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청래 대표 국회 연설, 내란청산·민생회복 같이 가야

한겨레 2025. 9. 9. 18:31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내란세력과의 단절을 요구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 심판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다시 이어갔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에서 여야 대표가 첫 악수를 나눈 지 하루 만에 나온 정 대표의 직설적 언급에 국민의힘은 “제1야당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반발했다. 그러나 진정한 정치 복원을 위해 내란 청산은 필수불가결한 전제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정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국민의힘에 “언제까지 내란당의 오명을 끌어안고 사시려는가”라며 “극우적 시각의 낡은 과거의 틀을 깨고 나와 민주주의와 손을 잡아달라”고 주문했다. 겉으로만 보면, 전날 대통령실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지 하루 만에 정 대표가 첫 국회 연설에서 ‘위헌정당 해산’을 언급한 것이 부적절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헌정질서를 파괴한 ‘12·3 내란’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가로막는 것은 민주국가의 공당이 해선 안 될 일이다. 또 정 대표로서는 첫 국회 연설에서 이 문제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고 본다. 오히려 진정한 협치를 위해서라도 국민의힘이 전향된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의 삶이 팍팍한데 민생에 대한 이야기보다 이념에 대한 이야기로 연설이 가득 채워졌다”며 “과거를 청산하는 방법은 미래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지금 나라 안팎의 시련 속에서 정부와 정치권이 오롯이 민생·경제에 전념하지 못하는 원인이 무엇인지 냉철히 따져봐야 한다. 내란 주도 세력은 아직도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호시탐탐 준동하고 있고, 내란을 엄정하게 단죄해야 할 사법시스템에 대한 불신과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란 사태는 그냥 덮어놓고 미래를 바라보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 내란 사태와 그 극복 과정에서 나온 검찰·사법개혁 등도 외면할 수 없는 이유다.

전날 회동에서 여야가 민생경제협의체 구성에 합의하는 등 정치 복원 불씨를 살린 것은 소중한 결실이다. 미국 이민당국의 한국인 노동자 구금 사태와 북·중·러의 밀착 등 살얼음판 같은 통상·안보 여건 속에서 국익을 우선한 여야 협력의 필요성은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다. 민생·경제 현안에 대해선 조건을 달지 말고 여야가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황이다. 내란 청산과 민생 회복 모두 놓칠 수 없는 과제다. 무엇보다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의 단절이라는 상식의 문턱을 넘기만 한다면 정치 복원과 민생을 위한 협치의 가능성은 더 크게 열릴 것이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