81.4㎾h나 되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아직 EV3의 고급사양 기준 인증 주행거리는 발표되지 않았지만 58.3㎾h인 스탠더드 사양의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350㎞다. 이 차량에는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인도네시아 합작법인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가 탑재된다.

EV3는 소형 SUV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핸즈온디텍션(HoD)’ 기능이 장착됐다. 대다수 현대차와 기아 차량들이 스마트크루즈컨트롤과 차로유지보조 등을 실행할 때 ‘핸들을 잡으세요’라는 경고가 나오는데 이 경고를 본 운전자가 스티어링휠(운전대)을 살짝 건들기만 해도 경고가 사라지는 것이 HoD의 최대 특징이다. 기아는 EV3에 차로유지보조 2, 고속도로주행보조 2 등의 사양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차량 오른쪽 앞바퀴 휠 아치 부근에 자리잡은 기아 EV3 충전구 /사진=조재환 기자
기아 EV3 프렁크(프론트트렁크) 공간. 25리터 용량이다. /사진=조재환 기자

EV3 충전구의 위치와 충전시간 등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나뉠 것으로 보인다. 기존 E-GMP 플랫폼 전기차들의 충전구는 차량 오른쪽 뒷바퀴 부근에 있었는데 EV3는 오른쪽 앞바퀴 부근에 있다. 기아에 따르면 배터리 18%가 남은 EV3가 350㎾급 급속충전기를 쓸 경우 80%까지 31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800V 충전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존 차량과 달리 400V 시스템을 쓰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기아는 가격을 합리적으로 책정하기 위해 400V 시스템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아의 1분기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54.95% 하락한 6279대에 그쳤다. 기아는 이번 EV3가 부진한 실적을 만회할 중요한 모델로 판단하고 차량 판매가격을 고심하고 있다. 아직 EV3의 국내 공식 판매가격은 발표되지 않았으며 오는 6월 계약이 시작될 때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21일 온라인으로 열린 EV3 기자간담회에서 판매가격에 대해 “인센티브를 감안했을 때 3000만원 중반대에서 시작하려고 준비하고 있다”며 “레이 EV를 한 달에 1000대 이상 판매하기 때문에 EV3는 올해 기준으로 월 2500대에서 3000대 정도는 팔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 현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 가격은 스탠더드 모델의 전망치로 풀이되며 롱레인지는 이보다 더 비쌀 가능성이 높다.

EV3의 특징은 <블로터> 자동차 영상 채널 ‘카미경’에서 볼 수 있다.

조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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